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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아름다운 아이들 - 개정판 ㅣ 문지 푸른 문학
최시한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8년 12월
평점 :
내가 읽은 청소년문학 중에서 이 책은 꽤 좋은 작품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꾸미지 않고도 물 흐르듯 이렇게 글을 잘 쓸 수 있구나, 싶을 만큼 쓸데 없는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써내려가는 작가의 글솜씨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주인공인 고교생 선재는, 입시를 위해 정답을 외워야 하는 수업보다도 시를 쓰고 독서하는 것이 더 흥미롭고, 친구의 사정이 늘 마음에 쓰이며, 사색과 공상을 즐기는 소년이다. 이렇듯 평범해 보이는 선재는 친구들과 함께 벌인 사소한 사건 때문에 문제학생으로 몰린다. 그럼에도 부조리한 현실에 타협하지 않고, 자신에게 당당하고 세상을 올바른 시각으로 바라보려는 용기와 순수함이 있다.
이 책은 연작소설 형식을 가지고 있는데, 그 중 '허생전을 배우는 시간'은 교직원 노동조합 가입으로 학교에서 쫓겨나게 되는 왜냐 선생님('왜냐'고 끊임없이 되물어서 붙여진 별명)의 상황과, 그가 가르치는 '허생전'을 대비시킨 점이 흥미롭다. '허생전'을 읽고 난 뒤 여러 관점으로 토론하는 왜냐선생님과 학생들의 대화가 재미있어서 중간에 책을 덮고, 오래전 읽은 '허생전'을 먼저 꺼내 다시 읽었다.
평범한 일기글에, 새롭다는 느낌보다는 이렇다할 사건 하나 없는 밋밋한 내용이지만, 소년의 순수한 정서가 마음에 와닿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