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극한기
이지민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신인작가인 줄 알았는데 '망하거나 죽지 않고 살 수 있겠니'의 작가 이지형과 동일인물임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이지민은 이지형의 새필명이라고. 어쨌거나.('어쨌거나'는 작가가 작품 안에서 말버릇처럼 많이 사용하는 것)

   제목과 표지의 색감이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은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고. 시공간을 넘나듦이 자연스럽고 인물들의 대화는 유쾌하며 상황은 황당한, 이런 소설의 장르를 무엇이라고 할 수 있을까.  작가의 독특한 상상력이 만들어낸 가상 이야기가 현실감 있게 그려졌고, 사건을 전개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솜씨가 글을 많이 써보았겠다는 느낌을 준다.

   작가는 지난해 유행했던 신종 바이러스에 영감을 얻어 이 글을 써내려갔다고 했는데, 일단 사랑의 감정을 전염시키는 변종 바이러스의 출현이라는 상상력과, 청춘의 사랑을 바이러스와의 투쟁으로 빗대어 표현한 것이 재미있다.

   이 바이러스 간염의 증세는 마치 처음 사랑에 빠진 사람의 모습과 흡사하다. 고열이 나면서 과거의 환영이 나타나고, 행복의 기운이 느껴지고, 눈앞에 보이는 그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하면 안 될 것 같은 기분. 입으로 사랑을 고백하고 있으나 진짜사랑인지 가짜사랑인지 헷갈리고, 지난사랑에 대한 실패와 두려움의 경험을 떠올리는 것은 분명 사랑의 마법에 걸린 자의 모습이다.

   다양한 상황설정과 빠른 전개력, 그리고 딱 떨어지는 결말까지 단단하게 짜여진 느낌이 들지만, 상대적으로 주제와 감동이 약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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