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몽
황석영 지음 / 창비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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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몽'이라는 제목도 흥미롭고, 황석영의 이름 석자만으로 망설임 없이 선택한 책이다. 예약판매 주문하여 일찌감치 손에 넣었으나 의외로 잘 읽히지 않아 오래 읽었다.

   작가의 말마따나 '강남형성사'에 대해 썼다. 이처럼 작품 안에서 작품을 쓰게 된 동기를 직접적으로 밝히는 것은 드문 경우인데다가, 그것이 작가의 입장에서 보면 좋은 것만은 아닐 것이란 생각에, 역시 소설의 대가다운 정면적인 태도와 솔직함이 좋았다. 

   작가가 강남형성의 주역으로 꼽는 것은 룸살롱 호스티스, 국정원 직원, 부동산 투기꾼, 조폭들이다. 혼란스러운 사회 분위기 속에 이권다툼을 벌이는 군상을 통해 현대 자본사회와 현대인의 감추어진 밑바닥을 드러내 보인다.

   뒷골목의 언어를 생생하고 맛깔나게 풀어내는 솜씨나 탄탄한 문장에서 역시 작가의 연륜이 묻어난다. 하지만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다면, 역사교양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  실화에 조폭의 일화를 삽입하는 것으로 간신히 이야기의 형식을 갖추게 된 느낌이랄까. 또 각기 다른 인물과 이야기가 존재하는 다섯 개의 장이 어울리지 못하는 듯하다.

   작가의 해석과 새로운 관점을 가지고 작가 특유의 입담으로 풀어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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