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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책마을을 가다 - 사랑하는 이와 함께 걷고 싶은 동네
정진국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는 녀석의 말은 틀렸다. 그만 중도에 포기해버리고 싶은 책은 실로 오랜만이었으니까. 마음에 전해지지 않는 책을 읽기란 단 몇 페이지도 어려운 법인데 삼 백 페이지가 넘는 두께라니, 그 무게감이 슬슬 짓눌러오기 시작했다. 딱 지금 두께의 절반쯤만 해도 좋으련만.
이 책은 유럽의 책마을을 소개한 기행문으로, 작가가 여행하는 중에 우연히 들른 책마을을 소개한 것이 아니라, 소외되어 가는 농촌의 관광지 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책마을을 찾아본 것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농촌의 위기, 세계의 도시화, 출판문화의 상업화 속에서 사람냄새 책냄새가 풍기는 책마을은 현대인의 감성과 그리움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것 같다.
골목골목 다양하게 소개되는 유럽 책마을에 대한 전반적인 분위기 묘사는 마음에 와닿는 반면, 유럽의 고서적들 속에서 사연있는 책들을 한눈에 알아보는 작가의 뛰어난 안목과, 알아먹을 수 없는 미술과 사진 관련 용어들은 참 낯설고 거리감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