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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림 1 (1부 1권) - 왕도(王道), 하늘에 이르는 길
최인호 지음 / 열림원 / 2005년 6월
평점 :
소설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역사 속의 인물의 삶을 작가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글 또는 에세이쯤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군데군데 덜 다듬어진 느낌도 들고, 의도된 것인지는 몰라도 같은 이야기를 여러번 반복한 것은 의아스럽다.
<<유림>> 첫이야기의 주인공은 조선시대 최고의 개혁자이자 사상가로 널리 알려진 조광조다. 1519년 조선 중종 14년, 기묘사화. 강력한 정치개혁을 단행했던 조광조는 그 반대세력에 맞서 권력투쟁에 패배함으로써 유배 보내지고 사약 받는다. 훈구세력에 손을 들었으나 한때는 그를 신임했던 임금, 그의 개혁정치에 기대했던 백성들의 안타까움, 그리고 마지막까지 그와 함께 했던 친구와의 우정, 그를 보내야만 했던 이들의 슬픔과 안타까움이 일화를 통해 생생하게 그려진다.
그는 실패한 정치가였는가, 아니면 권력다툼에서 비롯된 희생자였는가. 그가 세상을 떠난 지 오 백 여 년이 흘렀지만 그에 대한 평가는 여지껏 논란이 되고 있다. 작가는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다분히 긍정적이고 옹호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작가는, 권력 다툼이 만연한 정치세계에 대한 비판과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만큼 쉼없이 변모하고 있는 현대사회의 갈길에 대해 조망하면서, 그 대안을 조광조의 사상과 유교를 거울로 삼고자 하는 것. 현대사회에서의 잃어버린 도덕관과 가치관들을 재정립하고 반성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생각보다 속도감 있게 읽은 글이었다. 일화와 말씀 속에 담긴 은유와 암시도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