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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을 쫓는 아이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이미선 옮김 / 열림원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개인적으로 성장소설은 언제 읽어도 참 흥미롭다. 그리고 따뜻하고 슬프고 애틋하다.
이 소설의 주인공 아미르는 자신의 하인이자 친구였던 하산이 자신 때문에 폭행을 당하는 현장을 목격하고도 도망치는 대가로 스스로 비겁자라는 죄의식 속에 고통스러워 한다. 더구나 자신의 비겁함을 환기시키는 하산이 보기 싫어 누명을 씌워 그를 집에서 내쫓기까지 한다. 그리고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자신의 과오를 비밀스럽게 숨기며 어른이 되어간다.
하지만 그 행동이 비겁하다거나 죄라고 생각되기보다는 그저 아이다운 행동이라고 여겨진다. 늘 아미르에 충직했고 그를 지켜주었던 하산과, 자신의 죄를 외면하려 했던 아미르에게서 순수하면서도 슬프고 나약한 아이들의 모습을 본다. 자신의 처지와 환경 때문에 일찍 성장한 하산과, 아들에게 엄격한 아버지와의 갈등 속에 사랑을 갈구했던 아미르는 마치 시대와 어른들에게 보호받지 못하는 나약한 피해자와 같다.
'거짓말을 하면 진실을 알아야 할 다른 사람의 권리는 훔치는 것'이라는 아미르의 아버지의 말이 상징하듯, 이 아이들의 모습은 굴곡있는 역사와 전쟁 속에 권리를 빼앗기고 힘 잃은 그들의 모습과 흡사해보인다.
손이 베이면서도 유리 먹인 연줄을 놓지 않고 연날리기를 하는 것이나, 그 연을 쫓아가는 아이의 모습은 상징적이다. 연날리기 대회에서 우승하여 아버지에게 인정받고자 했던 연이 '성공'을 상징한다면, 그 죄를 늬우치고 용서를 구하고 하산의 아들과 함께 연을 날리는 마지막 장면은 오랜 시간 마음 속에 담아두었던 죄의식을 날려보내는 그것처럼 평화롭게 느껴진다.
아미르가 던지는 석류를 빨갛게 뒤집어 쓰면서도 고스란히 맞고 서 있던 하산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