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살아, 단 한 번의 삶이니까 - 거리의 아이 최성봉,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노래하다
최성봉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퇴직을 하고나서 할 수 있게 된 일 중에 하나가

아침마당이라는 KBS프로그램 시청이다.

어느 날 최성봉이라는 청년이 초대되어서 자기 이야기를 하는데

다들 눈물바람이었다.

우리 쌍동이에게 그 이야기를 했더니 소정이가 학교에서 이미 동영상을 보았다고 한다.

궁금증이 더해져서 인터넷 검색을 했더닌 그가 책도 낸 것이었다.

도서관 검색을 해서 빌려보려고 했더니만 아직......

얼른 읽고 싶어서 샀다.

그런데 이게 친필 사인이 되어있는 것이었고, 출판일이 2012년 5월 15일로 되어있다.

내가 산 것은 5월 17일...뭐야? 이틀전에 나온 것은 아닌 듯하건만....

암튼 19일에 받아서 그날 다 읽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읽으라고 권하면서 다 읽으면 5천원을 주마고 했더니

돈 욕심에 소정이가 먼저 책을 집었다. 그리고 역시 하루만에 거의 다 읽었다.

일단 흥미진진하고 읽기 어렵지 않고, 감동적이기도 하고.....추천하고 싶다.

 

내용을 요약하면

최성봉이라는 아이는 3살에 고아원에 보내졌고, 5살에 도망나와서 껌을 팔면서 살았다.

부모님은 모두 살아계시지만 양육을 포기하셨고, 그는 힘겨운 삶을 살았다.

읽다가 보면 ‘이런 일이 정말로 있어?’ 라는 생각이 든다.

드라마를 이렇게 썼으면 욕먹을 것 같다. 너무나 있을 것 같지 않은 일들이기에....

5살아이가 버스에 몸을 싣고 도착한 곳은 대전의 용전동 터미날부근.

그곳의 나이트 클럽 계단이 또는 대합실, 최악의 경우에는 공중화장실이 잠자리였다.

껌을 팔아서 돈을 벌었지만 쓸 줄 몰라 컵라면만 먹고 살았다. 그것도 사람들이 쳐다보는 것이 싫어서 화장실에서 먹었다.

그러다가 어떤 사람이 김치 볶음밥을 시켜 먹는 것을 보고 따라 해서 처음으로 김치 볶음밥을 먹었을 때는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동안 라면만 먹은 것이 억울해서 말이다.

밤에 나이트 클럽이나 단란 주점 등에서 껌을 팔고 낮에는 햇빛도 들지 않는 계단의 구석에서 잠을 자고 거리에 나가지도 않아서 보통의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산다. 환한 대낮에 거리에 나서는 것조차 낯선 일이었다.

자기 이름도 모른채 남들이 하는 욕이 이름인양 살았다.“야 임마!”, “이 새끼야!” 이런 것이 자기 이름인 양 언제나 욕설만 듣고 제대로 말하는 것을 배우지도 못한 채 살아간다. 어른에게는 이렇게 말해야지, 그럴 땐 이렇게 말해야지 하는 등 아무것도 모른 채 욕설만 배우게 된 것이다. 그러다가 떡복이 아줌마가 ‘그럼 지성이라고 해라.’ 해서 그냥 자기 이름을 지성이라고 하면서 살았다.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는 것은 예삿일이고, 죽을 뻔한 적도 여러번 이지만 병원신세 제대로 진 적도 없이, 양아치에게 당하고, 장기 밀매업자들에게 시달리고...아무튼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의 나날을 산다.

그는 아무라도 무슨 말이라도 자기에게 말을 걸어주는 사람은 좋았다고 한다. 사랑에 목말라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나쁜 짓을 시키는 사람들의 심부름을 해주기도 하고 자기가 나쁜 짓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그만두기도 한다. 또 마약 심부름을 하다가 중독이 되기도 했다.

그러다가 야학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선생님이라고 해야 사실은 봉사활동을 하는 대학생들의 도움을 받게 된다. 그러나 제대로 공부를 한 것은 아니고 댄스를 좋아하게 되어 배우게 된다. 댄스를 배우려면 돈이 있어야 했는데 껌을 팔기에는 너무 커버려서 돈을 벌기 위해 빈집털이를 하다가 결국 걸려서 경찰서에 가게 되었다. 지문으로 신원조회를 하는 과정에 아버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자기 이름이 최성봉이라는 것과 14살이라는 것을 알게된다. 야학의 형들은 이런 저런 도움을 주게 되는데 교회를 소개해준 형도 있었고, 빼빼로를 주고 싶었던 형도 있었다. 빼빼로는 주지도 못하고 울고만 사연도 눈물겹다.

그래도 야학을 통해서 독학으로 글을 익히고, 심지어 검정고시를 통해서 중졸자격까지 갖추게 되었다.

결정적으로 어느날 성악하는 사람을 보게되고 박정소님을 만나게 된다. 그에게는 최초의 스승이지만 배제대학교 4학년 학생이었다. 박정소님을 만나면서 그의 인생은 달라지기 시작한다. 제대로된 거처가 생기고, 사회복지사를 통해서 정부 지원을 받으며 학교도 다니게 된다. 대전예술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되었다. 그러나 대학갈 돈이 없어서 다시 좌절하게 되면서 대구로 가서 또 고생을 했는데 박정소님이 ‘권해서 코리아 갓 탈렌트’라는 프로그램에 나가면서 준우승을 하고 인생 역전이 이루어졌다. 그의 노래도 노래이지만 너무나 특별한 삶에 대해 외국 언론까지 대서특필하면서 인터넷을 통하여 검색어 1위에 올랐다고 한다.

결국 아침마당 출연에 아직 어리건만 자서전까지 펴게 되었고, 이제 유학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서 그가 겪은 삶을 보면 완전히 드라마이다. 내용이 흥미 진진하고, 눈물겹고, 전개가 어렵지 않아서 금방 읽을 수 있다.

최성봉이 제대로 사랑을 받지도 못하고, 보살핌을 받지도 못하고, 어설픈 동정으로 상처만 깊어지는 등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제대로 배우지 못해서 누가 보던 싸가지 없는 말투, 더러운 몸과 매서운 눈빛...누구라도 피하고 싶은 존재였다.

“쟤 안 왔으면 좋겠어.” 이런 말을 들으면서 살았다고 한다.

내가 만약 그런 최성봉을 만났다면 분명 무서워하면서 피했을 것이다.

도와줄 생각은 전혀 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고보니 학생 중에도 버릇없고, 예의를 모르고 싸가지 없다고 느껴지는 아이들을 만났을 때 불쌍한 애라고는 생각했지만 그 뿐이었다. 보듬어줄 여유 같은 것은 없었다. 사랑? 그건 더욱 기대하기 어려운 이야기이다. 단지 싫고 미울 뿐......

어쩌면 아직도 많은 사랑받지 못한 아이들, 배우지 못한 아이들이 단지 미움만 받으면서, 그리고 그들도 세상을 미워하면서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사회복지사...그거 보람있는 일인 것 같다. 돈은 안 된다지만....

최성봉은 결국 행운아인지도 모른다. 아름다운 목소리를 갖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렇다. 아니 살아났기 때문에 행운아 인 것이다. 또 다른 최성봉은 죽었을 수도 있고, 아무도 모를 뿐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어두운 곳에 빛을 주는 사람들이 더 많아져야 겠다. 야학, 교회, 사회복지사,...무엇보다 박정소 선생이 그의 은인이다.

그가 이제는 인생 스토리로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것에 그치지 말고 음악을 통해서 성공하고 인정받으며, 사랑하는 사람 만나서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 바란다.

참, 아버지는 찾아갔지만 만나주지도 않았고, 어머니는 밴츠를 타고 나타나셨지만 냉정하게 헤어졌다. 어쩜...부모들이 그럴까....

그의 육체적 고통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렵다. 그러나 마음의 상처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한다. 그의 상처가 아물기를 빌어본다.

우리는 정말 행복한 것이다. 그런 줄 알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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