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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에 숟가락 하나 - MBC 느낌표 선정도서
현기영 지음 / 실천문학사 / 199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현기영님은 1941년 제주 출생 작가인데 그의 자전적 소설이다.
어릴적 그는 너무나 허약하여 과연 제대로 살아날 것인가 걱정스러운 존재였다고 한다. 당시의 삶은 너나없이 너무 힘든 처지였기에 그는 일손을 놓으신 증조부의 품에서 자랐다고 한다. 아버지는 정신적인 이상으로 어디론가 가신 상태이고 어머니는 젖먹이를 데리고 친정으로 가버렸으며 조부모는 늘상 일하시느라 바쁘신 가운데 금슬이 좋지 않으셔서 늘 다투셨다고 한다. 증조부모님의 품안에서나마 평안을 찾았던 외로운 어린아이...
그러다가 낙상사고로 머리가 깨어지는 상처를 얻고 그나마 살아남을 것이 다행이란다. 콜레라와 제주의 4.3사건, 6.25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너무나 처참한 광경을 많이 보고 자랐으며 무엇보다 늘상 먹을 것이 없어서 고통스러운 삶이었다고 한다. 그래도 친구들과의 즐거운 어린 시절이 있었고, 그 중에 살기 괜찮은 친구들의 도움으로 공부에 취미를 붙여서 중학교는 장학금으로 다녔다고 한다. 나중에 대학을 다닐 때도 친구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하며.... 저자는 가난하고 힘겨운 삶을 살았지만 가난으로 인하여 비굴해지거나 부끄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자랑처럼...물론 결코 자랑스러운 것이 아니었으되 떳떳할 수 있었다는 뜻인 것 같다.
저자뿐만 아니라 우리네 어르신들이 너나할 것 없이 어려운 시절에 먹을 것 없고 병에 시달리고 그저 목숨을 부지하는 것이 힘겨운 시절이 불과 얼마 전이었는데 이러한 자전적 소설을 통해서 그 시절을 엿볼 수 있으며 오늘의 우리 삶을 반성해본다. 너무나 풍성한 먹거리... 다이어트를 한답시고 먹을 것을 타박하는 우리. 실컷 먹고 남은 음식 아까운 줄 모르고 버리고 심지어 땀을 내서 몸무게를 줄이겠다고 돈주고 찜질방에 가는 우리... 거기서 죽기까지 하는 사람도 있다니.. 아이들도 반찬 투정을 하는 것을 보면 세상이 정말 좋아진 것이지..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낭비를 하다보면 후손들에게 또다시 처참한 환경을 물려주게 될지 모른다. 아이들에게 먹을 것에 대한 겸허한 자세...경건한 마음을 갖게 해야겠다. 농부의 정성과 땀을 기억하게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기왕이면 실습을 하게 하여 농사의 힘겨움과 보람을 느끼게 하는 교육적 과정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저자는 남들보다 더 어려운 삶을 살아온 것 같고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느낌도 많지 않았을까.. 나의 부모님뻘 되는 저자의 삶을 엿보면서 내 삶을 되돌아 보건데 나는 그에 비하면 정말 호강스럽게 살았던 것 같고 내 아이들은 정말 공주님 수준이 아닐까..^^ 나의 손주들은 아마도 더욱 행복하게 살게되겠지...그렇게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