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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노니는 집 - 제9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ㅣ 보름달문고 30
이영서 지음, 김동성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1월
평점 :
정말 큰 기대 없이 제목이 좋아서 골랐던 책.
서점에서 책을 고르지 않고 인터넷 주문을 하면서
가끔 책고르기에 실패할 때가 있다.
그런면에서 이 책은 보물을 건진 기분이다.ㅎㅎ
초등 고학년 읽을거리라고 했지만
어른이 보아도 손색없는 감동과 긴장감을 준다.
창작 역사동화는 처음인데
초등학생 부모라면 같이 읽고 마주이야기하면 참 좋겠다.
조선 후기를 세세하게 묘사하면서도
어설픈 교훈이나 학습 효과를 주려는 책이 아니라
그 시대상을 글 속에 잘 녹여내고 있다.
무엇보다 가르치려 들지 않아서 좋았다.
읽을거리를 고를 때 또 하나의 기준이 생긴 것 같아
정말 기분이 좋았다.
책과 노니는 집 - 서유당(書遊堂)
나중에 집을 짖게 되면 걸어두고 싶은 이름이다.
참 예쁘다.^^
p53
어렵고 재미없어도 걱정마라,
네가 아둔해서 그런 것이 아니니,
어려운 글도 반복해서 읽고,
살면서 그 뜻을 헤아려 보면
'아, 그게 이 뜻이었구나!'하며
무릎을 치는 날이 올 것이다.
그때는 어려운 책의 깊고 담백한 맛을 알게 되지.
p76
우리에겐 밥이 될 이야기, 누군가에겐 동무가 될 이야기,
그리고 또 나중에 우리 부자에게 손바닥 만 한 책방을 열어 줄 이야기를 썼지.
p98
어서 다녀오너라.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이야기가 끊기면 밥이라도 끊긴 양 허기져.
내가 그랬나보다.
어려운 책 읽고 읽고 읽으면서
어처구니 없게도 다 이해하려 들었나보다.
밥이 될 이야기, 동무가 될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고
많이도 메말라 있었나보다.
그래서 목마르고 그 때문에 허기져 있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