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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원숭이
박세당 지음, 전진진 그림 / 재미마주 / 2016년 7월
평점 :
첫번째 원숭이와 신기한 바람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조금은 색다른 동화책을 읽어보게 되었어요.

첫번째 원숭이
(박세당 글 / 전진진 그림)

옛날 옛적 원숭이들만 사는 마을이 있었어요.
이 마을엔 사과가 많아 원숭이들이
사과르 따먹으며 살았는데
땅에 떨어져 흙이 묻는 사과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답니다.
그러던 어느날 한 원숭이가 흙 묻는 사과를
개울물에 씻어 먹었어요.
"그래! 이맛이야!"
"아! 달고 시원한 이맛!
왜 여태껏 이런 방법을 몰랐지?"
바로 이 원숭이가 세상에서 가장 처음
땅에 떨어져 흙 묻은 사과를
물에 씻어 먹은
첫 번째 원숭이였던 것입니다.
첫번째 원숭이는 이 놀라운 사실들을
친구들에게 알려 줬지만
친구들은 그 말을 믿지않고
이상한 녀석이라고 생각했어요.
"흙 묻은 사과는 물에 씻기만 하면
바로 깨끗해지고 더 맛있는데,
왜 내 말을 안 믿는 걸까?"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백 일째 되던 날 새벽
첫 번째 원숭이 앞에 밝은 빛이 나타나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100번째 원숭이를 기다려야 해.
그놈은 신기한 바람을 가졌거든!"

다시 밖으로 나가 자신의 이야기가 틀리지 않았다고
얘기한 첫번째 원숭이를 따라 흙 묻은 사과를
씻어 먹은 원숭이는 고작 12명의 친구들 뿐이었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온갖 멸시와 수모를 견디며
조금씩 알려나갔습니다.
힘은 들었지만 그것은 아주 멋진 일이었던 거죠.
이렇게 십년이란 세월이 흐르고
수천마리 원숭이 가운데 99마리 만이
사과를 씻어 먹을 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마침내..
100번째 원숭이가..
흙 묻은 사과를 집어 들고..
물가로 가더니..
개울물에 깨끗이 씻어 먹는 거예요.
자, 이제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그 순간 온 마을에 아무도 모르게 신기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딱 그날 하루 만에 마을 원숭이들 모두가
흙 묻은 사과를 물에 씻어 먹기 시작한 것이었죠.
"백 번째 원숭이의 신기한 바람,
정말 대단한데! 하하하..."

첫 번째 원숭이 이야기를 읽으며 무엇이든 처음으로 시작하는 것은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그 처음으로 인해 변화의 바람은 불어오는 것이기에 힘들지만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첫 번째 원숭이에게 박수를 보내게 되네요. 오랜 시간이 지나고 백 번째 원숭이를 통해 모든 원숭이들이 변화된 신기한 바람, 결국 우리가 원하는 바람도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1930년대 이웃나라에서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를 재현해 낸 동화책은 담담한 문체와 독특한 그림으로 많은 생각을 우리에게 던져주고 있네요.
우리는 과연 어떤 원숭이가 되어 있을까요?
어른이 되어 첫 번째 원숭이도 백 번째 원숭이도 될 수 없게 된 저를 돌아보며 우리 아이들은 첫 번째 원숭이 아니면 백 번째 원숭이가 되기를 바라게 되네요.
지금은 안된다고 소수의 힘으로 바꿀 수 없다고 하지만 우리가 바라는 큰 꿈들은 언젠가 현실이 되어 돌아오리라 생각해요.
미래의 세상을 살아갈 우리 아이들이 첫 번째 원숭이처럼 절대로 꿈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기를 바라봅니다. 그러면 언제가 백 번째 원숭이가 나타나 신기한 바람을 일으키게 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