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 - 전6권 세트
존 로날드 로웰 톨킨 지음, 한기찬 옮김 / 황금가지 / 2001년 7월
평점 :
절판


원작을 영어로 읽어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아무리 원전과의 대조가 없더라도 참으로 어이없이 번역되었음을 알 수 있다. 중간계는 '중원'이고 골드베리는 '금딸기', 아라곤은 '아라고른' (사람 이름은 발음나는대로 써야 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이런 단어 몇 개 이상한 건 그렇다치고, 등장인물의 말투는 왜 그렇게 천편일률적인지? (원작이 그렇다.. 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도무지 화자의 개성 따위는 전혀 살아나지 않는다. 간달프도 김리도 레골라스도 모두 무슨 연극대사인 양, '~했소' '~한다오' 식의 어미. 게다가 뭔가 박진감이 느껴져야 할 장면들에서 전혀 상황이 와닿지가 않는다. 영시의 번역에 이르면 헛웃음마저 나온다. 이게 시란 말인가?

왠만큼 지루한 책도 잘 소화할 수 있는 끈기를 가졌거나 판타지의 효시가 된 소설을 반드시 읽어보고 싶은 독자만 읽는 편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왠만하면 좀 더 좋은 번역본을 읽거나, 능력이 된다면 원전을 읽을 것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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