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자란 무엇인가 - 존 스토트가 성경에서 발견한 다섯 가지 설교자상
존 R. 스토트 지음, 채경락 옮김 / IVP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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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의 중심이 말씀이 되어야 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지만, 예배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소위 <메가처치>를 유지하기 위한 목회적 도구로 설교 외에  다른 것을 생각할 여지가 없다. 불특정 다수가 경기장 같은 교회좌석에 앉아 주목할 것은 오직 강단 밖에 더 있겠다. 주변에 앉아있는 삶의 질곡과 실존이 말씀과 공명하면서 길어 올려진 지혜를 나눌 여지가 없는 그곳에서 오직 강단에서 울려 퍼지는 삶의 정황에서 벗어나도 한 참 벗어난 설교 밖에.
 
사람에겐 누군가에게 종속되길 은근히 원하는 속성이 있는 듯 하다. 그게 말씀이고 말씀을 전하는 설교자라면 그 보다 근사한 게 또 있을까? 말씀이 중요하다는 사실이 곧 설교로 연결되고 설교가 곧 설교자로 연결되어야 한다는 사실에 동의할 수 없다. 예배의 중심이 말씀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이 곧 설교와 설교자로 연결되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 토론이 필요할 듯 하다.
 
아무튼 존 스토트가 1964년에 쓴 책이 이제야 제대로 번역이 되었다. 젊은 시절의 존 스토트가 바늘 하나 안 들어갈 정도로 설교자에 대해 논리정연하고 명확하게 정리하고 있다. 설교에 대한 그의 생각과 더불어 설교자에 대한 다섯 가지 상을 제시하고 있다. 어느 하나 물샐 틈 없고 숨이 막힐 정도로 차갑게 정리하고 있다. 젊은 시절 존 스토트의 기상이 그대로 정해진다.
 
이런 설교자가 세상에 존재할까? 아니 한국적 상황에서 이런 설교자를 기대하고 있는 성도들이 있을까? 아니 설교자로서 이런 모습을 염두해두고 자라가고 성숙하길 소망하는 목회자들이 몇이나 있을까? 책이 나와야 하고 책으로 나온 것처럼 책 속에만 머무는 모습이 아닐까? 이 책을 읽고 설교에 대해, 설교자에 대해 생각할 수록 서글프고 절망적이 되는 이유는 뭘까? 말 많고 탈 많은 한국교회에 설교자에 대한 이 책이 과연 무언가 소망의 메아리가 될 수 있을까?
 
그냥 읽으면 읽을 수록 회의가 든다. 그 만큼 이 책에서 제시하는 성경적인 설교자상이 너무 현실과 동떨어질정도로 완벽(?)하고 정연해서겠지? 이런 주제의 책은 완성도와 내용의 치밀성이 높을수록 그렇지 못한 현실과 공명하면서 독자로 하여금 더욱 한숨만 짓게하는 듯 하다. 그래도 어쩌랴. 지금 여기서 새롭게 다시 시작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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