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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움직이게 만드는 힘 프리 윌
박원순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이야기로 가득찬 회고록
<프리윌>은 '아름다운 가게'의 탄생과 성장과정에 대한 박원순의 회고록이다. '프리윌'은 아름다운 가게가 탄생하고 성장하는 과정의 핵심동력이다. "프리윌( free will)'이란 자발적인 힘, 자유 의지를 뜻한다. 쉽게 말해 삶의 중심을 자신에게 두고 자신의 순수 의지로 무언인가 긍정적인 결과를 성취해 내는 마음의 힘이다"(22쪽) <프리윌>은 아름다운 가게라는 사회적 기업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성장의 과정, 그 과정에서 일어난 에피소드, 그 과정에 참여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여전히 계속되는 이야기, 계속해서 새로워지는 이야기의 지난 옛 이야기를 듣는 재미는 참 쏠쏠하다.
<프리윌>에는 이야기 뿐 아니라, 그 이야기가 탄생하는 경험 속에서 길어올린 아름다운 가게의 핵심가치와 명분, 그리고 이윤을 남기는 기업으로서도 탄탄하게 자리매김 할 수 있었던 10가지 전략도 담겨있다. <프리윌>에 소개된 아름다운 가게의 명분과 전략은 현장과 역사 속에서 길어올린 지혜이기에 꿈틀거린다. 그 지혜는 '지금'을 돌아보게 하고 '미래'를 꿈꾸게 한다.
"아름다운 가게는 이중적인 성격의 조직이다. '나눔'과 '순환'이라는 비영리적인 가치에 주력하는 것이 그 첫 번째라면, 그것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장사를 잘하는 것이 두 번째이다. 이 두 가지는 서로 모순되는 요구일 수 밖에 없다. 이런 상반되는 요구를 함께 끌어안고 가는 것이 아름다운 가게 같은 비영리 단체의 숙명이다"(93쪽)
모순과 역설을 수용하기
가치와 현실, 이상과 이윤이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박원순의 주장은 감동적이기보다 황당하다. 치열한 기업적 경영 마인드로 무장하면서도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모순적인 조직이 이 땅에 존재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개인적으로 새로운 일을 맡게 되면서 하게 된 고민의 지점이 여기다. 며칠동안 머리가 아파서 견딜 수 없었다. 그런 고민에 막혀 집어든 이 책, 읽어 가는 동안 눈을 뗄 수 없었다. 페이지가 끝날 때 마다 박원순이 던지는 질문은 내가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과 맞닿아 있었다. 그 질문들은 서로 모순과 역설을 이루는 질문이었지만 이 책은 그 질문에 친절히 답해 주었다.
이 책을 읽으며 얻은 격려는 공익적 가치와 기업적 가치가 조화될 수 있다는 사실, 두 개의 상충하는 가치가 조직적으로도 조화가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상충하는 가치를 조직적인 조화로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치밀한 전략과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프리윌>은 두 가지 상충되는 가치는 필히 파열음을 내게 되는데 그 과정을 아름다운 가게가 어떻게 헤쳐나왔는지를 보여준다. 아름다운 가게는 그 치열한 과정을 현실 속에서 보여주고 있다.
"창조적인 정신이나 앞선 시대정신은 언제나 기존의 고정관념의 장벽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 고정관념과 싸워 이기는 것 또한 아름다운 가게의 정신인 것이다"(136쪽)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두려워하고 있는 이들에게
대학생들이 이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새로운 시작, 전환점을 앞두고 있는 이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여전히 '청년'인 박원순이 들려주는 <프리윌>은 혼란과 두려움으로 가득찬 길을 먼저 걸어간 선배의 따뜻한 격려이자 충고이다. 가보지 않은 길, 그래서 더욱 떨리고 두려운 길을 새로 출발하려는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아름다운 가게는 지금까지 해 온 각종 혁신 프로그램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그날이 올 때까지 아름다운 가게의 도전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나눔과 순환 그리고 세상의 희망을 위한 아름다운 가게의 꿈은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한다"(24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