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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모퉁이 건축 - 건설한국을 넘어서는 희망의 중간건축
김성홍 지음 / 현암사 / 2011년 11월
평점 :
일상을 담는 논문식 글쓰기(Hybrid 에세이) : 길과 상업용 건축물에 관한 생각·글·그림들..
건축과에서 6년을 공부하고, 이제는 도시공학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인 내게
'희망의 중간건축'을 꿈꿀 수 있게하는 선물같은 책
[김성홍, 길모퉁이 건축, 현암사]
같은 이가 썼던 [도시건축의 새로운 상상력]도 비슷한 분위기였지만,
이 글 역시 읽기쉬운 문체와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 탄탄한 내용들이 인상적이다.
1)
저자는 한국건축이 지금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널리 알려진 [건설신화의 붕괴, 경제적 양극화]라는 표피적 이슈보다 더 가까이서 체감되도록 설명한다.
표지의 시선을 끄는 좌상단에는 "건설한국을 넘어서는 희망의 중간건축" 이라는 표어가 적혀있다.
그리고 제목 아래에 적혀있는 문구들을 읽어보면
"...경제양극화가 중산층을 붕괴시키듯 건축의 양극화는 도시의 중간지대를 질식시킨다... 중간지대가 없으면
도시의 중간문화도 시들해진다. 길모퉁이 중간건축이 살아나야 우리 도시의 문화가 다양하고 풍성해진다" 라고
다소 감상적으로 적혀있다. 책 구매 후 책표지를 넘기기 전 이었지만 건설신화, 아파트공화국 등의 큰 이야기보다는
감정적으로 쉽게 공감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
책의 주요한 내용은 '길 + 상업건축 + 속도" 라는 3개의 시선을 축으로 이야기되고 있고,
길과 상업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쉽게하기 전달하기 위해 4개의 핵심어
Key word(수레, 자동차, 승강기, 온라인) 를 사용하여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묶어내고 있다.
책안의 곳곳에는 저자가 공부했었던 미국의 사례들이 경험자의 구체적인 시선으로 적혀있으며,
특히 p85 에서는 학생신분으로 약 20여년 전 체험했던 '노스트리트'의 거리문화향수를 본인이 왜 그렇게 느꼈는지
구체적 도면으로 설명하는 등의 증빙 방식은 도시건축을 공부하는 입장에서
너무 당연하면서도... 배우고 따라야할 모범처럼 다가왔다.
0장 시작 : 길과 속도
1장 수레 : 길과 광장 / 시장과 상점가로 / 쇼윈도, 투명한 거리 / 아케이드와 백화점 / 길모퉁이 상점
2장 자동차 : 신작로와 고속도로 / 교외도시와 쇼핑몰 / 도심 몰 / <트루먼 쇼>, 허상의 도시 / 대형 할인점
3장 승강기 : 수직 고속도로 / 높은 건축의 낮은 곳 / 길에서 멀어진 상업공간
4장 온라인 : 연결망의 도시 / 온라인@오프라인 / 이방공간과 역지대 / 이면도로의 힘
5장 에필로그 : 저무는 건설한국의 신화 / 희망의 중간건축
부록 : 주 / 참고문헌 / 찾아보기
3)
책의 구성이 전작이었던 [도시건축의 새로운 상상력]보다 쉽게 풀어쓰려고 한 흔적이 보이지만,
좋은 점도 있고 오히려 나쁜 점도 있다.
전작을 읽을 땐 둥근 책상에 나란히 앉아서 토론하는 듯한 느낌이지만,
[길모퉁이 건축]은 쉽게 풀어쓰는 느낌이라 저자로부터 직접 [강의]를 듣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개인적으로는 세미나에서 활발하게 토론하는 분위기를 더 좋아하기 때문인듯..)
저자 특유의 간결한 문체들과 구체적 통계자료 및 도면들에 의해 설득력이 강한 책인건 여전하지만,
읽는 사람들이 생각의 나래를 펼 수 있는 자유는 조금 줄어든 듯 하다.
4)
내가 기억하는 충격적인 장면은 1개는 아래와 같다. (더 재밌는 장면들은 각자가 발견하기를 ^^)
p100 블록(단지 size)의 크기 비교 -> 도면을 보면 바로 충격받고, 바로 공감할 수 있다.
서울은 강북이나 강남이나 거대한 블록으로 이루어져 있다.
강남역 동북쪽 블록은 강남역을 기점으로 북쪽의 논현역까지는 750m, 동쪽의 역삼역까지는 850m에 이른다.
뉴욕 록펠러센터 280m*70m / 일본 교토 톈수정 65m*125m / 파리 퐁피두센터 125m*170m
서울 강남구 역삼동 850m*750m / 서울 종로구 회동 450m*800m / 서울 종로2가 380m*540m
5)
저자는 우리나라의 도시와 건축, 그리고 일상에 가까운 길과 상업건축에 대한 이야기들을 쉽게 풀어내고 있다.
(비록 서울이라는 대도시 중심이라는 한계는 있지만)
매번 즐겁게 대화할 수 있는 이야기꺼리를 마련해주는 저자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세계도시에서 우리의 도시를 향한 시선으로 작성된 두 권의 책은 잘 읽었고,
이제는 지방도시들을 포함해서 주변 이야기들이 담긴 책도 같은 시선으로 풀어내주기를 기대해보련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