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서울은 여기저기 공사중이었다. 20년도 안된 건물을 부수고, 10년도 안된 길이 파헤쳐지고, 공원이 세워지는걸 보자니 좀 답답하다. 말짱한 걸 부수고 또 지어대는 것도, 부실하게 지어서 금방 또 고쳐야 하는 것도, 자연상태를 보존하지는 않고 인공적으로 공원을 만들어 유지하느라 애 먹는 걸 보는 것도... 서울에서 계속 지내는 한 내 아이가 깨끗한 환경에서 사는 건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이보다 더 나빠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
<과학, 일시정지>는 10여년 간 과학의 사회적 영향과 책임에 대한 자료를 개발해서 학교 현장에 보급해온 과학 선생들의 치열한 고민과 바람의 산물이다. 닫힌 실험실에서 연구되는 '과학자들만의 과학'이 아닌, '미래 세대를 포함한 모든 사람을 위한 과학'을 생각했다. 그래서 여러 합의회에서 다루어졌던 여러 가지 주제를 다양한 시각에서 다시 다루었다. 학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각 주제별로 우화, 콩트 등의 이야기를 만들어 넣었다.
이렇게 각 주제를 다양한 시각에서 살펴 보지만, 결론은 유보한다.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되 판단을 강요하지 않고 읽는 이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다. 예를 들어, 38억원짜리 집(무균실)에서 사는 실험용 미니 돼지는 과연 행복할까? 동물실험이 실제 효용성이 있는가? 혹은 동물을 해쳐 인간을 구하는 건 당연한 것인가? 동물에서 인간으로 이종 이식은 문제가 없을까? 등등 '정말 실험실의 돼지가 영수의 신장을 대체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검토해 볼 수 있다.
온실효과와 지구 온난화 등 환경 문제, 동물 실험과 장기 이식, 줄기세포, 유전자 조작 식물, 나노 기술, 유비쿼터스와 태양 에너지, 오일릭과 림보뚜벅..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한번 쯤은 고민해 봐야할 문제들이고 또한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들에겐 어쩌면 당면한 과제이자 꼭 풀어야 할 숙제가 아닐까 싶다.
그러면서도 나는 오늘도 피자를 시키고, 라면을 끓여 먹고, 컴퓨터를 켜 놓은 채 잠들었으며, 자동차를 타고 외출하고, 일회용 컵과 일회용 기저귀를 잔뜩 사용했다. 점점 편리해지는 우리 생활과 그에 비례하여 무너져가는 환경을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지 나도 조금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환경을 생각하는 신간 두 권을 함께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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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지속가능한 성장이 환경과 인간의 조화롭고 평화로운 공존에 있다는 사실을
도외시한 채 누구나 앞다투어 경제의 중요성과 일자리 창출만을 언급한다.
또한 자원과 석유를 둘러싼 분쟁이 심각한 현실로 등장하고 있는데도
화석연료 없이 사는 미래에 대한 대책은 대중의 관심사에서 아직 멀기만 하다.
이런 상황에서 청소년과 젊은이들의 사회, 정치, 환경에 대한 의식과 연대의 필요성을
일깨우는 데 중점을 둔 이 책의 등장은 퍽 반갑다.-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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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읽되 충실하게 현실을 반영함으로써
외면하면 안 될 현실을 직시하기로 약속된 소설이라는 장르가
아직도 위로와 구원을 제시하고 있을까.
환경문제를 다룬 이 책에 담긴 소설들은
어설픈 위로와 쉬운 구원을 제시하기는커녕 고통스러운 독후감을 촉구한다.
프랑스 부유층의 좋은 가구를 위해 아마존에서 벌목 도적들이 날뛰고,
물 때문에 살인을 저지르고, 비닐봉지 때문에 죽어 가는 새끼 고래와 부모 형제의 죽음이
석유 때문이었기에 석유 관을 폭파하는 체첸의 소년 이야기가 어떻게 즐거울 수 있을까.
프랑스의 현실을 담고 있으되 이 책이 담고 있는 세계는 바로 석유 문명과
과도한 소비문화에 젖어 좋은 미래를 꿈꿀 수 없는 여기 우리의 현실이기도 하다.
상업주의와 결탁된 '즐거운 한국 문학'은 지금 이 자기 파멸적인 문명에 대해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고 있다. 좋은 문학이 진짜 현실을 담지 않은 적은 없다.
이 책에 담긴 소설들로 우리가 답답함과 깊은 통증을 느낄 때,
그때 비로소 우리는 '내일'을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 최성각(작가/풀꽃평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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