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와 범벅장수>로 유명한 국민서관 '옛날 옛적에' 시리즈 여덟 번째 이야기가 나왔네요.
제목은 <거울 속에 누구요?>, 표지에 거울이 붙어있어 재미납니다. 장에 가는 남편에게 반달처럼 생긴 빗을 사달랬더니, 보름달을 닮은 거울을 사 오는 바람에 집안은 물론 온 마을에 난리가 납니다.


갸웃거리던 남편이 하늘을 보았어요.
"맞아! 저 달처럼 생긴 것을 사 오라고 했지!"

"접시도 둥글고 빈대떡도 둥글고
밥상도 둥글고 베개모도 둥글어,
우리 예쁜 마누라 얼굴도 둥글지."





박영만 선생님이 1920~30년대에 전국을 다니면서 직접 채록한 옛이야기 75편을 엮어 책으로 낸 <조선전래동화집>이 있습니다. 사파리 출판사의 '방방곡곡 구석구석 옛이야기' 시리즈는 이 <조선전래동화집>을 원작으로 하여 솜씨 있게 글을 다듬고, 개성있고 아름다운 그림을 더해 펴낸 그림책입니다. 각각의 이야기마다 고유의 이야기체와 독특한 그림이 어우러져, 흔한 우리 구전동화를 독창적이고 유일한 이야기로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3권이 나와 있는데요, 1권은 '떡 하나 주면 안 잡아 먹지~'로 유명한 <해님달님> 이야기네요.   


범은 저도 하늘에 빌기 시작했어.
"하느님, 하느님, 저에게도 동아줄을 내려 주세요."
그러자 하늘에서 동아줄이 또 내려오네.
그런데 이 줄은 썩은 동아줄이었어.
어리석은 범은 그것도 모르고 썩은 동아줄을
허리에 휘휘 동여맨 채 하늘로 올라갔지.



2권은 날개옷을 훔치고 선녀와 결혼한 나무꾼 이야기, <선녀와 나무꾼>입니다.


하루는 선녀가 세 아이를 안고 말했어요.
"이젠 하늘로 올라가라고 하여도 세 아이를 두고는 못 갑니다.
그러니 날개옷을 한 번만 입어 보게 해 주세요.
그 옷을 입으면 제가 얼마나 예뻐 보이겠어요?"
나무꾼을 망설였지만 선녀의 말을 믿고 날개옷을 내주었어요.




3권은, 개와 고양이가 앙숙이 된 사연 <개와 고양이> 입니다.

강 한복판쯤 왔을 때였어요.
개는 고양이가 연적을 잘 가지고 있는지 걱정이 되었어요.
"고양아, 너 연적 잘 물고 있니?"
고양이는 입을 열면 연적이 떨어질까 봐 잠자코 있었어요.
두 번 세 번 물어도 대답이 없자 개가 벌컥 성을 냈어요.
"왜 대답을 안 하니? 내 말이 말 같지 않니?"
고양이는 더는 참지 못하고 대꾸했어요.
"이렇게 잘 물고 있잖니!"





'네버랜드 우리 옛이야기' 시리즈는 29권까지 출간되었습니다.  역시 모두 익숙한 전래 동화들이죠.
이 시리즈 1권은 <구름빵>의 작가 백희나 그림의 <팥죽 할멈과 호랑이>입니다. <버리데기>, <우렁이 각시>, <해와 달이 된 오누이>, <개와 고양이> 등 익숙한 우리 이야기들이 그 뒤를 잇고 있군요.  최근에, 네 권이 연달아 출간되었는데요. 거짓말로 재상 딸에게 장가간 총각 이야기 <거짓말 세마디>, 쓰면 투명인간이 되는 도깨비 감투를 우연히 얻어 도둑질을 하다 봉변을 당하는 아저씨 이야기 <도깨비 감투>, 쥐에게 손톱 발톱을 먹이다 쥐가 변신한 가짜에게 쫓겨나 버린 첨지 이야기 <쥐둔갑 타령>, 지지리 복도 없는 처지를 한탄하여 서천서역국 부처님께 <복 타러 간 총각> 이야기.. 구수한 우리 옛이야기들이 해학적인 그림과 함께 웃음을 자아냅니다.  


"재상 어르신의 증조할아버지와 제 증조할아버지께서 절친한 사이셨는데."
총각의 말에 재상은 하마터면 '거짓말하지 말게!' 하고 말을 할 뻔했어.
"어르신의 증조할아버지께서 제 증조할아버지로부터 돈 십만 냥을 꿔 가셨지요.
여기, 증서에 돈을 갚지 못하겠거든 집을 내놓아야 한다고 적혀 있사옵니다.
돈으로 주시렵니까? 아니면 집을 주시려는지요?"





곧이어 방 안으로 우르르 들이닥친 건 도깨비들이야.
녀석들은 얼씨구절씨구 한바탕 떠들썩하게 놀더래.
그러다가, 도깨비 하나가 웬 감투를 꺼내 들어.
"자, 이제 숨바꼭질 한번 해 볼까? 내가 먼저 숨겠네."
그 도깨비가 감투를 머리에 쓰는가 싶더니, 
감쪽같이 사라져 버리네.



서 첨지 영감 깎은 손톱을 심심풀이로 "옜다." 던져 주니
겁 없는 생쥐란 놈 답삭 받아먹고는 뱅실뱅실 쳐다보는지라,
그 꼴이 재미있어 다시 발톱을 "옜다." 던져 주니
날름 받아 오물오물 잘도 씹어 먹는구나.

그 뒤부터 생쥐란 놈 손톱 발톱 깎는 소리만 나면
불쑥불쑥 나타나 손톱 발톱을 담쏙담쏙 받아먹으니, 
털 빛깔도 반짝반짝, 살은 쪄서 뒤룩뒤룩하여
사랑방을 제집인 양 들락날락하더라.



마침내 석순은 서천서역국에 도착했어.
그리고 부처님 앞에 머리를 깊이 조아리고 말했어.
"저는 복이 없어 복을 타러 왔습니다."
그러자 부처님이 말하길, "너는 이미 복을 탔으니 돌아가거라." 했지.
석순은 그 말뜻을 알 길이 없었어.
하지만 처녀와 노인과 이무기의 부탁을 저버릴 수 없었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