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을 수 있을 줄 알았어!"

'현대에 살아난 고전', '칼데콧의 재래'라 불리는 바바라 맥클린톡의 신작 <아델과 사이먼, 미국에 가다>는 정말 그림책다운 그림책입니다. 2006년 뉴욕타임스 선정 '올 해의 그림책' 이었던 전작 <아델과 사이먼>의 명성에 걸맞게, <.. 미국에 가다> 편은 퍼블리셔스 위클리  '2008년 최고의 그림책' 으로도 선정되었군요.  

전작의 파리 여행에 이어, 이번에는 미국입니다. 꼼꼼한 잔소리쟁이 누나와 물건 잃어버리기 대장 사이먼은 여전하구요. 섬세하고 풍부한 색감, 회화적 성격이 강한 그림으로 미국 각 도시의 풍경이 아름답게 묘사되고 있습니다.

페이지마다 펼쳐지는 도시의 랜드마크와 숨어있는 유명인사들을 찾아보는 재미야말로 놓칠 수 없는 즐거움입니다. 사이먼이 필통을 잃어버리는 '보스턴 시립 공원'은 1837년에 문을 연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공립 식물원이죠. 사이먼은 백조 모양의 배를 타고, 세상에서 가장 작은 크기의 현수교를 지납니다.

덴버 북서쪽에는 '록키 산 국립 공원'이 있죠. 그림 속에는 사이먼이 잃어버린 물건 외에도 곰, 엘코, 코요테 등 온갖 동물들이 숨어 있군요. 세인트루이스에서는 미시시피 강변을 여행합니다. 배에 오르는 승객들 중에는 <허클베리 핀의 모험>의 작가 마크 트웨인이 있다는데요.

또 가는 곳마다 물건을 하나씩 잃어버리고 점점 간소해지는 사이먼의 복장과, 물건 잃어버리고 누나 잔소리까지 덤으로 들으면서도 항상 싱글벙글인 사이먼을 보고 있자면 함께 기분이 흐뭇해집니다.  

그림에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고, 그림으로 다양한 생각과 느낌을 주는 그림책, 정말 그림책다운 그림책이 아닐 수 없습니다. 


 
"네가 무사하다는 걸 내가 어떻게 알 수 있지?"

<고딕성당>, <> 으로 칼데콧 아너상을 2회 수상한 데이비드 캐컬레이의 그림책 <안젤로>는 가슴뭉클한 감동을 줍니다.

건축을 전공한 작가답게 균형잡히고 세밀한 그림이 눈에 띕니다. 그리고 시원시원한 그림 속에 오래된 성당의 바깥벽을 고치는 할아버지 '안젤로'와 병든 새의 이야기가 애잔하게 녹아 있습니다.

어찌 보면, <행복한 왕자>나 <마지막 잎새>가 생각나는.. 슬프지만 그 우정과 사랑이 따스하고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어떨 땐 들리지 않는 소리가 어떨 땐 너무 시끄럽다'

<생각하는 ABC>, <생각하는 ㄱㄴㄷ> 등으로 사랑받는 작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독특하고 간결한 그림이 돋보이는'생각을 주는' 그림책입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크고 어떤 사람에게는 작게 느껴지는 것, 어떤 사람에게는 흉하고 어떤 사람에게는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

하늘과 물이 만나는 경계선은 물고기에게는 세상의 끝이지만, 새에게는 세상의 시작이 됩니다. 아, 그 반대도 마찬가지지요.


'루드비히 반 베토벤은 다리 없는 피아노 다섯 대가 있었고... 서른 아홉 번이나 이사를 다니며 셋방살이를 했습니다."

위 사실을 토대로 베토벤이 서른 아홉 번이나 이사를 다니게 된 이유, 힘든 이사 방법을 작가가 상상한 모큐멘터리 인물 그림책입니다.

베토벤은 항상 시끄러웠을테고, 그래서 번번히 셋방에서 쫓겨났을텐데, 다섯 대나 되는 피아노를 어떻게 옮겼을까요?




"이 세상은 네가 태어난 저 하얀 종이보다 훨씬 더 넓단다."

깨끗한 종이 한 장. 작은 점 하나가 생겨나서 파란 눈이 되고, 머리가 생겨나고, 다리가 나옵니다. 작은 점이 무언가를 하고 싶어할 때마다, 생각할 때마다 하나 둘 몸 여러 부위가 생겨났지요. 그리고 작은 점은 세상을 돌아보고 날마다 새로운 것을 알아갑니다.

이 그림책은 생각 하나로 자신을 바꾸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실제로 종이를 오려 붙이고 그 위에 색을 칠해 나가는 그림이 상상력을 자극ㅎ




"그렇게 예쁜 것은 태어나서 처음 보았어."

<큰 늑대 작은 늑대>의 작가가 다시 만났습니다. 낯선 존재를 만나 친구가 되기까지, 사계절의 변화와 함께 늑대의 성장과정을 보여줬던 전작처럼 이번에도 사계절이 아름답게 지나갑니다.

나무 꼭대기에 작고 삐죽 나온 나뭇잎이 있습니다. 작은 늑대는 그 나뭇잎을 따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봄에는 곱고 부드러운 연두색 잎을 맛보고 싶었고, 여름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나뭇잎을 거울로 쓰고 싶었고, 가을에는 고운 갈색 잎을 볼에 대보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큰 늑대는 언제나 "곧 떨어질거야." 라고 말할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나뭇잎은 겨울에도 떨어지지 않고 남아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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