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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레이드 ㅣ 오늘의 일본문학 1
요시다 슈이치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퍼레이드>는 어쩌다 보니 <냉정과 열정사이>와 같이 읽게 되었다. _책을 여러권 열어놓고 병렬식으로 읽는 편이다.. 그러다 가장 재미있는 책이 나머지 책들을 제치고 주도권을 잡는다._ 그 남모르는 약간의 경쟁에서 두 책은 일본현대소설이라는 점에서 비교가 됐다. <냉정...>을 처음에 읽다가 '쳇, 일본소설이군,'이러면서 덮어놓고 <퍼레이드>를 집어들었는데, '어, 또 일본소설이네' 이러면서 놀랐다. 왜냐하면, 퍼레이드에서는 일본소설의 느낌이 별로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상한가? 다른 리뷰어들은 일본소설이더라,,말을 많이 하시던데. 아무튼,) 나는 소설 안에서 '일본'의 느낌을 독특한 건조한 냄새에서 느낀다. 화사하지 않음. 그런 점에서 <냉정...>은 그런 자국색이 느껴지는 소설이었고 <퍼레이드>는 그렇지 않았다.
퍼레이드는 그냥 우리 동시대의 젊은이들의 이야기처럼 들렸다. 고등학교를 넘어서고 졸업을 하거나 대학에 진학하거나, 미성년의 울타리를 넘어선 우리들은 어른들의 사교방식을 습득하게 된다. 그것은 누가 가르쳐주거나 교본에 써있어서가 아니라 사람들과의 어울림 사이에서 몸이 먼저 채득하는 것이다. 감수성이 예민한 우리들은 그런 보이지 않는 벽을 가진 인간관계에 상처입고 슬퍼한다. 주로-나와 내 친구들은 그랬던거 같다. 우리들은 서로를 깊게 받아들일수도 친구의 마음속에 들어갈 수도 없어서 슬픔을 느꼈다. 하지만 소설 속의 인물들은 그러한 거리감이 그들이 함께하기위한 필요조건임을 이미 알고있고, 그런 인물들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에는 처음부터 그런 사춘기적 감상 같은건 머물 마음이 없어 보인다. 그는 그냥 보여주고 싶을 뿐이다.
소설은 감각적인 언어들로 채워졌지만 약간 지루하다. 그들의 일상은 약간씩은 진전이 있기도 하고 때로는 일탈을 꿈꾸기도 하지만 그다지 사건이랄만한 것이 있다기 보다는 조그만 일상사들에서 재미를 찾는다. 옆집 매춘업자 에피소드는 그중 재미있는 것이라 꼽을 수 있겠다. 다른 얘기들은 그저 '감각적이다'.
오히려 작가가 내세우고 싶었던 사람은 아마 맨 마지막 쳅터를 장식하는 나오키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나오키가 다른 넷과 구별되는 점이 있다면 인물들중 모두가 그냥 받아들이는 우리의 '거리두기'를 계속 의식한다는 점이다. 나오키만이 생각한다. '여기까지야. '라고 , 한발 더 내딛으면 안된다고. 나머지 넷이 그 '거리두기' 안에서 살아가고 있다면 나오키는 그 경계에 서 있는 인물이다. 작가가 이런 이야기를 쓰고 싶었던 것은 어쩌면 나오키처럼 자신도 경계를 의식하기 때문 아닐까? 대부분의 이들이 무의식 속에 살아가고, 몇몇 어린 이들은 괜시리 상처받고 슬퍼하기도 하는 우리시대의 '예의' 앞에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