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농담.. 이라고 제목을 적어놓고 보니 '아,.. 그건 아닌데..' 하는 생각에 또 잠시 망설이게 된다. 이 책은 분명 우리가 지금은 잊고 사는 (소설 마지막 부분에 나온 제마넥의 여자친구처럼 '젊은 세대'인 우리들이 돌아보지 않는) 옛날을 배경으로 , 또 주제로 삼고 있다. 루드빅을 자신이 원하고 선택했던 곳이 아닌 다른 곳으로 흘러들어가게 했던 농담은 오늘날 우리에게는 너무도 오래된 농담이다. 우리세대가 경험하지 못했던 억압에 대해 우리는 별로 쑤셔보거나 끄집어 내고싶어하지 않는다. 그것은 단지 역사라는 미명하에 용서되고 잊혀진다. 오래된 농담이라는 주장을 받쳐주는 또 하나의 이유는 그것이 십오년동안 그 증오를 가슴에 품고 살아온 당사자에게도 역시 오래되었다는 것이 마지막장에서 가서 드러나기 때문이다. (아, 이런 점에서 제 7장은 나머지 앞장들에 비해 얼마나 즐거운지! 세 인물이 만나는 [왕들의 기마행렬]에서 루드빅은 모든 것을 즉시하게 되고 또한 우리에게 그것을 친절히 드러낸다.) 루드빅이 한시도 잊어본 적이 없는 , 모든 것의 출발이라고 생각했던 농담은 하지만 끝은 아니었으며 15년전 그 상황에서 벗어나는 순간부터 급속도로 바래왔던 것이다. 흠.. 근데 문제는 이렇게 단순히 '저사람 , 너무 시대에 뒤떨어진 농담을 하는군!'하고 치부해 버릴 수 없다는 데에 있다. 그의 농담은 이미 유행이 지난 것이지만 오늘 우리가 주고받는 농담을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우리는 어떻지?' 곰곰히 생각해보다가 '그때와 똑같이 여전히 소통하지 못하는군' 이란 생각을 했다. 옛날에 농담이 소통하지 못했던 것이 폭력으로 돌아왔다면 요즘날의 농담은 공허한 울림일 뿐이다. 농담은 여전히 이해되지 못하고 화답은 메아리처럼 자신의 목소리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