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바꿀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책

나는 경매로 당당하게 사는 법을 배웠다
박수진 지음 / 다산북스 / 2017년 2월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책 -

인생을 바꾸는 투자를 위해 필요한 것은 종잣돈이 아니라 용기다.
 

부동산 투자에 눈을 뜨기 시작하면서 '부동산 경매'에 관한 신간은 닥치는 대로 다 읽었던 것 같다. 투자자 마인드 세팅부터 시작해서 경매 일반, 특수 물건 경매, 상가 경매 투자 등 - 투자에 관련한 다양한 책을 접하면서 늘 궁금했던 건 '도대체 왜 구체적인 투자 내용과 과정은 생략되어 있는가'였다. 이게 진짜인건가 하는 의구심이 들 때도 있었고, 왠지 좋은 면만 강조하는 것 같았다. 물론 경험을 해본 사람들은 생략된 내용만으로도 많은 것을 유추할 수 있겠지만, 직접 경험을 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기존의 책들은 해석할 수 없는 것들로 가득한 그야말로 '외계어 사전'과도 같았다.

그러던 차에 정말 가뭄에 단비처럼, 이제 막 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여 경험이 없는 이라 하더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자세하게 설명한- 초보자에게 안성맞춤인 신간이 나왔다. 바로 <나는 경매로 당당하게 사는 법을 배웠다>이다. 이미 부동산 경매 투자에 관한 다수의 도서(<나는 쇼핑보다 경매 투자가 좋다 1, 2, 3>, <독학 경매 1, 2> 등)를 출간한 경험이 있는 박수진 씨의 신간이다. 기존의 책에 이미 많이 언급한 개인적인 이야기는 최소한으로 줄이되, 대신 누구나 궁금해할 만한 '진짜 생생한 투자 이야기'를 알차게 실었다. '임장(물건에 대한 사전 실지 조사) - 입찰 및 낙찰 - 명도 - 임대'로 간단하게 장밋빛으로 포장하며 끝나는 게 아니라 각각의 과정에서 느꼈던 사소한 감정들까지 낱낱이 기술함으로써 상당 부분 공감하며 볼 수 있었다. 대부분 책에서는 투자 사례를 소개할 경우 어떤 물건인지 알아보지 못하도록 대략의 정보만을 제공한다. 하지만 이 책은 다르다. 마음만 먹으면 어떤 물건인지 찾아볼 수 있도록 솔직하게 물건 정보를 공개하고, 취득세 교통비 등등 세부 항목을 공개해서 얼마든지 스스로 심화 학습이 가능하다. 더불어 투자 경험이 많은 저자의 사례뿐만이 아니라 초보자들의 다양한 사례, 흔히 저지를 수 있는 실수를 미연에 방지하는 방법, 최신 투자 트렌드까지 모두 실려있어 이 책 하나만 진짜 내 것으로 만든다면 그 누구보다도 가장 빠르게 '투자 내공'을 쌓을 수 있을 것이다.
 

투자자의 마인드로 완전히 무장하고, 진짜 부동산 경매 투자를 하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분들, 꼼꼼하게 알아둬서 실수를 방지하고 싶으신 분들께 <나는 경매로 당당하게 사는 법을 배웠다>를 적극적으로 권하고 싶다.

이 책은 분명 당신에게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용기를 내게 해줄 것이다.

차가운 머리와 따뜻한 가슴의 결정체

기록 너머에 사람이 있다 - 16년차 부장검사가 쓴 법과 정의, 그 경계의 기록
안종오 지음 / 다산지식하우스(다산북스) / 2017년 2월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영화 '더 킹'의 한강식, 드라마 '김과장'의 서율, '피고인'의 강준혁까지. 이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뭐든지 해내는 "검사"라는 점이다. 이렇듯 검사를 주로 악역으로 접하다 보니, 정의의 사도나 영웅이라기보다는 '냉혈한'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박혔다. 그러던 차에 16년 차 부장검사가 쓴 책인 <기록 너머에 사람이 있다>를 통해 그들의 삶을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었고,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회에 첫 발을 내딛었을 때, 너무나도 궁금한 게 많았다. 주위에 비슷한 길을 걷고 있던 사람도 없었고, 정제되지 않은 솔직한 이야기를 볼 수 있는 관련 도서나 자료도 거의 없어서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전혀 예측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내가 써내야지!'라며 당찬 야망을 품던 때도 있었으나 시간이 흐른 뒤에 깨닫게 되었다. 직장에서 본인이 겪는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런데 그 어려운 걸 해낸 책이 바로 <기록 너머에 사람이 있다>이다. 처음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수려한 글 솜씨로 검사의 진짜 일상을 가감 없이 솔직하게 풀어내고 있다. 화려하게만 보였던 겉모습과는 달리 삶과 죽음, 피해자와 피의자, 분노와 처절함으로 들끓는 인생의 도가니를 매일 마주해야만 하는 일상을 통해 검사들이 느끼는 고뇌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범죄의 한가운데에서, 삶에 회의를 느끼거나 어두워질 법도 한데 '피고인은 선함의 경계 안쪽에서 평생을 살다가 어쩌다 잠깐 그 경계를 넘은 사람'이라는 신념을 잃지 않는 강인함을 엿볼 수 있었다. 때로는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기도 하고, 따끔하게 혼을 내주기도 하며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의 방향을 바로잡아 주는 든든한 모습을 지켜보았다. 이 책을 덮고 그동안 갖고 있던 편견을 말끔히 떨쳐낸 것은 물론이고, '차가운 머리와 따뜻한 심장을 갖고 있는 사람의 결정체'인 검사에게 반해버렸다.

내 삶을 변화시키고 사람들의 삶도 변화시킬 수 있는 멋진 직업.
사람들의 마음에 따뜻함을 심어줄 수 있는 그런 직업.
난 그런 직업인 검사를 선택했다.

누군가의 인생을 위해서 물불 가리지 않고 뭐든지 해내고,
때로는 냉혈한이 되어 누군가의 영웅이 되는 검사.

그들의 일상이 궁금하다면, 혹시나 검사에 대한 편견이 존재한다면, 
사람 냄새가 그리운 순간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대한민국을 변화 시킬 힘

대한민국의 시험 - 대한민국을 바꾸는 교육 혁명의 시작
이혜정 지음 / 다산4.0 / 2017년 2월

학창 시절의 나는 분명 모범생이었다. 시키는 대로 곧잘 해내는 덕에 늘 칭찬받으면서 자랐고 그걸 당연하게, 자랑스럽게 여겼었다. 순간순간 '정해진 틀'을 잘 찾아냈고 적당히 잘 맞춰서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렇게 순탄하기만 했던 모범적인 삶은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끝이 났다. 살아가며 마주하는 수많은 것들 중 어느 하나 정답이 없었고, 선택지는 너무나도 다양했다. 사소한 것부터 중대한 것까지 모든 결정을 스스로 내려야 하는 것이 참 어려웠다. 망망대해에 홀로 떨어진 것 같이 뭘 해야 할지 몰라 막막해 주저앉았고, 여전히 일어서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주저앉아 있는 게 비단 나뿐만이 아니라는 데 있다. 이러한 청춘들의 방황은 이미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 하나의 사회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면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정처 없이 떠도는 이유는 도대체 뭘까? 저자는 그 원인을 '스스로 생각하는 힘'의 부재에서 온다고 보고, 그 해결법을 '대한민국 교육 시스템'에서 찾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 교육 시스템은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이 주를 이룬다. 이러한 방식으로는 사회가 요구하는 능력을 갖출 수 없기 때문에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획기적인 교육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교육 개혁의 핵심은 바로 평가 기준, 시험의 개혁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저자는 역설하며 가장 이상적인 모델인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와 IGCSE(International General Certificate of Secondary Education)에 대하여 소개하고 있다. 정답이 정해진 문제가 아닌 열린 사고를 환영하는 서술형 문제를 보며 묘한 전율이 일었다.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객관적이고 공정한 채점이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생기던 시점에, 공정한 채점 방식까지 철저하게 갖춰져있는 것을 보고 결국 납득할 수밖에 없었다(나도 모르게 '객관식 문제만이 채점의 공정성을 보장한다'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챕터가 바뀌고, 앞으로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부분에서는 약간 설레기까지 했다. 이대로라면 분명 새로운 세계가 펼쳐질 것만 같았다.

"교육은 당신이 세상을 바꾸는 데 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우리 교육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 해결책까지 제시하는 놀라운 책, <대한민국의 시험>. 아이의 교육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부모, 교육계에 종사하고 있는 모든 분들, 그리고 (당사자인) 학생까지. 교육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갖고 읽어봤으면 좋겠다. 지금 당장은 낯설고 어색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교육 개혁은 분명 놀라운 결과를 갖고 올 것이다. 공교육의 틀에서 벗어나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당당하게 각자의 길을 즐기며 갈 수 있게 될 테니까.

오늘 한 푼 벌면 내일 두 푼 나가고/우석훈

오늘 한 푼 벌면 내일 두 푼 나가고 - 절망의 시대에 다시 쓰는 우석훈의 희망의 육아 경제학
우석훈 지음 / 다산4.0 / 2017년 2월

아직 싱글인 내게 결혼은 어쩐지 인생의 2막 같은 느낌이다.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질 것만 같은 느낌이랄까? 문제는 앞으로 닥칠 이 새로운 세계가 환상적이어서 기대가 된다기보다는 막연히 두려움만 가득하다는 것이다.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이 모든 자유로움이, 이 행복이 사라져 버리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 주변 사람들이 결혼 생활이나 육아에 관한 이야기를 외계어로 들려줄 때마다 '이렇게 어려운 일을 내가 해낼 수 있을까?', '이 고난과 역경을 과연 견뎌낼 수 있을까?'와 같은 생각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던 중에 <오늘 한 푼 벌면 내일 두 푼 나가고>라는 어쩐지 꽤 시니컬한 제목의 책을 만났다. 여자가 아닌 남자가 썼기 때문에, 조금 더 제삼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현실'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시작했다. 프롤로그에 있던 '막중한 책임, 스트레스, 하지만 그 사이사이로 그보다 더 많은 행복들이 스치고 지나가는 것. 이거야말로 삶이다. 우리는 그렇게 살아있다'라는 한마디에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게다가 작가는 어쩔 수 없이 모든 상황을 분석적(이라고 쓰고 계산적이라고 읽는다)으로 바라보게 되는 경제학자. 덕분에 아이를 키우면서 마주하는 많은 상황에서의 합리적인 선택들을 미리 볼 수 있었고, 더불어 경제학 지식과 각종 정책에 관한 지식을 덤으로 얻을 수 있었다.

관찰자의 시점이 아니라 직접 두 아들을 키우는 데 적극적으로 동참하며 느낀 점들을 마치 일기처럼 나열하다 보니 (조금 지나칠 정도로) 솔직하고 생생하다. 상당히 구체적으로 묘사되어 있어서, 마치 지켜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단순히 상황을 그려내는 것을 넘어서서 여러 나라에서 겪은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제대로' 비교하며 비판한다. 비판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보완 방법을 제시하기도 하고, 본인의 교육 방식에 실제로 적용해 결과까지 일러준다. 

이 모든 게 딱딱하게 느껴지지 않는 건,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보람과 행복이 근저에 깔려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책을 읽는 동안 그 감정이 오롯이 전해져서, 이 정도 행복이라면 뭐든 잘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의지가 생겼다. 게다가 부모로서 한 층 더 성숙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보는 재미도 쏠쏠해서, 결혼 후 펼쳐질 새로운 세계에 대한 기대감마저 생겨버릴 정도로 푹 빠져서 봤다. 비록 오늘 한 푼 벌면 내일 두 푼 나가는 삶이라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라면 어쩐지 잘 헤쳐 나갈 수 있지 않을까?

막연히 결혼이 두려운 사람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은 책!

너무나도 담담해서 더욱 가슴 아픈

고발 (일반판)
반디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2월

어느 날, 아침 속보로 북한 김정남의 피살 소식이 들려왔다. 여느 때와 같이 머리를 말리고 화장을 하며 그 뉴스를 마치 배경음악처럼 흘려들었다. 출근 후 마주친 많은 사람들과 그에 대해 이야기를 했지만 아주 잠시, 딱 그때뿐이었다. 그의 죽음이 내게는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북한 사람인데, 뭐?"

과거의 누군가에게는 가족이었을 테지만, 현재의 내게 북한 사람들은 그저 남일뿐이다. 언젠가는 안고 가야 할 동포라는 걸 머리로는 알고는 있었지만, 적이라면 앞뒤 재지 않고 가차 없이 내치는 냉혈한들과 굳이 함께하려는 노력이 필요한가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의문이 들었다. 그렇게 북한은 그저 외면하고 싶은 '남'이었다.

'남'이 목숨을 걸고 써냈다는 소설 <고발>은 단편 7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시니컬하게 시작했다가 첫 포문인 '탈북기'부터 경악을 금치 못하며 빠져들었다. 혹시 조선시대의 일기장을 본 게 아닌가 싶어 다시 한 번 표지를 들춰봤다. '아니 지금이 어느 때인데, 이렇게까지?' 참 담담한 어조였지만 단단한 문장들 때문에 내내 읽어내기 힘들 정도로 가슴이 먹먹하고 답답했다. 보고 싶어도 볼 수 없고 먹고 싶어도 먹을 수 없는, 비참하게 유린당해도 감내해야만 하는 그 험난한 모든 상황들이 특별한 순간이 아니라 그저 평범한 일상이라는 게 더욱 안타깝고 절망적이었다. 그리고 동시에 참 이기적이게도, 나의 현재가 참 감사했다. 마음대로 생각하고, 하고 싶은 말은 할 수 있는 - 이 모든 자유가 당연해지기까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얼마나 소중한 건지 새삼 깨닫게 됐으니까.

책을 덮고 나서 마치 반딧불이 하나가 내게 다가온 것만 같았다. 그동안 장님이 코끼리 만지듯 북한을 바라보고 있었던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스쳐갔다. 당장 나서서 뭔가를 하진 않았지만 최소한 그들에 대한 오해는 확실히 풀 수 있었다. 지금도 북한에서 일어나는 일은 '남'의 일이라며 무심한 당신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많은 사람들의 애잔함이 모여 그들을 더 이상 외면하지 않는다면- 어쩌면 이 땅에 새로운 별이 뜰 수 있지 않을까. 그날이 온다면 시작은 분명 반디의 <고발>이었다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