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월급쟁이 부자들 - 투자의 고수들이 말해 주지 않는 큰 부의 법칙
성선화 지음 / 다산북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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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새로운 시장, 100억 월급쟁이 부자들


'그래, 월급쟁이 부자는 없지'라며 재테크에 열을 쏟다가, 다시 '중요한 건 역시 본업에 충실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을 때쯤이었다. 제목부터 눈길을 확 사로잡는 신간이 나왔으니, 바로 성선화 기자의 <100억 월급쟁이 부자들>이다.


우연히 학생 때 처음 접했던 <빌딩부자들>에서 시작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투자 가이드 <결혼보다 월세>, 월세·재테크·투자까지 두루 섭렵하는 '여왕 시리즈'까지. 웬만하면 책을 구매하기보다는 빌려서 읽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신간이 나올 때마다 바로바로 사다 보는 노력을 굳이 하는 이유는, 그녀가 내뿜는 '좋은 기운' 때문이다. 뭔가에 열심히, 열정적으로 매진하는 사람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특유의 기운은 '나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라는 일종의 자극제가 되곤 한다. 특히 그녀의 책에서는 공존할 수 없을 것 같은 '돈과 명예' 중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으면서도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더욱더 발전하기 위해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사는 게 절로 느껴진다.


<100억 월급쟁이 부자들>은 작가가 최근 새로운 분야인 투자은행(IB) 시장에 뛰어들어 직접 발로 뛰며 취재했던 모든 것을 쏟아놓은 책이다. 전작 <빌딩부자들>이 부동산 큰손들을 소개하며 부동산 시장을 알렸다면, 이번 신간은 '100억 월급쟁이 부자들'을 소개하며 대체투자 시장을 알리고 있다.

 

결코 페이지를 쉽게 넘길 수 있는 책이 아니다. 대체투자라는 분야 자체도 그렇지만 용어 하나하나가 생소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순서대로 읽기보다는 부록(대체투자 시장의 역사 및 특성, 용어 및 개념 정리)을 먼저 읽어보고, 아래 소개하는 책의 내용 중 흥미로운 부분부터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먼저 1부에서는 '흙수저의 경쟁력'을 주제로 이 시장의 진입장벽에 대해 말한다. 나만 하더라도 대체투자, 그중에서도 사모펀드는 일종의 사기라는 편견이 있었다. 절대 진입할 수 없는 '그들만의 세상'인 줄만 알았던 이 시장에 혈혈단신으로 당당하게 들어가서 엄청난 성과를 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끼, 깡, 꼴, 끈, 꾼' - 이 5가지 꼴만 갖추고 있다면 소위 흙수저일지라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여러 사람들의 인터뷰를 통해 증명하고 있다.


다음 2부에서는 진짜 월급쟁이 부자들, '한국 대체투자 시장의 큰손들'을 소개한다. 남들이 모두 아니라고 할 때, 뚝심 있게 밀고 나가 극적으로 성사시키는 대단한 사람들. 실제 업계에서 내로라하는 인재들인 만큼 눈에 띄는 구절도 많았다. 나를 바라보는 직원이 아닌, 나와 같은 곳을 바라보는 직원을 원합니다. 지금 내 기분이 어떻고, 지금 내가 뭘 하는지가 아니라, 지금 내가 추구하는 가치를 함께 바라볼 수 있는 직원들을 더 선호합니다.(p.132), 이 업이 주는 매력은 '모든 것이 다 어렵지만 또 모든 것이 다 만족된다'라는 점이에요.(p.190), 가장 중요한 건 신뢰죠. 신뢰를 바탕으로 한 협상력이 가장 중요해요. (중략) 이런 신뢰를 쌓아 나가는 게 제일 중요해요.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죠. 항상 마음속으로 '남한테 피해를 주지 않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자'라고 생각했어요. (p.205) 결국 오래 참고 버티는 사람이 이긴다고 생각합니다.(p.228) 이들의 이야기를 보면 '왜 성공할 수밖에 없었는가'가 명확히 나온다.


마지막 3부에서는 '일상생활 속 대체투자'라는 제목으로 실생활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브랜드에 얽힌 뒷이야기를 들려준다. 미샤가 재기할 수 있었던 이유부터 할리스커피에 1인 독서실이 생긴 이유, BHC가 전지현을 모델로 쓴 이유 등을 풀어낸다. 이미 친숙한 대상들이었기 때문인지 가장 쉽고 재미있었다.


이 책을 덮었을 때, 생소하고 미심쩍었던 대체투자라는 시장이 얼마나 매혹적인지 알게 됐다. 근로소득만으로 부자가 될 수 있는 블루오션. 여전히 '그사세'이긴 하지만, 새로운 세상으로 갈 수 있는 징검다리를 찾은 느낌이랄까.


당신이 부자를 꿈꾼다면, 꼭 알고 있어야 할 내용들이니 한 번쯤 읽어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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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남 오빠에게 - 페미니즘 소설 다산책방 테마소설
조남주 외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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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 "현남 오빠에게"


해외 출장을 10일간 간다는 며느리에게 '그럼 우리 아들 밥은 어쩌냐'며 걱정했다는 시어머니의 이야기, 직장 상사의 끊임 없는 사적인 카톡이 부담스러워 다른 상사에게 상담을 했더니 퇴사 권유를 받았다는 친구의 고민, 서른이라는 나이를 듣더니 '몸값 떨어지기 전에 어서 시집가라'는 이웃집 아주머니의 조언을 들었던 나의 경험까지. 여자들은 여자이기에 삶의 참 많은 순간, 시험에 들게 된다.
 
최근 사회적으로 '페미니즘'이 연신 화제다. 다수의 스타가 '페미니스트'임을 자처하기도 하고 관련 문학이나 다양한 상품이 출시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최근에 출간된 <현남 오빠에게> 역시 페미니즘 소설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페미니즘을 제대로 알고 있지도 않았거니와 이상한 거부감마저 느껴져서 선뜻 손이 가지는 않았다. 별 기대 없이 책장을 넘겼다가 '또 다른 친구의 이야기'를 발견하고는 자세를 고쳐잡았다.

 

<현남오빠에게>는 여성작가 7인이 각자 페미니즘을 주제로 쓴 단편작을 모아놓은 소설집이다. 무언가 거창한 주장을 하고 있는게 아니다. 그들은 그저 담담하게 여성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이자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현남 오빠에게>는 베스트셀러 <82년생 김지영>의 저자 조남주의 작품으로, <92년생 이소라> 정도의 느낌이었다. 주인공은 대학교 cc로 시작해 오랜기간 사귀었던 남자친구의 청혼을 거절하며 그간의 이야기를 편지로 작성해서 보낸다. 너무나도 익숙해서 놀랐고, 공감돼서 화났고, 단호해서 통쾌했다. 그러면서도 가슴 한 구석이 답답했던건 작가노트에서 그녀가 우려했던 것처럼 보복범죄의 가능성 때문이었다. 어쩔수없이 '부드러운 대처'를 고민하게 되는 건 역시 여자의 숙명인걸까? 아들의 결혼을 준비하며 새삼 달라진 며느리의 역할에 혼란스러워하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당신의 평화>, 아빠와 똑닮은 아들을 보며 걱정하고 고민하는 어머니의 이야기 <경년> 까지. 이 모두가 당장 내 옆에서 일어나는 일인양 자연스러웠다. 참 당연한 것들임에도 고민거리가 되고 특별한 수고가 필요하다는 사실이 안타깝고 답답했다.

 

꽤 오랜 시간 먹먹했지만 다행히 이어지는 <모든 것을 제자리에>, <이방인>, <하르피아이와 축제의 밤>, <화성의 아이>는 여자인 주인공이 이끌어가는 "소설"이라 한층 마음을 놓고 볼 수 있었다. 다만 이야기의 전개를 꽤 잘 맞히는 편인데, 모든 과정이 생소해서 조금 당황스러웠다. 너무나도 당연한 남자 주인공 자리를 차지한 여자 때문에 흥미진진하고 신선했지만 동시에 이 모든건 여성의 이야기에 너무 무심했기 때문이 아닐까.

 

"여자로 사는 일에 대해 자주 생각합니다. 어쩔 수 없다고, 별일 아니라고, 원래 그렇다고 생각했던 일들에 대해 자주 의심합니다. 저는 모두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라는 결말을 믿지 않지만 또 절대 불가능한 결말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들을 다시 한 번 곱씹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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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곡 인문학 - 조선 최고 지성에게 사람다움의 길을 묻다
한정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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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율곡 인문학]


율곡 이이하면 떠오르는 것이 '조선의 대표 성리학자이자 선비였다'는 점, '신사임당의 아들'이라는 점, '시무 6조나 십만양병설을 주장할 만큼 대쪽 같은 사람이었다'라는 점 정도가 아닐까 싶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만큼 유명하지만 정작 어떤 삶을 살았는지, 무슨 생각을 갖고 살았는지는 자세히 알지도 못하거니와 알고자 노력조차 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비단 현대인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조선 최고의 문인이라고 칭송받는 율곡조차 평생에 걸쳐 '사람다움의 길'에 대해 성찰했으니 말이다. 당대는 물론 지금까지도 존경받는 위인으로 그의 삶을 반추하다 보면 작은 단서라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율곡인문학>은 이이가 어릴 적 저술한 <자경문>에 밝힌 삶의 좌표와 신념을 토대로 그의 삶을 엮어 재해석한 책이다. '입지'부터 시작하여 '치언, 정심, 근독, 공부, 진성, 정의'까지 크게 7가지 주제로 나누고, 큰 뜻을 세우는 것의 의미와 방법부터 말을 다스리는 법과 마음을 안정시키는 법, 뜻을 한결같이 지켜나가는 지혜, 진정한 공부 방법과 자세, 뜻을 지키기 위한 집념과 열정, 사람이 지켜야 할 정의까지 다양한 고전과 사례를 통해 율곡이이가 지키려고 노력했던 '사람다움'의 의미를 전하고 있다. '선비의 삶을 위한 교과서'라고 칭해도 될만큼 구구절절 옳은 말로 가득 차있다.
 
'오랫동안 제멋대로 풀어놓은 마음을 하루아침에 거두어들이는 것, 그와 같은 힘을 얻기가 어찌 쉽겠는가. 마음이란 살아 있는 사물이다. 잡념과 헛된 망상을 없앨 힘을 완성하기 전에는 마음이 요동치는 것을 안정시키기 어렵다. 마치 마음이 어수선하고 혼란스러울 때 의식적으로 끊어 버리려고 하면 더욱더 어지러워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금방 일어났다가도 또 금방 사라졌다가 하여, 나로부터 비롯되지 않은 듯한 것이 바로 마음이다. 설령 잡념을 끊어 없애더라도 다만 이 '끊어야겠다는 마음'은 내 가슴속에 자리 잡고 있다. 이 또한 망령스러운 잡념이다. 어수선하고 혼란스러운 생각들이 일어날 때는 마땅히 정신을 거두어 한 곳으로 모아서 아무런 집착 없이 그것을 살펴야 한다. 결코 그러한 생각들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오래도록 공부하다 보면 마음이 반드시 고요하게 안정되는 때가 있게 된다.  일할 때 오로지 한마음으로 하는 것 또한 마음을 안정시키는 공부다. - <자경문> 中 3. 정심(定心) '
 
천재라던 율곡이이 마저도 마음을 다스리는 일은 참 어려웠던 모양이다. 자경문의 항목 중 가장 길게 서술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마음 공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을 했던 흔적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늘 시끄러운 마음 때문에 고민이었던 내가 이를통해 조금이나마 위안을 얻었다. 잔소리로 가득찬 책이 아닌, 조언과 위로를 건네주는 책이다.

'사람다움이란 인간의 도리를 배워서 깨닫고 실천하는 데서 나온다'라고 말하며 평생을 올곧게 살았던 그를 본받기 위해 비슷하게나마 행동하려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 '인생 참 잘 살았다'라며 미소 짓는 날이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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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영화 한 편 씹어먹어 봤니? - 학력도 스펙도 나이도 필요없는 신왕국의 코어소리영어
신왕국 지음 / 다산4.0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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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블로(에픽하이), 에릭남, 로이킴, 마동석, 정려원 -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영어를 원어민처럼 잘한다는 것. 워낙에 뛰어난 재능으로 본인의 위치에서 돋보이는 사람들이지만 이들을 더 빛나게 하는 건 아무래도 영어가 아닐까 싶다. 유난스러운가 싶긴 하지만, 확실히 '영어 버프'는 무시하지 못하는 것 같다. 언제부터인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늘 마음 한구석에는 영어를 원어민처럼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싶다는 욕구가 자리 잡고 있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시험을 위한 공부보다는 실생활에서 자유자재로 구사할 영어를 공부하고 싶었다. 하지만 도저히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방법을 도통 모르겠더라.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공부를 포기하게 되고, 영어실력은 늘 제자리였던 것 같다.

 

그러다 마주하게 된 이 책, <근데, 영화 한 편 씹어먹어 봤니?>.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혼자 영어공부를 시작해서 미국 UC 버클리까지 가게 된 저자가 본인의 이야기와 함께 효율적으로 영어를 공부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다른 어느 능력보다 듣기를 최우선으로 강조하는 저자의 공부법은 영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도 누구나 따라 할 수 있을 만큼 쉽다. 그저 영화 한 편을 고르고 무작정 따라 하라는 것. 그렇다고 무작정 영화를 보라고 강요하는 게 아니라 영화를 통해 공부하는 방법을 3단계로 나눠 설명한다. 어떤 영화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어떤 방법으로 봐야 하는지 그리고 그다음 단계는 무엇인지 차근차근 이야기하며 구체적으로 영어 공부 로드맵을 제시해준다. 그래도 몽글몽글 떠오르는 - 이를테면 '그래도 문법이 중요하지', '무조건 단어를 많이 외워야 하는 거 아닌가?', '언어는 어릴 때 배워야 한다던데 이미 늦은 게 아닌가?' 같은 식의 의구심들. 이는 제4장 '당신이 영어를 못하는 진짜 이유'를 통해 논리적으로 조목조목 반박하며 '영어를 잘 하고 싶다면, 꼭 영화 한 편을 내 것으로 만들 것'을 강조한다.

 

사실, 영어 공부법에 관한 책은 이미 많다. '떠먹여준다'라는 표현이 넘치지 않을 정도로 자세하게 공부법을 서술하고 있는 책도 왕왕 봤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읽는 내내 '메모해놨다가 나중에 찾아봐야지'라며 의지가 충만하다가도 책을 덮는 순간 모든 게 싹 사라진다는 것.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칭찬하고 싶은 건, 입체적인 독서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소리가 생명인 실제 발음, 각종 인터뷰 영상 등 궁금할 법한 내용 뒤에는 어김없이 QR코드가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이 QR코드를 인식하면 책의 활자를 영상으로 볼 수 있다.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니라 궁금한 건 바로바로 댓글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점. 그저 '이런 공부법이 있구나'라고 알고만 끝나는 게 아니라 진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여기저기 장치를 심어둔 것이다. 이처럼 어떻게든 독자와 소통하려는 저자의 노력을 보며 이 책이 다시 보였다. 이러한 저자의 수고가 헛되지 않도록 우선 지금 당장 애니메이션 '라푼젤'부터 씹어먹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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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미래 - 편견과 한계가 사라지는 새로운 세상을 준비하라
신미남 지음 / 다산북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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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워킹맘이 2015년 워킹맘에게 - 포기하지 말고 무게추를 잘 조절하며 더 멀리, 길게, 넓게 보길 바랍니다.


독서노트에 옮겨놨던 전주혜 전 부장판사의 칼럼(주간조선 2338호, 2015년 신년 특집)의 마지막 문장이다. 본인이 워킹맘이었기에 일하는 여자가 갖고 있는 고민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고, 일하는 엄마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과 행동에 대해 따뜻하게 조언해주고 있다. 이제 막 30대에 접어든 여성 직장인으로서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그려야 할지 매 순간 고민인지라 이처럼 성공한 여성, 혹은 그의 인터뷰가 있으면 보일 때마다 적어두고 대화하면서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라고 생각해보곤 했다.


그러던 차에 만나게 된 <여자의 미래>의 저자는 실로 어마어마했다. 한양대 공과대 입학생 1000명 중 거의 유일한 여학생, 삼성 연구원으로 재직하던 중 교통사고를 당하여 경영 분야로 커리어를 옮겨 맥킨지에서 근무. 이후 '(주)퓨얼셀파워'를 창업한 뒤 두산과 인수합병을 거쳐 '(주)두산, 퓨얼셀BU'의 사장이 된 여성 리더 신미남. 화려한 이력만으로도 그동안 그녀가 얼마나 당차게 살아왔는지 보여준다. 이렇게 성공한 여성이 같은 여성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어떨지 궁금해졌다.

앞으로 사회에 뛰어들 여성들과 리더로 우뚝 설 여성들에게
내가 걸어온 이 길이 용기이자 이정표가 되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이 책에서는 여자가 사회생활을 할 때 넘어야 할 산을 크게 세 가지로 정의하고 있는데, 육아(가정)·유리천장(사회적 편견)·심리적 장벽(개인 심리)가 그것이다. 이 중에서 공감 갔던 내용 중 하나가 여성이 겪는 다섯 가지 증후군에 관한 것이었다. 첫째, '과정 중심적 사고'로 인해 타인의 감정적인 공감과 인정을 기대하는 탓에 사소한 일에도 상처받는 유리 인형 증후군. 둘째, 겸손을 미덕으로 알고 자신의 역량과 역할을 스스로 제한하는 콩쥐 증후군. 셋째, 공사 구분 없이 타인과 모든 것을 공유하는 동반자 증후군. 그리고 변명 증후군과 마지막 공주 증후군까지. 실제로 회사 생활을 하며 열병처럼 앓았던 증후군도 있고, 아직 떨쳐내지 못한 증후군도 있어 흠칫했다. 그렇다면 이런 여성 특유의 성향이 나쁘게만 작용할 것인가, 그렇지 않다고 저자는 단호하게 말한다. 다가올 미래에는 여자의 본성인 '창의성·공감력·소통력·윤리성·유연성·적용력'으로 인해 더욱더 여자가 일하기 편한 세상이 올 것이라 단언한다. 이미 성공한 그녀의 잔잔한 조언을 듣다 보면 때론 많이 힘들고,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 순간도 있겠지만 나의 이 작은 선택이 결국 밝은 미래를 갖고 올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끔 해준다.

 

군계일학, 저자를 표현하기에 가장 안성맞춤인 말이 아닐까 싶다. 아주 어릴 적부터 '미남'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여느 남자와 비교해도 그녀는 뛰어났다. 학비가 전혀 없었음에도 유학을 선택했고, 열 시간 넘게 수술을 해야만 했던 큰 교통사고 이후에도 일을 선택했다. 아주 솔직히 고백하자면, 내가 같은 상황에 놓여있었더라면 포기라는 더 쉬운 선택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늘 스스로를 시험했고 더 멀리 볼 줄 알았다. 많은 학들이 닭으로 변하는 그 순간에도, 그녀는 꼿꼿하게 스스로 학임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제 막 닭으로 변신하려던 순간에 이 책을 만난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일과 가정의 갈림길에서 고민하고 있는 당신에게 추천한다. 여성이여, 조금만 더 힘을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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