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마음을 안아줄게요
김지훈 지음 / 진심의꽃한송이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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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더워져서 그런 건지, 생각이 많아져서 그런 건지 요즘 밤마다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눕기만 하면 바로 잠드는 게 큰 장점이었는데, 그것만 믿고 자신했더니 이렇게 큰코다치기도 하네요. 잠들기가 어려워 잠에 드는 시간도 늦어지고,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은 느낌이라 찾아보니 이런 걸 '불면증'이라고 하더라고요. 수면 시간이 부족해지니 낮에 일에 집중을 못 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의욕이 자꾸만 떨어졌습니다.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와중에 운명 같은 책을 만났으니, 많은 분들이 불면증을 고쳐줄 책으로 손꼽던 김지훈 에세이 <당신의 마음을 안아줄게요>입니다.



상당한 두께의 책으로 잠들기 전 머리맡에 두고 읽기 좋은 책입니다. 절판되었다가 독자들의 요청으로 예쁜 표지와 일러스트로 새 단장한 스페셜 에디션으로 다시 돌아왔다고 해요. <참 소중한 너라서>를 읽고 이미 푹 빠졌던 터라 이번에도 많은 기대가 되었습니다.




김지훈 작가는 출판 이래 꾸준히 사랑받는 책 <용기를 잃지 말고 힘내요>, <참 소중한 너라서>, <너라는 계절>을 출간한 저자로 무엇보다 섬세함이 굉장히 눈에 띄는 분입니다. 책을 연달아 읽어보니, 누구보다 공감능력이 뛰어나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 문장 문장을 읽을 때마다 '어쩜 이렇게 잘 알지?'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았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한 단어도 놓치지 않고 심사숙고했을 거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뛰어난 표현력을 자랑합니다.



"부디 당신을 향한 나의 진심 어린 걱정과 위로가 되고픈 간절함이 당신의 맘에 고스란히 닿아 소소한 응원과 위로가 되어주기를, 진심 다해 바라며."- 김지훈, <당신의 마음을 안아줄게요>, 진심의꽃한송이, p.9




목차를 살펴보면 이야기의 흐름, 내용을 엿볼 수가 있는데요. '그럼에도 오늘 하루, 참 수고 많았어요', '들어줄게요', '당신의 과정을 바라봐줄게요'와 같이 그저 묵묵히 바라보며 힘이 되어준다거나, '당신의 꿈을 응원할게요', '삶의 의미를 잃은 당신에게', '지금 힘들어하고 있는 당신께'와 같이 곁에서 응원을 해주기도 합니다. 가끔은 선을 넘지 않으며 툭툭 조언을 해주기도 하고, 저자 본인 역시 그렇다며 공감을 해주기도 합니다.




한 때 정말 시시콜콜 모든 감정을 주위 사람들에게 털어놓을 때가 있었습니다. 솔직한 편인데다가 표현에 거침이 없는 편이어서, 롤러코스터 같은 감정 기복을 오롯이 노출했었어요. 그게 참 편하기도 하고, 좋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런 행동이 민폐가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어떤 사건이 발단이었는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제대로 느낌표가 떠올랐던 것 같아요. '네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굉장한 에너지를 요하는 일이거든' 같은 류의 말 한마디였던 것 같습니다. 그때부터 조금씩 덜 표현하고, 삭이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아주 친한 친구들에게만 표현하다가 그다음에는 가족들에게, 그 이후에는 혼자서. 이렇게 차례차례 숨기는 연습을 했습니다. 덕분에 매일매일 순탄한 하루를 보낼 수 있었지만, 풀리지 않는 응어리가 마음속에 시나브로 남았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누군가 이런 모습을 알고 먼저 다가와 위로해주길 바랐었는지도 모릅니다. 구구절절 마치 모든 이야기를, 마음을 알고 있다는 듯이 위로하는 이야기로 가득하니 눈물이 핑 도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동안 잠 못 들었던 게, 자꾸만 다운되는 기분이 들었던 게 다 해소되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많은 걸 바란 게 아니라 누군가의 공감이, 위로가 절실히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때론 숨기기도 하고, 감정을 잘 컨트롤하는 게 진정한 어른이 되는 길이라고 생각했는데 참 외로워지더라고요. 저자는 그런 마음을 정말 정확하게 알고 있었습니다.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정말 구구절절 '이건 내 얘기다'라며 공감했던 내용입니다. 저의 경우엔 '예민하다'라는 수식어보다는 '소심하다'라는 게 더 적당한 표현이 아닐까 해요. 친하다고 생각했던 누군가가 평소와는 다르게 아주 잠깐 빛의 속도로 차가운 표정, 말을 건네는 순간 정말 순식간에 빛의 속도로 나락으로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이제는 평정심을 찾을 때도 됐는데, 정말 눈물이 후드득 떨어지는 제 모습을 보면서 흠칫 놀라기도 해요. 이제는 그런 자신의 모습을 너무나도 잘 알기에 상처받지 않으려고 적당히 거리를 두는 게 최선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아마 이런 생각을 그동안 글을 쓰면서 많이 내비쳤던 것 같기도 해요) 하루에도 열두 번씩 '내가 결정한 게 맞나', '이 생각이 맞을까'라는 걱정을 하는 제게 바로 옆에서 걱정 말라며 어깨를 툭툭 쳐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어린 나이에도 어리지 않은 깊이를 가지게 될 거예요.', '모든 사소함 앞에서도 깊고 뜨거웠던 당신이라서' - 정말 정확하게 콕콕 집어내며 위로해주는 이 분, 만나보고 싶지 않으세요?





오늘도 험난한 하루를 버텨낸 당신에게 수고했다고, 고생했으니 앞으로 더 잘 될 거라고 위로해주고 응원해주는 든든한 아군을 만날 수 있습니다. 표현하지 못했지만 마음속에 꽁꽁 숨겨뒀던 답답한 무언가를 하나씩 꺼내줄 거예요. 미처 자각하지 못했던 모든 근심 걱정을 싹 사라지게, 불면증을 싹 사라지게 해줄 겁니다. 더 이상 긴긴밤 혼자 지새우지 않게 우직하고 세심하게 옆에서 위로해주고 안아줄 <당신의 마음을 안아줄게요>, 불면증 책 추천합니다.




"오늘 하루도 예쁘느라 당신, 참 수고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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