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소중한 너라서
김지훈 지음 / 진심의꽃한송이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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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대한 불안감, 현재에 대한 불만, 과거에 대한 불평이 가장 큰 고민이던 때가 있었습니다. (아마도 20대 때 이런 생각을 가장 많이 했던 것 같네요.) 많은 책을 읽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하며 여러모로 직 ·간접적으로 배우면서 차츰 이 감정을 추스르는 방법을 배우게 됐습니다. 그저 속으로 끙끙거릴 게 아니라 그럴 시간에 뭐라도 해내면 모든 것이 바뀐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면서 점차 시간에 대한 일종의 불안감을 다스릴 수 있게 되었어요. 어른이 된다는 건, 여러 의미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가 바로 많은 분야에서 나 자신을 '컨트롤하는 능력'이 생긴다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미숙했던 모습을 하나하나 잡아가며 어른으로 거듭나고 있는 와중에, 여전히 힘든 것이 있으니 바로 '관계'에 대한 점이었습니다. 사회에 나와 더 넓은 곳에서 많은 사람과 저마다의 관계를 맺으면서 참 힘에 부칠 때가 많더라고요. 특히, 최근에는 사람들과 관련된 여러 문제가 한꺼번에 터져서 정말 힘들었습니다. 이럴 때, 모르는 누군가가 오롯이 나의 편에서 위로해주는 게 솔찬히 도움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오랜만에 서점에 가 보았습니다.



    

비소설 부문 베스트셀러에 당당히 자리 잡았을 뿐만 아니라 서점 한편에 컬렉션을 만들어둘 정도로 대단한 책이 있더라고요. 바로, 김지훈 작가의 에세이 신작 <참 소중한 너라서>였습니다. 파스텔 핑크의 차분하면서도 따뜻한 컬러, 서로 기대어 안아주고 위로해주는듯한 남녀의 모습이 시선을 확 사로잡더라고요. 표지도 감각적인 데다가 (에세이를 즐겨 읽지 않는 지라) 낯선 작가임에도 꽤 탄탄한 이력을 자랑하고 있기에 왠지 믿음이 가서 한 권 집어보았습니다.


  

있는 그대로 참 소중한 당신을 위해서,


자신을 위한 에세이로도 정말 좋지만, 곁에 있는 누군가를 위한 추천서로도 아주 좋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봤을 일상적인 고민들, 사랑, 이별, 꿈, 인간관계 등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들을 한 데 묶어 놓았습니다. 목차만 쓱 훑어 보았을 뿐인데 제목 옆에 기재된 페이지 대신 주위의 누군가의 이름이 떠오를 정도여서, 놀랍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지금 이런 고민을 하는 건 나뿐만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에 안심이 되기도 했어요.



'너의 앞 날에 도움이 되길'이라는 멋없는 문장 대신 굉장히 친절한 인사말이 처음부터 반겨줍니다. 같은 의미라도 이렇게 다르게 표현할 수 있다는 데 흠칫 놀랐어요. 어려운 단어는 단 하나도 없었는데, 이처럼 편안하고 따뜻한 말을 건넬 수 있다니요. 신기함에 프롤로그만 두 번 세 번 읽어봤을 정도로, 한 마디 한 마디를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흠, 감성이 메마른 누군가에게 쥐여줘도 괜찮을 것 같네요.)



"Don't try" 애쓰지 마라.



보통 출퇴근 시간에 짬을 내서 책을 읽는데, 하루를 시작하는 순간이기도 하고 주변이 환해서 아무래도 출근 시간에 읽는 책이 더 집중이 잘 되곤 하는데요. 하지만 김지훈 작가의 이번 에세이는 출근길 보다는 주로 퇴근하는 버스 안, 점심 시간에 잠시 여유가 생겼을 때, 새벽에 잠들기 전에 읽기가 더 좋았습니다. 혼란스러운 마음에 차분함을 선사해주더라고요. 게다가 추리 소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언제 어디서든 주변에 아무 것도 없이 그 공간에 나만 있는 듯한 느낌으로 확 몰입이 되는 신기한 경험을 했습니다. 도대체 무엇 때문이었나 고민을 해봤는데 아마도 언젠가 고민했던 내용, 한 번쯤 생각했던 내용으로 가득차 있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두 번의 각기 다른 주제로 덤덤한 위로가 이어진 뒤 마지막 챕터에서는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독자와의 대담을 각색한 내용이 실려있는데요. 마치 인터뷰를 보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덤덤하면서도 확신에 찬 따스한 위로가 끝도 없이 이어집니다. 물론 작가의 이야기가 정답이 아니라고 생각할지라도 마음이 따뜻한 누군가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렇게, 꼭 행복한 당신이 되어주세요.

부디 행복한 당신이기를.

지금도 행복한 당신이니까 :)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슬픔을 이해하지 못하는 누군가의 영혼 없는 응원보다는 마치 본인의 일인듯 공감하고 이해해주는 내 편이 필요할 때. 따스한 말 한 마디가 그리울 때. '힘내'라는 말을 건네기조차 미안할 때. 김지훈 작가의 신작 <참 소중한 너라서> 에세이추천을 살포시 해봅니다. 먹구름을 걷어내주고, 밝고 환한 하늘을 선사하는 힘을 가졌어요. 지금 이 순간 '고민'을 하고 있을 당신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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