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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일 - 지적 글쓰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스탠리 피시 지음, 오수원 옮김 / 윌북 / 2019년 11월
평점 :
품절
-"단어를 강력하게 만드는 것은 문법이다. 단어는 문법을 통해 제자리에서 다로 빛날 뿐 아니라, 질서 체제 내에서 연계를 맺음으로써 특정한 의미를 전달한다."(p11)
-숙련된 작가들은 흔히 탁월한 첫 문장만으로 애초에 끝장을 본다.(p16)
-문장을 쓰고 분석하는 연습에 시간을 많이 쏟을수록, 다시 말해 기초 문장을 변형하고 확장하는 연습을 하면 할수록 일은 점점 더 쉬워진다.(p44)
- 내용 전달, 즉 생각과 감정을 효과적이면서도 황홀하게 전달하는 일이야말로 문장이 도달해야 할 최종 목적지다.(p59)
-글을 쓰는 열망의 종착지는 결국 무엇인가를 말하는 것이고, 하고 싶은 말(내용)이야말로 일관성 있고 훌륭한 문장을 썼는지 판단하는 척도가 된다.(p60)
-완성을 바라는 욕망을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구절을 계속 쌓아가며 완성할 듯 말 듯 이어지다 마침내 종결된 문장은 믿을 수 없는 힘을 갖게 된다. 이러한 문장은 얼마든지 구축 가능하다.(p83)
-문장은 우리 삶과 우리 자신을 만드는 언어의 원천을 엄밀하면서도 유익한 방향으로 탬색하도록 만든다.(p269)
좋은 글은 좋은 문장들이 만들어 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좋은 문장들은 글을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기쁨과 경외감을 느끼게 한다. 문장은 많은 일들을 해낸다. 저자는 좋은 문장과 종속, 병렬, 풍자 형식의 문장들을 살펴보며 문장의 형식 범주의 사례를 제시한다.
저자는 글쓰기의 출발점은 형식에 있고 내용에는 관심을 두지 말라는 기존의 글쓰기 상식을 깨뜨리는 주장으로 시작한다. 문체나 스타일이라고 여겨지는 형식을 익히고 공부한다. 모방을 통해서 문장의 형식과 구조를 익힌다. 마지막에는 결국 내용이 중심을 차지해야 하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들은 저자가 말하는 일종의 문장의 공식으로 정리된다. "문장을 만드는 일은 문장을 이해하는 일이고 이는 다시 문장을 감식하는 일이다."
글을 쓸 때 가장 힘들다고 느끼는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이 내용 구조에서 실행하는 역할을 논한다.
첫 문장의 범주는 그것이 주제의 전개를 희미하게 예고하는 것을 기대할 때 비로소 의미가 있다.(p167)
마지막 문장에는 이점이 하나 있는데, 앞서 제공한 모든 내용이 발생시킨 흥미를 고스란히 물려받는다는 것이다. 마지막 문장은 시동을 걸 필요가 없다. 오히려 시동을 꺼야 한다.(p205)
첫 문장은 스토리 전개에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문장들로, 마지막 문장은 요약하거나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전망들에 대해 한꺼번에 축약된 언어들로 정리돼야 한다. 형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결국은 내용 또한 이 처럼 중요해진다.
책 속에서 저자가 칭찬하는 글과 문장은 "아름답다"라는 생각이 든다. 그림이나 멋진 풍경을 볼 때 느끼는 감탄들이 문장을 통해서도 느껴진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문장, 즉 글이라는 것이 더없이 매력적이며 그 폭이 넓고 깊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한 문장, 한 문장 깊은 사랑과 애정을 가지고 들여다본 후 만들어 낸 글쓰기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수월하게 읽히는 책이 아니어서 필사하며 꼼꼼히 읽었다. 그만큼 시간도 오래 걸렸고 이해하느라 나눠서 조금씩 읽었다. 저자가 말하는 문장들은 반짝반짝 빛이 난다. 때로는 음악 같기도 때로는 그림 같기도 한 문장들에 주의를 기울여 본다. 소설가를 꿈꾸는 작가들이 읽기에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장을 아끼고 사랑하는 독자들에게도 문장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움과 풍부한 매력들을 마음껏 느끼게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