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 셀 - 죽음을 이기는 첫 이름
아즈라 라자 지음, 진영인 옮김, 남궁인 감수 / 윌북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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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죽음이라는 현실을 즐겨야 한다. 삶이라는 난제에 열정적으로 맞서서 그 대가로 죽음을 받으리라고 실로 다짐해야 한다. 사람은 삶을 책임져야 한다. 삶은 우리가 나왔다가 도로 돌아가게 될 끔찍한 어둠 속의 작은 불빛이다. 우리는 품격을 잃지 않은 채 어둠 속 길을 지나야 한다. 우리 다음에 올 사람들을 위해서 말이다.(p25)

평생 암이라는 질병을 연구하고 수많은 암 환자들을 지켜본 의사 아즈라 라자의 이야기는 때때로 울컥하고 가슴 아팠다. 고통 속에서 괴로워하는 환자들의 사례들을 읽으며 그녀가 그들과 함께 고통스러워했던 감정들을 고스란히 전달받는다. 나이나 성별에 상관없이 암은 그렇게 예고 없이 찾아와 서서히 삶을 파괴시켜 나간다. 변덕스럽고 해로운 암이 누구에게 찾아올지는 전혀 예상할 수 없다.

'죽음에는 주고받음이 없다. 멀어짐만이 있을 뿐이다'(p269) 암 그리고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어떻게 건강한 몸을 유지해나가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작은 일에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순간들에 감사하지 못했던 시간들이 아쉽다.

아즈라 라자는 암 환자들이 더 나은 결과를 얻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암은 지금도 너무 많은 생명을 앗아가고 있지만 고칠수 있다는 희망으로 미래를 낙관하고만 있다. 하지만 그녀는 미래에 대한 전망은 비관적이며, 생존 기간을 몇 달 늘리는데 그치는 것에서 벗어나 암의 조기 발견과 예방을 통해 환자를 진짜로 고치는 일에 몰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암으로 남편을 잃고 많은 환자들을 떠나보낸 그녀가 하는 이야기는 절박하고 절실하다.

암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에게 삶의 무게감을 싣는다. 죽음 앞에 선 인간의 모습들과 남아 있는 가족들의 이야기에 슬퍼졌다. 책을 읽으며 아즈라 라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그녀의 연구에 대해 응원하게 되었다. 더불어, 암이란 질병으로 가까운 사람들을 잃지 않는 미래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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