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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뭐라고 - 시크한 독거 작가의 일상 철학
사노 요코 지음, 이지수 옮김 / 마음산책 / 2015년 7월
평점 :
나는 깨달았다.
사람을사귀는 것보다
자기 자신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더 어렵다는 사실을.
나는 스스로와 사이좋게 지내지 못했다,
그것도 60년씩이나. - p.187
저자가 서문에 쓴 이 글귀가 마음 한 구석에 박혔다.
어쩌면 타인과 잘 지내는 노력을 하다보니 자기자신에게
소홀하고 또 그것조차 깨닫지 못하고 지내온게 아닐까..
저자의 이름이 낯익는다 싶었더니 우리아이들 어릴적 그림책,
<100만 번 산 고양이><두고보자!커다란 나무>라는 책이
고2 아들방에 꽂혀 있다.
유방암말기로 3개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던날, 그녀가 내린 결정은
그야말로 누구도 생각지 못한 선택이다.
파란색 재규어를 현금지불로 구매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녀다운 삶에 대한 철학, 유쾌하고 멋지다.
목이 돌아갈 정도로 한국드라마(욘사마)에 빠지기도 하고
싫은 사람에게 먼저 절교를 선언하는 이 시크한 여성작가의
매력에 푹 빠져버린 11월,
사람은 좋아하는 일을 할때 가장 빛나고 이쁘다고 한다.
어차피 자신의 삶의 여정이 정해져 있다면
하루하루 빛나고 이쁜삶을 선택하며 살고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하여 옮긴이의 말처럼,
남겨진 우리의 삶은 질기게 이어진다. 그 질긴 개개의 삶,
찬란화 황홀이 좀처럼 찾아오지 않는 삶이 자칫 서늘하거나 버겁게 느껴지는 순간에,
누군가 그녀의 거침없는 문장을 떠올리며 소소한 위로를 얻게 되기를...
한 해의 끝자락, 12월을 사는 지금,
지금은 고인이 된 이 노작가의 글은 마치 아무도 걷지 않는 눈길의
처음 발자국처럼 선명하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