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부터 아이까지 - 가족을 만들어가는 숙제에 관하여
윤금정 지음 / 맥스밀리언북하우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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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부터아이까지 #자기계발서

대부분의 부부가 그렇듯이 나도 결혼 당시에 ‘부부’의 역할과 정의를 깊게 생각해보고 결혼의 여부를 결정하진 않았다. 그리고 결혼생활 15년을 해 오면서도 그 부분을 따로 놓고 생각해 본 적도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결혼부터 출산과 육아까지’ 내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잘못 된 점을 깨닫고, 앞으로 노력해야할 점들을 알게 되었다. 나아가 남아있는 수십년의 부부생활에 대한 마음가짐도 다잡을 수 있었다.

윤금정 작가님은 이 책에서 ‘가족의 정의’부터 짚어봐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내가 생각하는 가족이라는 중심에 어떤 존재가 자리하고 있을까? 그것에 대한 답변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나는 입으로는 가족간의 절대적 평등주의를 주장하면서도 실제로는 내 의견을 강력히 내세우는 이기적인 사람이란 걸 깨달았다. 내가 하는 모든 결정과 행동이 가족을 위하는 길이라고 착각하며 살아온 것이다. 그 안에는 내 역할에 대한 의무감과 불안한 미래를 대비하려는 안도감을 충족하려는 내 욕심이 깔려있었다. 나 외의 우리 가족 구성원들의 입장과 마음만을 순수하게 헤아려서 내린 결정들은 결코 아니었다.

작가님이 말씀하신대로 가족 중심에 부부가 아닌 자식이나 부모님이 대신하고 있으면 부부사이가 원만해지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많은 부부들이 자신들의 문제보다 자식 문제나 부모님 문제를 먼저 챙기기 마련이다. 나도 남편과 딱히 큰 문제는 없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부부만 놓고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사실 나와 남편은 결혼할 때부터 무자녀 계획이었다. 그땐 ‘딩크족’이란 말도 없을 정도로 결혼을 하면 당연히 아이를 낳는거라는 생각이 절대적이었다. 하지만 나는 아이들을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양보해가면서 육아에 최선을 다 할 자신이 없었다. 게다가 남편은 아이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의 의견은 일치했다.

그렇게 27살 풋풋한 나이에 결혼을 했고, 3년간 아이 없이 즐겁고도 열심히 살았다.

그러다 계획에 없는 아이가 생겼고, 수만가지의 생각이 내 머릿속을 괴롭혔다. 1박2일 여행을 가더라도 꼼꼼하게 숙소와 여행지를 검색하고 시간과 비용까지 모두 계산을 해서 떠나는 성격인데 출산이라는 이 중대한 사항이 계획도 없이 벌어진 것이다. 그렇게 혼란스러움 속에서 나는 엄마가 되었고, 내 남편은 아빠가 되었다. 그리고 엄마와 아빠가 된지 벌써 12년도 더 지났다. 그 12여년간 나는 어떻게 하면 아이를 잘 키울지에 대한 궁리를, 남편은 어떻게 하면 가족을 위해 경제적인 지원을 잘 해줄지에 대한 고민을 해왔던 것 같다. (‘부부’만을 위한 걱정은 없이!)

얼떨결에 생긴 자식이었지만 그들의 힘과 위치는 대단했다. 내 일을 포기하고 대신하는 육아는 나에게 있어서 내 능력을 대변하는 결과물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아이의 행복마저 내 의무이고 실수를 허용해서는 안될 것 같은 불안감도 있었다. 그러나 이 쯤에서 이 책을 만난 건 운명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가족에 대한 정의를 다시 한 번 짚어보고, 진짜 육아와 결혼에 있어서 무엇이 중요한 지를 생각해 보게 만들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해당사항이 없지만 ‘난임’과 ‘베이비시터’에 관한 고민도 풀어주신다.

마지막에 ‘보이후드’라는 영화를 소개하며 더 나은 배우자를 찾기 위해 이혼과 재혼을 반복하는 엄마의 모습은 많은 걸 암시해준다. 여기서 나는‘좋은 가족이란 완벽한 구성원을 찾아내는 것이 아닌 불완전한 형태로 시작하여 서로의 노력으로 더 나은 가정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이해했다.

여전히 결혼과 육아에 있어서 해답은 없다.
하지만 현명하게 대처할 방법들은 존재한다.
우리는 그러한 팁을 얻기 위해 이러한 책의 도움을 받아 볼 필요성이 있다.
결혼을 앞두고 계신분부터, 결혼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계신 분들 모두 이 책을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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