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올해의 추리소설 - 슈퍼모델
한국추리작가협회 엮음 / 화남출판사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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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년부터 올해의 추리소설을 모두 사서 읽었지만, '2004 올해의 추리소설 슈퍼모델'처럼 모든 작품이 실

망스러웠던 적은 없었다. 현대의 추리소설 기법이 다양하게 세분화 되었다 하더라도 적어도 추리소설이

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면 사건과 해결의 인과관계가 명확하거나, 사건 해결의 명쾌한 해설이 필수적이

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슈퍼모델에는 그런 점이 부족해도 한참 부족하다. 사건이 일어나고 형사들이 수

사를 하나보다 싶더니만 뜬금없이 해결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사건 해결의 열쇠가 수사관의 날카로운

지적능력이라기 보다는 어쩌다 발견한 운이라는 느낌이 강할 뿐이었다.

몇몇을 예로 들자면 우선 메인 타이틀인 <슈퍼모델>. 처음에는 내가 성인소설을 읽고 있는줄 알았다. 그

래, 요즘 추리소설에 이런 내용 없는게 어디 있어라는 말로 위로하면 읽었는데... 이유미가 박상기를 신

고해서 붙잡힌 건지, 이유미가 신고를 했다면 어떻게 한신애와의 일을 알고 신고를 한 것인지, 그게 아니

고 한신애가 신고를 한 것이라면 형사가 전하는 이유미의 말은 무엇인지 등...대충 내 나름대로 이러이러

한 내용인가 보다 추측을 해 보지만 읽고 나서도 끝이 개운치 못한 추리소설은 짜증만을 몰고 왔다. <검

은 머리의 외국인>은 또 어떤가? 사건 해결은 잠시 여행을 갔다 온 피해자 친구의 진술로 끝나버리고, 내

가 읽은 것은 갈팡질팡하는 수사관들의 모습에 대한 묘사가 주였다. <그리고 그곳에서>는 남편, 수영강

사, 관리 사무소 남자 모두 용의자가 될 수 있었지만  도대체 범인이 누구인지까지는 내 지적 수준으로는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진정한 논리와 감각으로 무장한 추리작가들이 펼치는 지적 모험과 서스펜스라는 타이틀을 붙이려면 올

해의 추리소설을 선정하는 기준은 무엇인지부터 밝혔으면 한다. 또 하나, 우리나라 추리소설 작가들이

적다고는 하지만, 왜 늘 비슷비슷한 작가들의 작품만 올해의 추리소설로 나오는 것인지... 2003 올해의

추리소설에서는 계간 추리문학에 나왔던 작품이 다시 실리기도 했다. 차라리 실험정신 강한 신인들의 작

품을 싣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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