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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행, 상실의 시대, 유성의 인연 같이 히가시노 게이고 원작 드라마나 영화는 봤어도 책으로 접한건 작년에 읽었던 노르웨이 숲과 고등학생때 선물받고 아직도 안 읽고 있었던 백야행이었다. 지금 백야행 드라마를 보면서 책을 읽는중인데, 문득 백야행을 읽다보니 다른책을도 읽고 싶어지는 맘에 핸드폰으로 드라마를 보다 알라딘 앱을 켰다. 히가시노게이고를 검색했더니 익숙한 표지들이 하나하나 보였다. 내 첫 추리소설인 방과후가 눈에 띄였다. 표지도 마음에 들었고 책의 굵기도 좋았었다. 그리고 고2때 같은 반이었던 히가시노 게이고 매니아였던 반 친구가 떠올랐다. 그 친구와 내 자리 주변의 몇몇 아이들에게 그 친구가 히가시노의 책을 빌려주었었다. 그 때 내가 읽었던게 붉은 손가락이었다. 대충 예상 가능했던 결말이었지만, 그 책을 시작으로 용의자x의 헌신, 레몬을 빌려읽긴했으나 읽다 말았던 기억이있다. 그리고 비밀, 비밀은 일본드라마를 먼저 보고 책을 샀었다. 지금은 아무리 찾아도 안보인다. 나도 모르게 팔아버렸나..여튼, 비밀이 1,2권으로 나누어졌었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고3때 친구가 생일선물 뭐 받고 싶어? 해서 백야행123권을 사달라고했었다. 아마 그 때 일드를 봐서, 원작을 보려고 사달라고 했었다. 그리고 한번도 읽지 않았다. 왜그랬는지 한 때 책을 미치도록 안 읽었었다. 고3때부터 대학교 1,2학년때까지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않았었다.

 

 원래 대학교 2학년이 되야하는 때에 난 휴학을 했었다. 그리고 알바를 했었는데 손님이 없고 가게를 곧 닫아서 정리만 조금 하고 나면 시간이 널널했다. 그 때 점장님이 책을 읽고 계셨고 나한테도 책을 읽어보라고 했다. 어느날 다른 시간에 일하던 친구가 놔두고 간 책을 읽었었다. 그게 잘 생각은 안나는데 라디오 작가님이 쓴 책이었다. 다른 소설들처럼 책장이 꽉 차게 쓴 글이 아니라 때로은 시처럼, 산문집처럼 짧은 글도 있고 가운데 정렬된 글도 있어서 읽기가 수월했던 책이었다. 너무 재미있어서 빌려서 집에 들고갔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지금에서야 백야행을 읽는다. 3권을 읽는 중인데 드라마와 같이 보니 아, 드라마에서는 이 부분은 생략했구나, 이런게 눈에 보이니 예전에 봤을 때 보다 더 재미있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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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비서들 - 상위 1%의 눈먼 돈 좀 털어먹은 멋진 언니들
카밀 페리 지음, 김고명 옮김 / 북로그컴퍼니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어딜가나 대학교 등록금이 택도 없이 비싼건 마찬가지인 것 같다. 반강제로 졸업하자마자 빚쟁이가 되어버리는 건 한국이나 미국이나 다른 나라들이나 다 마찬가지. 그렇게 비싼 4년 혹은 그 이상의 등록금 액수에 맞먹는 넥타이핀,술 등을 마음껏 사버리는 상사. 이렇게 허무한게 또 어디있으랴. 그 빚을 갚겠다고 쥐꼬리만한 월급에 비싼 물가를 버텨가며 전전긍긍 사는것도 힘들어 죽겠는데, 매달 학자금까지 갚으려면 과연 우리들에게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문화를 누릴 수 있을까?

 

 나도 졸업을 하고 이미 빚쟁이 신분이기에 공감이 많이 됐다. 그리고 지금은 백수인지라 폰타나가 부러웠다. 당연하다. 그렇게 큰 회사에 로버트의 비서이니까. 그래도 뉴욕에서 연봉이 3만달러라니 내가 뉴욕을 가보진 않았지만 좀 너무하다 싶었다. 한국에서도 삼만달러로 살기가 그리 넉넉치 않기에 짠 연봉에 놀랐다. 무엇보다 내 마음에 쏙 든것은 여자 비서들이 힘을 합쳐서 무언가를 해냈다는 성취감이 가장 크다. 흔히 주위 회사원들, 아니 그냥 이 세상 자체가 원래 중요한건 다 남자들 맡는건 기정사실화 되어있으며 디폴트인 것 처럼 느껴진다. 여성들은 주로 서포트를 하는 위치로 1인자는 절대 되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이 팍 드는건 어쩔 수가 없다. 실제로 대기업 임원중에 여성이 몇명이나 될까? 이번에 문재인정부가 들어서면서 여성 장관들이 몇몇 오르긴 했지만 그래도 한참 멀었다.

 

 tv만 틀어봐도 그렇다. 무한도전, 1박2일, 아는형님(이건 프로그램 제목부터 마음에 안든다.)등등 온통 남자들 천지다. 여걸식스와 같은 여성 개그우먼,방송인들 체제의 프로그램은 사라진지 오래고 최근에 한 언니들의 슬램덩크만 봐도 인기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1박2일과 같이 장수 할 수 없었다. 시즌제를 도입하며 점점 떨어지는 시청률에 또 금방 폐지되었다. 이런 불편한 현실을 살아가는 와중에 '도둑비서들'은 그나마 마음의 위안이 되었달까, 간접적으로 내가 가지고 있던 어떤 불만들을 해소시켜줬다고 말할 수 있겠다. 티나 폰타나. 너무 멋진 사람이다. 물론 불법을 저지른건 불법이기에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하지만 불법을 저지른 남성들은 잘만 살아가고있다.)어떤 위기를 멋지게 대처해가는게 멋졌다. 역시 킬링파트?킬링포인트라 함은 에필로그의 마지막 페이지가 아니겠는가. 자신의 상사였던, 그리고 이 미국의 언론을 들었다 놨다 할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제 발로 폰타나에게 찾아와서 각 회사의 대표라는 호칭으로 동등한 위치에서 만났다는거. 그리고 폰타나가 로버트에게  "근데 이번엔 저한테 라임 썰어주시는 거예요." 라고 말한 부분.

이렇게 통쾌할 때가 없었다. 폰타나가 이렇게 할 수 있었던 데에는 마지의 역할이 컸지만말이다. 우리 여성들은 모두 억압받고 살아가고 있다. 자신의 꿈을 향해 달리는데도 한계에 부딪치고 여성들에게는 더더욱 무언가를 주체적으로 한다는게 힘든 이 사회에서 도둑비서들의 폰타나,에밀리,웬디,진저,릴리,마지는 소설 속에서나마 나 우리들의 꿈을 실현시켜준다. 그리고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준다. 그들의 비영리단체가 계속 순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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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남 오빠에게 (어나더커버 특별판)
조남주 외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11월
평점 :
품절


페미니즘을 알고나서 내 주위 사람들은 페미니스트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그들이 궁금한것에 대해 정확한 대답을 해주고 싶어 몇권의 페미니즘 서적을 읽었다. 페미니즘 서적을 읽을수록 내 주위 사람들에 페미니즘을 알았으면 하는 생각보다 괴로움이 먼저 찾아왔다. 페미니즘 책의 주인공은 멀리서 찾을 필요없다. 그 주인공은 바로 누군가의 엄마이며 누군가의 할머니, 누군가의 며느리, 누군가의 딸 그리고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현남오빠에게는 내가 이때까지 읽은(그리 많지 않다.) 페미니즘 서적중에 가장 리얼하다. 왜냐하면 내가 겪은 일이기도 하며 내가 본 일이기도 하기때문이다. 너무너무 괴롭다. 페미니즘 책을 읽을 때면 항상 그렇다. 페미니즘은 여성에게 괴롭다. 아예 몰랐으면 좋은게 좋은거지 하며 맘 편하게 살아갈 수 있었겠지만 페미니즘을 알고 책을 한 권이라도 읽는다면 삶의 방향은 완전히 달라진다. 부모님이 불편해지고 남자친구와 다툰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줄 때 불편해진다. 이 불편함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받아들이면서 또 다른 불편함을 읽고 듣고 본다. 그리고 차차 입을 연다. 잘못된 것에 잘못되었다고 말하고 너의 잘못이 아니라는것에 아니라고 말한다. 그렇게 주위 사람들을 전염시킨다. 내 주위 사람들에서 그들의 주위 사람들에게, 또 그들의 주위 사람들에게 전염된다.
이것이 내가 바라는 내 미래의 모습이며 페미니스트가 된 모든 사람들의 모습이다.

 

 

 책 내용도 내용이지만 내가 여자라 그런건지, 작가노트를 보며 정말 많은 공감을 했다. 특히 기억에 남는건 손보미 작가님의 이방인의 작가노트였다. 작가님은 이 기획을 청탁받고 여성주인공을 제한시켰다고한다. 작가님이 여성주인공을 제한시킨것 처럼, 나도 페미니즘을 접한 후에 나를 제한시키곤 했다. 색깔의 선택에 있어서 분홍색보다는 파란계열을, 옷의 선택에 있어서는 공주풍의 원피스보다는 시크하고 일자로 떨어지는 원피스를, 심지어 음료의 선택에 있어서 캬라멜 마끼야또같이 단 커피보다는 덜 단 커피로. 나도모르게 나를 제한시키고 있었다. 꼭 분홍색을 좋아하고 공주풍의 원피스를 입은 달달한 캬라멜마끼야또를 마시는 사람은 페미니스트가 아닌것 마냥 아주 바보같은 짓이었다. 몇주 전, 나는 남자인 친구를 만났는데, 나한테 먼저 마카롱을 먹으러 가자고 했고 달달한 카페모카를 항상 마신다고했다. 맞아, 남자들도 이런거 좋아하는데, 아니 그냥 그 사람의 취향이 그런건데.

 여러 광고, TV맛집프로그램의 자막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아주 이상한 문장이 하나 있다.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맛' '여성분들이 좋아하는 디저트' '여심을 사로잡는 단맛!' 과 같은 문장들이다. 이게 무슨 말일까?
그렇다면 여자가 아닌 남자들은 단맛을 싫어하고 예쁜 디저트를 먹지 않는다는 말인가?
순 엉터리의 말이다. 그리고 내가 싫어하는 말들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엉터리 문장에 익숙해진 나는 나도 모르게 달지 않은 음료를 골랐다. 난 페미니스트니까. 그들의 프레임에서 벗어나겠어!하면서 말이다.
애초에 이런 문장은 엉터리며 모든 사람들은 각자의 취향에 맞춰 살아가면 되는것이다.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2년이 되어가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페미니즘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하고 알아가려고 해야하며 더 자주 입에 올려야 한다. 그래야 세상은 바뀌니까. 그래야 우리 여성들이 온전한 사람으로 대접받을 수 있으니까말이다. 이 세상의 디폴트는 남자가 아니라 사람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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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보내지 마 민음사 모던 클래식 3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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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의 책을 읽어본적은 한번도 없는 것 같다. 나는 주로 국내,일본 서적을 주로 읽기에 어떻게 보면 당연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즈오 이시구로' 완벽한 일본이름이 아닌가.
그런데 그는 영국에 이민을 간 영국 사람이었다.


 처음 책의 뒷면을 봤을 때 간략히 적혀있는 책 속의 상황들을 보며 생각했던 줄거리와 지금, 완독한 후 줄거리는 매우 다르다. 처음엔 '클론'들이 마치 영화 '아일랜드'처럼 직접 근원자에게 찾아가서 어떤 논쟁이나 싸움을 하거나 이 클론에 대한 아이디어를 처음 낸 높은 사람을 찾아가서 어떠한 숨겨진 비밀을 밝혀내거나 하는 내용을 상상했다. 난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읽는 편이다. 옮긴이의 말은 당연히 뒤에 있으니 내용을 다 읽고 봤다. 첫문장에 바로 볼 수 있다. 긴장과 흥미진진한 속도감이 있는 책은 아니라고. 그리고 옮긴이의 말을 다 읽어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본질은 일본이다. 아무리 그가 어린시절 이민을 가고 영어를 쓴다고 해서 그가 일본의 핏줄인게 부정되지는 않는다. 그리고 주인공인 캐시는 헤일셤을 떠난 뒤에도, 바깥세상을 경험 한 뒤에도 헤일셤을 계속 떠올린다. 루스가 다른 사람들과 어울릴 때도 캐시는 헤일셤을 생각하고 그들만의 어떤 결속감에 대해 상기시킨다. 그걸 보면서 이 책이 클론에 대해 쓴 것이긴 해도 캐시는 작가의 마음이 투영된, 그러니까 자신의 본질에 대해 상기시키는 마음을 투영한 캐릭터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생각만 해왔던 복제인간, 클론같은 것들이 책 속의 시대처럼 만연하게 일어난다면, 나는 분명 어떠한 압력과 감금을 할지라도 클론들이 결국은 일어날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들이 그림을 통해보여준것 처럼 분명히 그들에게도 영혼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인간들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사회의 윤리를 파괴하고 캐시와 같은 클론들이 세상에 만연한다면 클론이 아닌 근원자들은, 근원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은 저주받아 마땅하다. 비록 이 소설이 SF물이고 소설 속에서 존재하는 상황이라고 해도 내가 죽은 후 몇십년 이내에 이런 상황이 금방 닥칠것만 같아 두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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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반양장) - 제10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78
손원평 지음 / 창비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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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톤 다운된 색감과 아무것도 응시하고 있지 않는 듯한 윤재의 눈동자와 무표정한 입을 보며 아몬드의 분위기를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처음엔 윤재가 부러웠다. 이 삭막한 세상을 살아갈때는 가끔 감정이란게 장애물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부끄럽게 울면 안되는 회사나 선생님앞에서 울어버려 쪽이 팔린다던지 화가 너무 나는데 화를 내면 안되는 상황이라던지. 감정은 때때로 일을 못하게 하거나 쓸떼없이 진정되지 않아 폐를 끼치곤 하니까. 그런데 윤재처럼 내 눈앞에서 가족이 죽어도 아무감정을 못느낀다면, 감정을 학습해야한다면 대체 그건.. 차라리 쪽을 팔리는게 나을 것 같다.

 그래도 그때문에 좋은 단 한가지는, 곤이와 친구가 될 수 있다는게 아닐까 싶다.

나도 학생일때, 곤이같은 아이들을 보면 뭐랄까. 쟤네는 왜 저렇게 살지?하며 한심함반 불쌍함반인 시선으로만 쳐다봤지 곤이처럼 다가간다거나- 뭐 다가간것보다는 곤이를 받아들였다는게 더 맞는 표현같긴하지만- 그 이상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곤이처럼 겁이 많은 아이도 있고 도라처럼 당당한 아이도 있고 윤재같은 아이도 있고...

 어떤 책을 읽을 때마다 항상 사랑이야기가 나온다. 아몬드에서도 그렇고 다른 소설책에서도 그렇고. 나는 윤재가 모든 상황을 거치며 감정을 가지게 된 것 같지만 그래도 도라덕에 감정을 가지게된게 아닐까 생각한다. 역시 윤재를, 곤이를, 도라를, 나를 치유해 주는것도 사람이라는 생각을 또 하면서...

 

 번호로 나열된 챕터들이 읽기 편했고 책 크기도 줄 간격도 책 굵기도 문장의 길이, 단어의 선택마저 마음에 드는 책이다. 그만큼 빨리 읽히고 쉽게 읽히며 너무 사랑스러운 선윤재라는 아이를 그린 아몬드. 다들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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