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2 - 1 - Swallow Knights Tales, 재회 SKT
김철곤 지음, 김성규 그림 / 드림북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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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던 책인데 5년 후에 다시 읽으면 너무 유치할 뿐일 때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SKT는 처음 읽었던 중학교 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즐거운 책입니다. 가볍게 웃으면서 읽고나서도 '힘들게 살기로 각오한 것이 아니라면 어설프게 착한척 하지마' 같은 대사는 현실에서도 가끔 생각날 때가 있었지요. 캐릭터 하나하나에 애정이 가고, 여러번 읽어도 지겹지 않은 드문 소설이어서 용돈을 모아, 시험을 잘 보면 한 권 산다는 암묵적 협정을 어머니와 맺고 한 권 한 권 사모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SKT 2부가 나온다고 했을 때는 깜짝 놀라지는 않았습니다. 1부에서 제시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았으니까요. 애초에 현실에 완전히 해결되는 문제가 있겠냐만은 약간은 찜찜한 느낌도 남아있던 차였습니다. 작가님 블로그에 연재되는 내용을 보고, 책 디자인과 폭설 등의 문제로 출간이 지연되는 걸 기다리다가 yes24에 주문해서 드디어 받았습니다. 사실 받았을 때 책 상태가 좀 안 좋았어요. 약간 구겨지고 뭔가 좀 묻어있고. 그렇지만 반품하지 않았습니다. 읽어야 했거든요. 그리고 전혀, 정말 꿈에서도 예상치 못했던 내용과 만났습니다.

미국드라마를 보다보면, 가끔 한참 절정기이다 싶을 때 등장인물을 싹 교체하거나 스토리의 기본 구조를 완전히 바꾸는 경우가 있덥니다. 새로운 인물들이 자리를 잡는동안 이전 주요 인물들이 틈틈히 나타나서 익숙한 느낌을 좀 주고 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결국은 새로운 인물들로 어느 정도 대체가 되지요. 아니면 익숙한 인물이되, 완전히 새로운 스토리 구조로 이야기를 이어나가구요. 이전의 인물들과 스토리 구조에 익숙해져있기 때문에 처음에는 그런 변화가 달갑지 않지만, 결국 조금 지나서 보면 이렇게 새로움이 수혈되었기 때문에 새로운, 또다른 차원의 이야기가 가능하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SKT 2부 1권을 읽으면서도 처음에는 그 변화가 당혹스러웠습니다. 약간은 거부감도 들었구요. 왜, 어떤 소설을 정말 좋아하고, 특정 캐릭터를 좋아하게 되면 이 캐릭터가 죽거나 나쁜 일을 당하지 않기를, 혹은 변하지 않기를 바라게 되잖아요. 그렇지만 이 변화야말로 스토리가 늘어지지 않고 팽팽하게 이어질 수 있는, 그리고 한발짝 더 나아갈 수 있게 하는 새로움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고나니 이 이야기도 이대로 좋아졌어요. 어쨌든 다름아닌 그 작가님의 책이니까, 앞으로도 실망하지 않게 될 거라고 믿습니다.
 

최대한 스포일을 자제하며 리뷰를 쓰려고 했더니 변화의 당혹스러움에 대한 이야기 뿐인 리뷰가 되어버렸지만, 행간에 넘쳐나는 유머와 상상을 자극하는 색채 강한 이야기는 그대로입니다. 여전히 지하철이나 공공의 공간에서는 읽기 힘든 책이예요. 중간중간 터지는 웃음을 참기가 어렵거든요. 그럼에도 이 책을 오히려 추천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건, 그만큼 좋아하는 책이기 때문에 혹시라도 다른 사람이 마음에 들어하지 않으면 어쩌나(취향은 가지각색이니까요)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만약 당신이 판타지를 마뜩찮아 하시는 분이라해도, 그리고 그 이유가 과한 비현실성과 개연성 없는 스토리 전개, 천편일률적인 인물과 구성 때문이라면 이 책이 당신께 새로운 시선을 가져볼 기회를 제공할 거라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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