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속말을 하는 곳
윤병무 지음, 이철형 그림 / 국수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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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에도 따뜻한 도시에서 나고 자라온 내게

눈내리는 겨울은 늘 로망이다.

 

원고지같은 문풍지위로 쓰여진 저 글귀가

"어서어서 들어와" 

하고 나를 유혹하는 듯하다

 

왠지 따스한 아랫목에

 

방금 아궁이에서 꺼낸 뜨끈뜨끈한 군고구마와

 

함께 내 할머니가 활짝 웃으며

 

나를 반겨 줄것 같은 저 문을 열어본다.

 

내 이름 석자가 적힌 작가님의 따뜻한 손글씨가

 

그린카펫위에 하얀눈이 내린듯 따스히 날 반겨준다.

 

     

작가님은  추억의 시간을 장소로 나누어

 

소곤소곤 이야기를 해주시면서

 

마치 나와 동행이라도 한 것 마냥

 

살아오면서 지나쳐왔던 모든 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절로  데려다 준다. 

 

 

수많은 장소(곳) 중 에서 나는 재래시장이 가장 좋다.

 

엄마랑 손잡고 가던 그 곳은 내게 천국과 같은 곳이다.

 

이리저리 여기저기 눈이 돌아가며 구경하고

 

가격흥정에 성공한 엄마와 함께 개선장군이 된 듯

 

시장한바퀴를 돌고 집으로 돌아올때 쯤이면

 

골목길 한귀퉁에서 쭈그려 앉아

 

할머니가 팔던 순대를 먹는 일은

 

어린 나에겐 금은보화를 얻는 일과도 같았다.

 

나의 어린 시절엔 대부분이 저런 골목길에서

 

언니, 오빠, 친구, 동생들 한대 모여

 

바닥에 돌로 그림을 그려 사방치기, 하늘땅 등등

 

신나게 뛰어 놀던 기억이 아련하다.

 

요즘 우리 아이들은 그런 놀이를

 

할 수 있는 공간도 시간도 없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

 

추억의 장소로 소환되어

 

작가님의 이야기를 듣다 그 이야기가 못내  

아쉬워 질때면 작가님은 

어찌 눈치를 채셨는지 *덧말 을 통해  

아쉬움을 달래주시고 그 장소를 떠납니다.

그래서 난 다음 추억의 장소로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이동한다.

  

누구에게나 시간과 장소는 있다.

하지만 그 곳에서의 추억은 모두에게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님은 모두에게

그곳들을 눈으로 읽고

마음에 담을 수 있도록 하는

시간마법을 쓰신 듯 하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시간여행을 할 수 있게 해준 허니밴드에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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