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괌은 신비로운 나라다. 책표지 색처럼 푸른 바다빛깔이 넘실거리는 나라. 바다가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나라.
이 책을 소개 받았을 때, 그리고 책을 읽을 때 난 '우리 엄마가 죽었다'라는 말을 먼저 들었다. 자살일거란 생각은 못했는데 이사벨 엄마는 무슨 까닭인지 어느 날 갑자기 자살을 했다. 이사벨은 이유를 몰랐지만 이사벨의 일기 속에서 아빠나 이모는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이사벨 엄마가 삶에 힘겨워한다는 것. 많이 우울해 했다는 것을 말이다. 엄마가 갑자기 사라진 이사벨 네 가족은 고모댁으로 가버린다. 그곳에서 이사벨과 동생들은 '엄마'란 말이 금기라도 되는 듯 입밖에 꺼내지 않고 살아간다. 학교에서 친구들도 그랬다. 그렇게 지내다 몇 달 뒤에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집으로 돌아오니 남동생은 표나게 이상해지고 있었다. 노래도 잘부르고 '우쿨렐레'라는 악기도 잘 연주했던 동생은 음악도 말도 잃어버리게 된다. 그러면서 밤마다 벽을 긁고 팔에 낙서를 하는 등 이상한 행동을 했다. 결국 여왕을 뽑는 파티가 있는 날 프랭크는 몸에 자해를 하고 거의 죽을 지경이 되어 병원에 실려갔다. 이사벨은 동생의 이상행동을 알고 있었지만 모르는 척하고 있었던 터라 자기 책임이라고 자책하며 혹시나 동생 프랭크도 엄마처럼 죽었을까봐 가슴아파한다. 이사벨은 엄마가 없는 집에서 엄마같았다. 동생들 챙기고 가게보고 잠자리도 봐주고.... 엄마를 잃은 상실감이 큰데 그것을 다 표현하지 못하고 그렇게 생활하면서 이사벨은 웃음을 잃었다. 굉장히 힘들었나보다. 그런 이사벨이 다시 웃음을 찾을 수 있도록 에드 선생님이 도와주셨다. 그리고 이모, 아빠, 로만과 친구들도 이사벨을 도와주었다. 그 선생님의 도움으로 프랭크도 다시 우쿨렐레를 치게 되었다. 여동생도 더이상 밤에 잠들어 침대에다 오줌을 싸지도 않게되었다.
굉장히 힘든 일을 겪었을 땐 꼭 정신과 상담의가 아니더라도 누군가 옆에있는 사람에게 말해야한다. 나 지금 힘들다고 말이다. 도움을 청하면 도와줄 사람들은 가까이 있다. 아무말 안하고 그렇게 혼자 고민할 땐 웅크리거나 사람들 만나는 것조차 피하게 되거나 자책하거나 삶에서 어두운 면만 바라보며 괴로워하게된다. 그런데 일단 누군가에게 말하면 다른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게 된다.
책을 읽으며 여러가지 생각을 했다. 부모님이 나이들어 돌아가시는 거랑, 자살은 또다른 느낌의 충격일 거란 생각도 했다. 자살로 인해 엄마를 잃었을때의 상실감은 감이 안온다. 어떤 것일지. 그리고 또 세상은 살아가다보면 누구나 즐거운 때도 있고 힘든 때도 있다. 누구나 겪는 일이니깐 너무 괴로워 말자구 하는 등등 읽고나서 마음속 그릇이 더 커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