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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학 콘서트 - 스토리텔링으로 누구나 쉽게 배우는 ㅣ 회계학 콘서트
하야시 아쓰무 지음, 박종민 옮김, 김항규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0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워렌 버핏처럼 재무제표 읽는 법>(이민주 지음, 살림Biz)을 읽고 난 후 재무제표에 대해서 더 많이 이해하고 싶어서 읽기 시작한 책이다. 선택의 결과는 성공이다. 재무제표에 대해 쉽고 재미있는 방법으로 이해하게 된 것 같다.
이 책은 소설이다. 재무 현황이 엉망 진창인 의류회사 '한나'가 나오고, 주요 등장 인물은 '한나'를 회생시키고자 하는 신임 사장 유키와 회계 관련 컨설팅을 해 주는 아즈미 등이다.
소설은 '한나'라는 의류회사 사장이 그의 딸 유키에게 부실기업을 유산으로 남기고 돌연사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유키는 회사 경영에 전혀 관심이 없고 골치 아픈 것은 질색인 디자이너일 뿐이다. 한나에 막대한 자금을 대출해 준 은행에서는 회사를 회생시키라고 1년간의 말미를 주지만, 회사 경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유키는 막막하기만 하다. 하지만, 유키와 같은 아파트에 회계 전문가인 아즈미가 살고 있다!
등장인물은 유키와 유키의 어머니, 아즈미, 지점장, 경리부장, 생산부장, 영업부장, 제조부장 등이고, 소설은 유키와 아즈미의 상담 내용을 통해서 전개되지만, 내용을 정리하거나 알기 쉽게 하기 위해 표가 많이 사용되는 것이 일반 소설과 다른 점이다. 나오는 장소는 늘 음식점이고. 이렇게 단순한 구조의 소설이지만, 독자에게 전달해 주는 내용은 확실하다. 기업의 회계, 다시말해 재무구조와 경영의 관계이다.
숨은 그림 찾기
우선 '한나'의 재무현황을 알기 위해서는 손익계산서를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손익계산서에는 매출액이 나오고, (매출하기 까지 소요된) 비용이 나온다. 이익은 매출액과 비용의 차이이므로, 매출액보다 비용이 크다면 손해를 본 것이다. 회사의 순이익을 알기 위해서는 매출액에서 매출원가, 판매비 및 일반관리비, 영업외비용, 특별손실, 법인세비용은 제하고, 영업외수익과 특별이익은 더하면 된다. 손익계산서에서 '재무현황'이라는 숨은 그림을 찾아내면 회사의 경영상태가 어떤지를 알 수 있다.
시간이 흘러 아즈미는 '한나'의 적자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구조조정과 슬림화를 제안하는데, 어디를 어떻게 구조조정하고 슬림화할지는 대차대조표에 숨은 그림처럼 박혀 있다. 대차대조표의 왼쪽(차변)에는 유동자산과 고정자산이 나오고 오른쪽(대변)에는 부채와 자본 등이 나온다. 주식투자시 중요 지표라고 하는 총자본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대차대조표만 봐도 계산이 된다.
재무제표의 하나인 현금흐름표는 물통과 수도꼭지 그림을 통해 너무나도(!) 쉽고 명쾌하게 나와 있다. 물통(1년간 창출한 영업활동에 의한 현금흐름)에 담긴 물이 물통에 연결된 3개의 수도꼭지(투자용, 재무용, 주주용)로 흘러 들어가는 것으로 표현했다. 저자가 지향하는 현금흐름은 영업현금흐름은 흑자, 투자현금흐름(설비구입)과 재무현금흐름(주주에게 환원)은 적자인 상태이다. 현금흐름표를 보면 현금의 증감내역과 잔액을 알 수 있다.
생활 속에서 배우는 경영
아즈미는 유키에게 경영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 상담 장소로 초밥집, 만두가게, 프랑스 고급 레스토랑, 와인 레스토랑, 중국 전통 레스토랑, 100년 전통의 메밀국수집, 횟집 등을 정한다. 이 곳에서 아즈미는 박리다매와 브랜드화, 고급화 전략, 원가절감, 인재육성에 이르기까지 경영에 필요한 지식 전반을 시의 적절하게 제시하므로써, 경영에 관해서는 문외한이었던 유키가(또한 독자가) 경영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아울러, 경영비전과 PDCA 사이클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회사의 방향성과 목표를 돌아보게 해 준다. PDCA 사이클은 P(Plan, 목표설정 및 활동계획수립), D(Do, 실천 및 실적의 측정), C(Check, 평가 및 분석), A(Action, 개선활동)이 순환됨을 말한다. PDCA가 나선형으로 상승순환하면서 경영비전을 이루게 되는데, 경영비전이나 PDCA는 경영 뿐만 아니라 인생살이에 적용해도 좋을 것 같았다.
지식을 전달하거나 지식을 습득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재무제표 읽는 법을 알려주는 책을 이어서 읽다보니 새삼 느끼게 된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읽었던 책은 재무제표에 대한 설명과 사례분석인데 반해, 이 책은 소설 형식을 통해 재무제표가 무엇인지를 알게 한다. 소설로 읽다 보니 회계 또는 재무제표에 대한 거부감을 떨쳐버릴 수 있고, 소설 답지 않게 자주 나오는 도표는 내용을 정리하도록 해 준다. 기업의 경영이나 회계에 관심있는 사람, 주식투자를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강력 추천한다.
- 인상깊은 구절 -
"회계가 엉터리라는 게 아니라 회계의 본질을 말하는 거야. 회계는 자연과학처럼 절대적인 진리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규칙 속에서 상대적인 진실을 추구하는 거야. 회계는 규칙을 위반하는 것을 싫어해. 자의성이 개입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지. 자의성을 억제하려면 '지속적인 규칙 적용'(기업회계는 처리의 원칙과 절차를 매기에 계속 적용하며, 함부로 이를 변경해서는 안된다)을 전제로 해야만 해. 도로교통법처럼 말이지."(P.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