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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화원에서 꿈을 꾼다 - 뷰티플 라이프 스토리 2
요시나가 후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3년 3월
평점 :
절판


요시나기 후미의 책은 언제나 기다려진다. 간간히 그리고 재빠르게 그의 작품들이 출판되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에도 그의 팬들이 꽤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는데..그의 변하지 않는 작품세계와 인간을 바라보는 시선에 매번 감탄을 금할 수 없다.

<서양골동양과자점>에서 화려한 프랑스양과자의 세계를 펼쳐놓는가 싶더니만 마성의 게이가 튀어나와 잠시 시야를 어지럽게 하고는 인물들 각자의 사연을 섬세하고 무심하게 펼쳐놓는 걸 보면서 보통 내공을 쌓은 작가가 아님을 깨달았다. <양과자...>이후 그의 모든 작품을 다 찾아 읽어보았다. <아이의 체온>이며 <의욕가득한 민법>,<달과 샌들>,<제라르와 자크>등...적나나한 남성간의 성생활을 묘사하는 데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기도 하지만..무엇보다도 독특한 캐릭터를 통한 심리묘사와 그 주변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나 더 나아가 전문상식에 대한 오지랖이나 인간관계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요시나기 후미의 작품들은 그를 단순한 야오이작가로 머무르게 하지 않는 듯 하다.

<그는 화원에서 꿈을 꾸다>는 요시나기 후미의 장점이 가득 배어나오는 작품이다. 존재하지 않는 듯한 어느 시대를 배경으로 단순한 사랑이야기를 펼치는 듯 하다가 인물인물하나에 방점을 찍는 것을 보고 탄식섞인 한숨마저 나왔다.

이번 단편에서는 간만에(?)남녀의 사랑이야기도 나온다. 그리고 모든 종류의 사랑이 다 묘사된다. 요시나기는 어설픈 비극의 환타지에도 빠지지 않고 그렇다고 모두가 다 잘되었네~식의 해피엔딩도 꿈꾸지 않는다. 그들은 모두 그대로 살아가며 그안에서 삶의 희노애락을 겪으며 조금씩 성장해 나간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요시나기의 터치는 무척 간결하다. 심플하고 가녀린 선은 의외로 아름답다. 그만큼 시니컬하고 상처받은 듯한 표정을 잘 묘사하는 작가는 본적이 없는 듯 하다. 가끔 컷들은 정지되어있는 듯한 화면을 연상시키는데 그순간에는 마치 공기가 흐르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무심한 듯 흘러가다 어느 순간에 폭발적으로 터지는 감정선은 정말 일품이다.

<그는 화원에서 꿈을 꾸다>는 깊고 깊은 우물물을 퍼올리는 것처럼 끝없는 이야기의 연속이다. 세남자 각자의 사랑이야기가 연결고리를 가지고 펼쳐지는 것이 미스테리한 느낌마저 준다. 외로웠던 왕의 대사가 생각난다. 자신을 사랑스럽다고 표현하는 악사에게 왕은 울면서 말한다'나도 너처럼..되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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