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와 영성을 묻다 - 다원주의 시대, 복음의 다리를 놓는 12인의 현장 기록
팀 켈러.존 이나주 지음, 홍종락 옮김 / 두란노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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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요즘은 신앙 안에서 분명한 확신을 가지고 살고 싶어도, 현실에서는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부딪히는 일이 참 많아진 것 같습니다. 교회 안에서도 그렇고, 사회 안에서도 그렇고, 가정과 일터에서도 "어떻게 진리를 붙들면서도 사람을 잃지 않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자주 생기구요. 저 역시 글을 쓰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일을 하다 보면, 무엇을 말하느냐만큼 어떻게 말하느냐가 참 중요하다는 걸 자주 느끼게 됩니다.


그런 고민이 있을 때 읽게 된 책이 두란노 출판사의 "시대와 영성을 묻다"였습니다. 2020년에 출간된 "차이를 뛰어넘는 그리스도인"의 개정판인데, 지금 같은 시대에 더 와닿는 책이더라구요. 이 책은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자신과 다른 신념을 가진 이들을 존중하면서도 복음에 대한 확신을 잃지 않고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 갈 것인가?"라는 질문을 중심에 두고 끝까지 갑니다. 저는 이 한 문장이 책 전체를 관통한다고 느꼈습니다.


팀 켈러와 존 이나주가 함께했고, 여기에 여러 필진이 참여해서 한 사람의 주장만 밀고 가기보다 각자의 자리에서 오래 고민해 온 목소리들이 함께 담겨 있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구성도 흐름이 잘 잡혀 있어서, 다원주의 시대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서 시작해서 차이 속에서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 그리고 결국 복음을 삶으로 어떻게 살아 낼 것인가까지 차근차근 이어집니다.


읽으면서 특히 오래 남았던 건, 확신과 사랑을 서로 반대편에 두지 않는 시선이었습니다. 정치나 사회를 너무 절대화하지 않으면서도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태도, 세상과 단절하지 않으면서도 그 언어에 휩쓸려 중심을 잃지 않는 태도가 참 중요하게 다가왔구요. 또 2부에서는 무엇을 주장할 것인가보다 어떻게 연결하고 소통할 것인가에 더 집중하는데, 글을 쓰는 입장에서는 더 자극적인 말보다 더 정확한 말, 더 센 표현보다 더 진실한 언어가 필요하다는 부분이 특히 마음에 남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번역자로서 통로가 되어" 같은 장도 참 좋았습니다. 교회 안에서만 통하는 말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진리를 풀어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생각하게 됐거든요. 그게 진리를 낮추는 일이 아니라 사랑으로 전달 가능하게 만드는 일이라는 점도 참 깊게 남았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제 안에 오래 남은 단어는 "겸손, 인내, 관용"이었습니다. 확신은 있는데 사랑이 없고, 진리를 말하는데 경청이 부족한 시대에, 복음이 사람을 어떻게 낮추고 견디게 하고 다시 사랑하게 만드는지를 돌아보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결국 이 책은 "무엇을 믿을 것인가"만 정리해 주는 책이 아니라, "어떤 사람으로 살아갈 것인가"를 더 깊이 묻게 하는 책이라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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