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일 잘하는 디자이너 - 클라이언트 설득부터 타이포그래피, 색상 선택, 면접 준비까지! 현실 조언 69가지
시부야 료이치(파치파치 디자인) 지음, 안동현 옮김 / 이지스퍼블리싱 / 2023년 2월
평점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저는 사회초년생 때 웹디자이너로 3년 정도 일한 적이 있습니다. 전공도 아니었고 따로 디자인 공부를 깊게 한 것도 아니었는데, 툴은 어느 정도 다룰 수 있어서 일을 시작하게 됐구요. 그런데 하면 할수록 한계가 분명하게 느껴졌습니다. 매번 새로운 걸 만들어내야 하는 그 부담도 꽤 컸고, 결국 디자이너 커리어는 길게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1인 기업가로 일하고 있다 보니 오히려 디자인할 일이 더 많습니다. 혼자 상세페이지도 만들어야 하고, 썸네일이나 홍보물도 손봐야 할 때가 많아서요. 그럴 때마다 늘 느꼈던 건, 저는 디자인에 대한 "감"보다 기본적인 이론과 기준이 더 부족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번에 바빠서포터즈로 읽게 된 "일 잘하는 디자이너"는 그런 아쉬움을 꽤 잘 건드리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이 좋았던 건 "디자인 잘하는 법"보다 "일 잘하는 디자이너"에 더 가깝다는 점이었어요. 좋은 디자인의 원리나 색상, 아이디어 발상 같은 기본기도 다루지만, 수정 요청 앞에서 어떻게 흔들리지 않을지, 감정적인 피드백을 어떻게 걸러볼지, 커리어나 포트폴리오는 어떤 시선으로 준비해야 할지까지 같이 이야기합니다. 읽다 보면 예쁜 결과물을 만드는 법만 말하는 책은 아니라는 게 금방 느껴집니다.
특히 기억에 남았던 건 좋은 디자인의 기준을 "보기 좋은 것"에만 두지 않는 부분이었습니다. 정보를 알기 쉽게, 그리고 매력 있게 전달하는 것. 이 기준이 저는 참 좋더라구요. 막연하게 감각의 영역으로만 생각했던 걸 조금 더 분명한 언어로 붙잡아 주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왜 어떤 디자인은 예쁜데도 잘 안 읽히는지, 반대로 왜 단정한 작업물이 더 오래 남는지도 다시 생각하게 됐구요.
피드백에 대한 부분도 많이 와닿았습니다. 디자인은 작업 자체보다 사람 때문에 더 지칠 때가 많잖아요. 이 책은 무조건 참으라고도, 날 세우라고도 하지 않고, 결과물과 나 자신을 조금 분리해서 보라고 말합니다. 그게 생각보다 단단한 태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전공자이거나, 실무를 하고 있지만 늘 감으로만 버텨왔다고 느끼는 분들께 특히 잘 맞을 것 같습니다. 화려한 기술보다 오래 일하기 위한 기준과 태도를 다시 잡아주는 책이었어요. 저도 읽고 나서 디자인을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보다, 먼저 일하는 기준부터 다시 세워야겠다고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