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으면서 빼는 살잡이 100일 다이어트
오윤호 지음 / 팜파스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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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꽤 오래 전에 샀던 것이다. 그것도 두 권이나.

왜 두 권씩이나 샀는지 기억하지 못 했는데, 다시 읽어보니 이 책의 레시피운동법이 마음에 들어서였던 것 같다.

 

이 책에선 그 무엇보다도 운동법이 꽤나 인상적이다. 일명, 살잡이 운동.

보통 살빼기 운동이라고 하면, 남자들처럼 근육을 키우는 근력 운동을 이야기한다. 근육이 있어야 살빼기 쉬운 몸이 된다면서.

맞는 말이다. 하지만, 한국 여성들이 선호하는 몸매는 근육질의 튼튼해 보이는 몸매가 아니라 가늘고 연약해 보이는 몸매다. 힘 줄 때 입으로 숨을 내쉬고 힘 뺄 때 코로 숨을 들이쉬며 천천히 하는 근력운동은, 한국 여성들이 원하는 몸매를 만들기엔 적합하지 않다.

저자는 그 부분에 착안하여, 빠르게 움직이는 운동법을 생각해 낸 것 같다. 기존의 살빼기 운동보단 근육이 덜 생긴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지금처럼 몸이 나빠지기 전엔 살잡이 운동은 운동도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힘든 동작이 하나도 없어서 매일 꾸준히 하기엔 너무 지루했던 것 같다. 그 정도로 유연성이 좋고 어느 정도 근력도 있었다는 의미겠지만.

허리디스크가 생긴 후론 아무 운동이나 할 수 없게 되었고, 결정적으로 허리에 부담을 주는 복근운동은 전혀 할 수 없었다. 그러다 보니 풀쪼가리를 배터지게 먹어도 변비에 시달렸고, 결국 변의조차 느끼지 못 하게 되었다. 장운동 촉진제도 소용 없었고, 장폐색 증상이 나타나야만 화장실을 갈 수 있었다.

 

도저히 이대론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허리디스크를 악화시킬 각오를 하고, 이것저것 운동을 시도하다 살잡이 운동에 이르렀다.

동작별로 한 번씩만 해 보았지만, 짧은 시간을 들이는 동작이 허리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기존의 살빼기 운동은 동작도 큰 데다 속도까지 느려서 허리에 부담을 주는 시간이 길 수밖에 없다. 특히 아랫배 빼기 운동(누워서 두 다리를 들었다 올리는 동작)은 전혀 하지 못 했다. 보통 사람들에게도 그 운동은 힘든데, 허리디스크 환자에게 쉬울 리가 없다. (물리치료사도 그 동작만큼은 못 하게 했다.)

허리디스크까지는 아니지만, 허리 근력이 약한 사람들에게 이 살잡이 운동을 추천하고 싶다. 주의할 점은, 시간이 짧은 운동을 한다 해도 항상 배에 힘을 주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방심하는 순간 디스크가 다시 튀어나올 것이다.

 

 

이 책에서 아쉬운 점은 식단이다. (레시피 말고 다이어트용 식단이 따로 있다.)

먹으면서 뺀다길래 저인슐린 식단을 떠올렸는데 아니었다. 아무리 봐도, 원푸드 식단이 포함되어 있다. 한 가지만 먹는 게 질려서 식욕이 떨어졌다가, 정식 식사 때 폭식하게 될 것 같은 식단이다. 기존의 열량 제한 방식과 그다지 다르지 않아 보인다.

100일간 이 책에 나온대로 하면 살이 빠질 것이다. 분명히 빠진다. 운동량을 한계까지 늘리면 100일씩이나 걸리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요요현상을 막으려면 그보다 더 긴 시간 동안 그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살을 빼는 데 시간이 적게 걸린 사람일수록, 그 유지 시간도 길어야 한다.

 

이 식단으로 운동까지 하면서, 요요현상을 막을 때까지 체력을 유지할 자신이 있는가. 난 자신이 없다. 이런 식의 다이어트 경험자로서, 이 책에서 나오는 식단은 추천하고 싶지 않다. 저인슐린 식단으로 식사를 하되, 이 책에서 나오는 운동법을 따르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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