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랑이와 돌랑이의 너티너티 숲속 여행
이영경 지음 / 엔씨소프트(Ncsoft) / 202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의 눈으로 숲으로 들어갈 때 만나게 되는 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몰랑이와 돌랑이의 너티너티 숲속 여행
이영경 지음 / 엔씨소프트(Ncsoft) / 202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양쪽 귀가 뾰족하게 솟아 귀여운 외모를 가진 몰랑이와 돌랑이는 오늘도 숲속으로 나왔다. 그곳에서 만난 건 잣송이 할아버지. 할아버지를 따라 씨름 대회 구경을 하기로 하고 길을 나선다.



잣송이 할아버지의 생김새는 우리가 흔히 보는 잣송이와 같으나, 길이가 길쭉하고 수염이 달린 것이 조금 우습다. 할아버지는 호두 할머니와 함께 씨름 구경을 하시겠다며, 근처 호두 과자 굽는 곳에 들른다. 그곳에서 할아버지는 아무도 따라할 수 없는 실력으로 호두 할머니를 찾아내, 같이 길동무를 삼는다.

그 이후로 이어지는 여정에는 계속해서 우연이 개입한다. 씨름 대회 구경을 하다가 중심을 잃고 떨어진 곳이 팝콘 트럭이라든지, 팝콘들이 줄지어 행진하며 연주하는 대열에 할아버지, 할머니도 참여한다든지, 그러다가 박자를 틀려 대열에서 도태되고 만다든지 하는 과정들이 발랄하게 그려져 있다.

그러다가 아이를 잃은 도토리 부모의 안타까운 사연이 나오고, 고마고만한 키의 도토리 아이들을 모두 비교하여 마침내 아이를 찾은 후엔, 도토리 부모가 베푸는 잔치에 가게 된다. 그곳에서 신나게 부르는 노래도 악보와 같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은 아이의 시선으로 숲에 들어가서 잣송이를 할아버지라고 여기며 모험을 시작하는 데서 모든 이야기가 시작된다. 호두, 팝콘, 밤, 도토리, 호박씨 같은 숲의 산물들이 동심을 만났을 때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 수 있는지, 상상의 나래를 통해 우리에게 보여주는 <너티너티 숲속 여행>을 함께 떠나 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생각보다 잘 살고 있어 - 이 시대 2인 가족의 명랑한 풍속화
박산호 지음 / 지와인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생각보다 잘 살고 있어>는 스릴러 소설 전문 번역가인 저자가 딸 릴리와 함께 명랑하게 살아가는 이야기다. 가끔 등장하는 고양이 송이도 아주 사랑스럽다.

나 역시 비록 출판번역가는 아니지만 번역을 하면서 살아가는 입장에서, 번역으로 생계를 꾸리기 위해 고군분투 일하는 저자의 모습에서 동병상련을 느꼈다. 나도 10년 정도 더 번역을 하면 저자와 같이 "중견" 번역가로서의 입지를 가질 수 있을까? 자신은 없지만 그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엄마가 자주 생각났다. 아무래도 엄마인 저자가 딸 이야기를 하곤 할 때마다, 우리 엄마는 어땠더라, 하고 기억을 되새겨 보게 되었던 것 같다.

예를 들면, 책 41-43쪽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저자의 딸 릴리는 고3 학생으로, 벌써 영어와 일본어를 유창하게 하고 불어도 배워 보고 싶다는 소망을 엄마에게 이야기한다. 그런 딸의 모습을 보면서 저자는 부러움과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

그런 저자의 모습에서 나는 우리 엄마가 겹쳐 보였다. 어렸을 적 너무 가난해서 고등학교 진학을 1년 미루고 농사일을 거들어야 했던 엄마는 영어 교사라는 꿈이 있었다고 한다. 중학교 때 처음으로 영어를 배우면서 학교 선생님으로부터 발음이 좋다고 칭찬을 듬뿍 들어서였다고 했다. 결국 엄마는 대학 진학 대신 취업을 해야 했고, 회사에서 아빠를 만나 결혼을 해서 나를 낳았다.

나는 대학원을 들어가면서 영어 전공을 했는데, 언젠가 엄마가 나에게 마음껏 공부할 수 있는 모습이 부럽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 때 나는 내가 엄마의 부러움을 살 수도 있다는 사실이 낯설고 어색했는데, 이 책을 보니 그런 감정이 드문 것은 아니구나, 하고 이해를 하게 된다.



위의 사진에 나오는 대목은 릴리와 저자의 즐겁고 여유로운 일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비록 릴리의 학원비가 너무 많이 들어가 아찔해지는 순간도 있다곤 하지만, 토요일만은 이렇게 둘만의 브런치를 (주로 마라탕을!) 즐기는 모녀의 모습이 흐뭇하다.

이제 일곱 살이 된 고양이 송이의 모습도 군데군데 묘사되어 있는데, 그것 또한 기분이 좋아진다. 두 모녀가 싸울 때 그것을 진정시키기 위해 보여 준 송이의 행동이 묘사된 대목에서는 풉, 하고 웃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생각보다 잘 살고 있어>라는 가족에세이를 손에 들면, 편안하게 페이지가 넘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편의점 음식을 야식으로 즐기는 릴리와 그런 릴리를 바라보며 잔소리를 꾹 참아내는 저자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일상의 그런 장면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첫 마음 - 정채봉 산문집
정채봉 지음 / 샘터사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첫 마음>은 표지에 그려진 풋사과 한 알처럼 청량하면서도 시원한 느낌이 드는 산문들을 수록하고 있다. 작가인 정채봉 씨의 시나 동화를 그 분이 작고하시기 전에 종종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그 때마다 '동심'을 잃지 않은 분이라고 느꼈던 것 같다. 이번에 샘터에서 출간한 <첫 마음>은 필사 노트와 함께 배송된다. 일부러 노트를 따로 만들지 않아도 책에 나오는 보석 같은 구절들을 따라서 써 볼 수 있는 것이 좋았다.



책에는 구석구석 마음에 남는 좋은 구절들이 많았는데, 그 중에서 두 구절을 골라서 소개해 보고자 한다.


"그 시절에는 머큐로크롬 약 하나 있는 집도 드물었다. 지금도 잊히지 않는 일은 깨어져 피가 솟고 있는 무릎 상처에 흙을 뿌려서 지혈을 하곤 하던 기억이다. 햇볕이 쨍쨍 내리는 담 밑에 홀로 앉아서 빨간 피 번져 나오는 무릎에 솔솔 흙을 뿌리면 서늘한 기운조차도 느껴지는 것이었다." (20-21쪽)


위의 구절은 나의 유년을 떠올리게 해 주었다. 정채봉 작가는 어릴 적에 먼 곳을 바라 보고 다니는 습관이 있어서 자주 넘어지곤 했다고 한다. 그래서 할머니로부터 '먼산바라기'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고. 나의 경우에는 급한 마음에 서둘러 뛰다가 넘어지는 일이 많았다. 정채봉 작가의 어린 시절과는 달리, 우리 때는 머큐로크롬, 소위 '빨간 약'을 바르는 게 일상이었기에 정채봉 작가와의 세대 차이가 확연히 느껴졌다. 작가의 어린 시절에는 약 대신 흙을 뿌리곤 했단다. 그 장면이 눈에 보일듯이 묘사되어 있어서 내가 살아 보지 않은 시절을 살아 본 듯 느끼게 되었다.


"남의 허드렛일을 자기 일처럼 늦게까지 남아 하던 곰보 영감님을 사랑합니다. (...) 동네 머슴 제사를 1백 년이란 긴 세월 동안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지내고 있는 문경의 농바윗골 사람들을 사랑합니다." (100쪽)


정채봉 작가는 일상적인 소재를 감동적으로 전하는 능력이 뛰어난 작가인 것 같다. 자신이 사랑하는 대상들을 쭉 묘사한 위 대목도 나는 너무 좋았다. 특히, 동네 머슴의 제사를 백년 동안 지내고 있는 사람들을 사랑한다고 말한 것. 비록 나는 기독교 인이고 제사를 드리지 않지만, 지위가 가장 낮은 머슴이라는 존재를 그토록 소중히 기리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감동적이었고, 이런 사람들의 모습을 '사랑한다'는 말로 간직해 준 정채봉 작가에게도 감사하다는 마음이 들었다.

<첫 마음>은 마음의 독소를 빼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순하고 담백한 문체로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가는 작가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나도 순한 마음이 되어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왜 도와달라는 말을 못할까 - 부담은 줄이고 성과는 높이는 부탁의 기술
웨인 베이커 지음, 박설영 옮김 / 어크로스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말 재밌는 책을 읽었다. 이 책은 우리가 도와달라는 말을 못해서 얼마나 손해를 보고 사는지를 명료히 알려 주는 동시에, 도움을 청했을 때 우리의 삶이 얼마나 흥미진진해지는가를 알려 주고, 요즘 시대에는 어떤 첨단 프로그램과 기술을 이용하여 도움을 청할 수 있는지, 그 방법까지 알려 주는 책이다. 책은 처음보다 뒤로 갈 수록 재미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부분을 두 장의 사진으로 간추려 보려 한다.



위의 사례는 거절의 쓰라림을 극복하기 위해 중국인 지아 장이라는 사람이 썼던 방법을 묘사하던 중 나오는 대목이다. 지아 장은 투자 부탁을 했다가 거절을 당한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거절 당하기 100일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그리고 위의 사진에서 보듯 낯선 사람의 집에 찾아가 장미 나무를 심어주겠다고 권유했다가 거절당하고 그 이유를 물어보는데, 그 이유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 그냥 그 권유가 싫어서가 아니라, 집에서 키우는 개가 나무를 망가뜨릴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지아 장은 거절의 이유를 물어 본 덕분에 장미 나무를 고맙게 받아 들일만한 사람을 소개받게 되고, 감사히 나무를 받아들이는 사람을 만난다.

이 원리는 도움을 청하는 일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우리가 도움을 청했을 때, 누군가 거절한다면 그 거절은 우리의 문제가 아니라 상대의 문제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도움을 청해 보아야만 거절 당할지 아니면 수락을 얻어낼지 알 수가 있다는 점에서 실천은 언제나 중요한 것이다.




작가는 5장 이하에서부터는 조직에서 도움을 청하는 일과 그렇게 되기에 좋은 환경을 만드는 일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데 위 사진에서 보듯, 서로 도움을 청하며 성장하는 조직을 일구어 가는데는 "개인적 차원에서 서로를 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읽고 나는 짧게나마 대학원을 졸업하고 했던 조직 생활이 떠올랐다. 그곳에서 나는 나를 포함한 4명의 팀원과 거의 친자매처럼 친밀하게 지냈고 가끔은 회사에 놀러가는 기분마저 들었는데, 그 때 우리가 그렇게 신나게 서로를 알아갔던 것이 틀린 행동은 아니었다고 하니 그 동안 은밀히 간직하고 있던 약간의 죄책감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실제로, 그렇게 자매처럼 생활하던 우리는 서로에게서 도움을 청하는 일에 거리낌이 없었고 회의 시간이 너무 재미있어서 일부러 없는 회의도 만들어 내곤 했었다. 앞으로 그 때처럼 재밌게 어디선가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지는 모르겠으나, 그런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 책 덕분에 그 기억이 다시 살아났고 심지어 더 좋은 의미가 부여되었다는 것이 기쁘다.

이 책의 표지에는 "완벽주의자인 당신에게 없는 단 한 가지, 부탁의 기술"이라는 문구가 적힌 띠지가 둘러져 있다. 당신이 완벽주의자라면 당신은 이 책에서 너무나도 생생히 서술되어 있는 고급 기술인 "부탁의 기술"이 결여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 이런 귀한 책을 그냥 넘겨 버리지 말고 반드시 표지를 넘겨 볼 것을 추천한다.




두 번 연달아 상처를 받자 세 번째는 겁이 났다. 결국 나는 다른 전문가를 찾아서 도움을 요청했다.
그의 반응은 천지차이였다. "이거 흥미로운 질문이네요!"그가 말했다. - P187

심지어 부탁할 필요가 없을 때도 있습니다. 자발적으로 서로를 돕거든요. 때론 큰 불편함을 감수하고서까지 말이죠. - P21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