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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도와달라는 말을 못할까 - 부담은 줄이고 성과는 높이는 부탁의 기술
웨인 베이커 지음, 박설영 옮김 / 어크로스 / 2020년 11월
평점 :

정말 재밌는 책을 읽었다. 이 책은 우리가 도와달라는 말을 못해서 얼마나 손해를 보고 사는지를 명료히 알려 주는 동시에, 도움을 청했을 때 우리의 삶이 얼마나 흥미진진해지는가를 알려 주고, 요즘 시대에는 어떤 첨단 프로그램과 기술을 이용하여 도움을 청할 수 있는지, 그 방법까지 알려 주는 책이다. 책은 처음보다 뒤로 갈 수록 재미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부분을 두 장의 사진으로 간추려 보려 한다.

위의 사례는 거절의 쓰라림을 극복하기 위해 중국인 지아 장이라는 사람이 썼던 방법을 묘사하던 중 나오는 대목이다. 지아 장은 투자 부탁을 했다가 거절을 당한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거절 당하기 100일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그리고 위의 사진에서 보듯 낯선 사람의 집에 찾아가 장미 나무를 심어주겠다고 권유했다가 거절당하고 그 이유를 물어보는데, 그 이유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 그냥 그 권유가 싫어서가 아니라, 집에서 키우는 개가 나무를 망가뜨릴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지아 장은 거절의 이유를 물어 본 덕분에 장미 나무를 고맙게 받아 들일만한 사람을 소개받게 되고, 감사히 나무를 받아들이는 사람을 만난다.
이 원리는 도움을 청하는 일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우리가 도움을 청했을 때, 누군가 거절한다면 그 거절은 우리의 문제가 아니라 상대의 문제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도움을 청해 보아야만 거절 당할지 아니면 수락을 얻어낼지 알 수가 있다는 점에서 실천은 언제나 중요한 것이다.

작가는 5장 이하에서부터는 조직에서 도움을 청하는 일과 그렇게 되기에 좋은 환경을 만드는 일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데 위 사진에서 보듯, 서로 도움을 청하며 성장하는 조직을 일구어 가는데는 "개인적 차원에서 서로를 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읽고 나는 짧게나마 대학원을 졸업하고 했던 조직 생활이 떠올랐다. 그곳에서 나는 나를 포함한 4명의 팀원과 거의 친자매처럼 친밀하게 지냈고 가끔은 회사에 놀러가는 기분마저 들었는데, 그 때 우리가 그렇게 신나게 서로를 알아갔던 것이 틀린 행동은 아니었다고 하니 그 동안 은밀히 간직하고 있던 약간의 죄책감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실제로, 그렇게 자매처럼 생활하던 우리는 서로에게서 도움을 청하는 일에 거리낌이 없었고 회의 시간이 너무 재미있어서 일부러 없는 회의도 만들어 내곤 했었다. 앞으로 그 때처럼 재밌게 어디선가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지는 모르겠으나, 그런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 책 덕분에 그 기억이 다시 살아났고 심지어 더 좋은 의미가 부여되었다는 것이 기쁘다.
이 책의 표지에는 "완벽주의자인 당신에게 없는 단 한 가지, 부탁의 기술"이라는 문구가 적힌 띠지가 둘러져 있다. 당신이 완벽주의자라면 당신은 이 책에서 너무나도 생생히 서술되어 있는 고급 기술인 "부탁의 기술"이 결여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 이런 귀한 책을 그냥 넘겨 버리지 말고 반드시 표지를 넘겨 볼 것을 추천한다.

두 번 연달아 상처를 받자 세 번째는 겁이 났다. 결국 나는 다른 전문가를 찾아서 도움을 요청했다. 그의 반응은 천지차이였다. "이거 흥미로운 질문이네요!"그가 말했다. - P187
심지어 부탁할 필요가 없을 때도 있습니다. 자발적으로 서로를 돕거든요. 때론 큰 불편함을 감수하고서까지 말이죠. - P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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