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해보니 나름 할 만합니다 - 40대에 시작한 전원생활, 독립서점, 가사 노동, 채식
김영우 지음 / 흐름출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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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아픔들을 건강하게 발효시킨 그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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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해보니 나름 할 만합니다 - 40대에 시작한 전원생활, 독립서점, 가사 노동, 채식
김영우 지음 / 흐름출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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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가평에 사는 덩치 큰 아저씨의 에세이다. 그런데 이 아저씨, 책을 읽어내려갈 수록 매력을 발산한다. 책 표지에는 그의 여성주의에 대한 사랑이 표현되어 있지 않지만 왠지 그래서 더 마음에 든다. 문득 박진영이 낸 책이 생각났다. 겉표지에서는 전혀 드러나지 않던, 그의 기독교에 대한 열정이 책 후반부에 가서야 도사리고 있었다. 아저씨의 책도 그와 비슷한 점이 있다. 여성주의에서 배운 것, 느낀 것, 그리고 그것들을 통해 변화한 아저씨의 생활까지 자세히 쓰여 있는데, 읽으면 읽을 수록 반가웠고 고마웠다.



아저씨의 최애 드라마 중 하나는 <나의 아저씨>라고 한다. 이럴 수가! 나랑 같잖아! 라고 생각했다. 나도 드라마 속 저 장면을 좋아한다. 고생을 죽도록 하며 젊음 속에 질식하는 주인공 지안에게, 자신의 의견을 강요하지 않던 정희의 모습이 나도 좋았다. 그리고, 내가 <나의 아저씨>를 좋아하는 이유는,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아저씨(이선균)가 전혀 질척거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릇 "아저씨"의 나이에 접어들고 어느 정도 사회적 지위를 갖춘 상태에서도 그런 남자는 현실에서 너무나 희귀하기 때문에 <나의 아저씨>에 나오는 그 아저씨는 나에게도 어떤 상징적인 "나의 아저씨"가 될 수 있었다. 그리고 <제가 해보니 나름 할 만합니다>의 작가인 아저씨도 이제 내겐 "나의 아저씨"가 되었다. 나의 나이가 벌써 마흔을 향해 간다는 점에서 오히려 작가분이 거부할 지도 모르겠지만 ㅋㅋ

아무튼, 책을 통해 이렇게 만나게 된 아저씨는 어릴 적부터 큰 병을 치르는 딸을 위해 서울에서 가평으로 둥지를 옮기고, 아내와 함께 프리랜서 생활을 하며, 동네 서점을 운영하고, 두 딸(강아지)를 키우며, 고인이 되신 어머니와 형, 그리고 한 쪽 눈이 더 이상 보이지 않는 아버지에 관한 슬프지만 어쩐지 희망이 함께 담겨 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작가는 프롤로그에서 말했다. 아무에게도 상처 주지 않는 책을 쓰고 싶다고. 나는 이 말이 정말 좋았다. 실제로 이 책이 누군가의 가슴에 상채기를 냈느냐 그렇지 않았느냐와는 별개로, 최대한 무해한 이야기를 쓰겠다고 다짐한 그 마음이 너무 소중했다. 내가 끝까지 책을 읽고 보니, 작가가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축하할 일이다. 나도 언젠가 책을 쓸 수 있게 된다면, 동일한 다짐을 하고 싶다. 사실 작가의 다짐을 읽는 동시에 떠오른 기억이 있었다. 언젠가 내가 좋아라하며 듣던 팟캐스트의 진행자가 약간은 경망스러운 말투로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자신이 진행하는 팟캐스트를 듣고 항의 메일이 올 때가 있다고. 하지만 자신은 아무에게도 불편을 끼치지 않는 방송 같은 건 없다고 생각한다고. 난 그 말을 들으며 그 진행자를 "용서"해 줬던 것 같다. 좋아하는 진행자니까, 듣기 좋지 않은 말을 해도 그냥 넘어가자, 하고. 그런데 그 석연치 않았던 말과는 정 반대되는 말을 누군가 책 속에서 해 주어 참으로 고마웠던 것이다.

이 책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권장할 만하며, 문체는 편안하고 유려하다. 좋은 책을 무료로 얻은 것에 감사하며 앞으로 작가가 다른 책을 쓴다면 내돈내산 후기를 남겨 보고 싶다.




살아본 경험에 의하면 가평의 명물은 잣이 아니라 거미였다. 거미가 없는 곳이 없었다. - P32

고기를 먹지 않게 되었을 때도 이제는 각자 사는 게 바빠 몇 남지 않은 침구들은 웃음을 멈추지 못했다. 차~암 가지가지 한다. Y는 평했다. 안 먹는 건지 없어서 못 먹는 건지 분명히 밝히라고 몇 차례 되묻기도 했다. - P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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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볼 건 다 해봤고, 이제 나로 삽니다 - 15인의 여성 작가들이 말하는 특별한 마흔의 이야기
리 우드러프 외 지음, 린지 미드 엮음, 김현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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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들의 다채로운 마흔 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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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볼 건 다 해봤고, 이제 나로 삽니다 - 15인의 여성 작가들이 말하는 특별한 마흔의 이야기
리 우드러프 외 지음, 린지 미드 엮음, 김현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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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올해 39세, 마흔을 앞두고 있다. 지금까지 내가 본 책들은 마흔이라는 나이보다는 서른이라는 나이에 주목하는 경우가 더 많았기에, 15인의 여성 작가가 말하는 마흔이라는 나이의 이야기가 출간된다고 하여 반가웠다. 우선 눈에 띄었던 것은, 마흔이 되면서 전보다 "심하게 동요하지 않는" 평정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한 저자의 말이었다.



마흔이 되었어도, 그 모습이 모두 같은 것은 아니었다. 아이를 낳지 않고 애완견을 키우는 마흔의 여성, 자녀들을 둔 엄마로서의 마흔이라는 나이, 그리고 이혼을 겪고 원숙해진 모습 등, 마흔이 보여줄 수 있는 색깔은 실로 다양했다.

어떤 작가는 "옷으로 쓰는 연대기"라고 하여 마흔이 되기까지 그녀가 입어 온 패션을 사진으로 찍은 듯이 묘사하기도 했는데, 그걸 읽으면서는 내가 중학교 때, 또 고등학교 때 입었던 옷을 떠올려 보기도 했다.

이 에세이집에 실린 이야기들을 읽으며 나는 대학원에 다니던 시절을 떠올렸다. 그 때, 나보다 나이가 서너살 씩 많던 선배들은 자신이 사는 삶의 이야기들을 들려주며 나보다 조금 더 앞서서 나이 먹어가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언니들의 이야기와 삶에 귀를 기울이면서 많은 걸 배웠던 그 시절이 갑자기 그리워졌다.

나도 이제 곧 마흔이 될 것이다. 나의 마흔은 어떤 모습일까? 지금처럼 여전히 남자친구와 함께 살며 결혼은 아직일까? 이 에세이집에 나온 어떤 저자처럼 인생을 바꾸어 놓을 만한 사건 사고를 겪게 되는 것은 아니겠지? 기대와 긴장을 함께 느끼면서 책을 마지막 장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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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볼 건 다 해봤고, 이제 나로 삽니다 - 15인의 여성 작가들이 말하는 특별한 마흔의 이야기
리 우드러프 외 지음, 린지 미드 엮음, 김현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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