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에서 온 남자 울릭 - 프랑수아 를로르 장편소설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지연리 옮김 / 열림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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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문화의 중간의 시선, 울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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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고요하지 않다 - 식물, 동물, 그리고 미생물 경이로운 생명의 노래
마들렌 치게 지음, 배명자 옮김, 최재천 감수 / 흐름출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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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끌벅적한 자연의 수다에 귀를 기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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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고요하지 않다 - 식물, 동물, 그리고 미생물 경이로운 생명의 노래
마들렌 치게 지음, 배명자 옮김, 최재천 감수 / 흐름출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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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보듯, <숲은 고요하지 않다>에는 자연 속의 동식물들이 보내는 갖가지 감각 신호들에 대한 설명이 가득 담겨 있다. 동식물들은 냄새, 소리, 시각신호 등을 이용하여 서로 끊임없이 소통한다. 재밌는 것은 예를 들어 어떤 새들이 서로 교미를 위한 신호를 보내고 있을 때 그 동일한 신호가 고양이에게는 먹거리가 근처에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는 것. 이처럼 동일한 신호도 누가 받아들이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었다.

그리고 책의 맨 앞부분에 수록되어 있는 최재천 교수의 글 속에 인상 깊은 문장이 있었다. "의사소통은 발신자의 조종과 수신자의 반응 사이에서 벌어지는 조절 과정입니다. 그래서 소통은 원래 잘 안 되는 게 정상입니다." (10쪽)

이 문장은 여태까지의 "소통"에 대한 나의 믿음을 깨뜨려 주었다. 나는 남자친구와 대화를 할 때 잘 풀리지 않는 경우가 생기면 쉽게 좌절하곤 했는데, 본래 소통이라는 것이 잘 안 되는 게 정상이라면, 좀 더 끈기 있게 "수신자"와 "발신자" 사이의 노력을 거듭하여 소통에 "다다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는 수없이 많은 동식물의 소통의 현상에 대해 다루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재밌었던 예시는 딱총새우의 그것이었다. 딱총새우의 한 쪽 집게발은 다른 쪽 집게발보다 커다란데, 이 집게발을 강하게 닫음으로써 그 안에 있던 기포를 터뜨려 물 속에서 어마어마하게 큰 소리를 낼 수가 있다는 것. 내가 직접 보고 듣지는 못했어도 이러한 예시들을 생생하게 전해주는 저자의 상세한 설명이 자연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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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돌봅니다 (반양장) - 십 대를 위한 자기 자비 연습
박진영 지음 / 우리학교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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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삶에 유익하고 도움이 되는 심리학 연구들을 정확하고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 사람들과 나누는 일을 좋아한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리고 자신에 대한 소개에 충실하게 이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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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돌봅니다 (반양장) - 십 대를 위한 자기 자비 연습
박진영 지음 / 우리학교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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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연하다. 표지의 해먹에 쓰인 초록처럼 연하다. "자기 자비"라는 다소 낯선 개념을 십대들에게 소개하고 십대들이 "자기 자비"를 실천하며 건강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저자는 강한 말투나 자극적인 예시를 사용하지 않고 소화하기 쉬운 언어들을 사용하고 있다. 이 책을 낸 출판사 우리학교의 저서 목록을 보니 저자(박진영)가 쓴 또 다른 청소년을 위한 심리학서가 있었는데 그 책 역시 십대들의 필요와 경험치를 잘 고려하여 쓰였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30대 후반인 나도 <나는 나를 돌봅니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다음은 내가 도움을 받은 대목들이다.


완벽주의적인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서 점점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성격 특성 중 신경증(부정적 정서성, 과한 걱정 및 불안과 관련된 특성)이 높아지고 성실성(체계성, 책임감, 의지력 등과 관련을 보이는 특성)은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p109.

이 대목은 완전 나였다. 전에도 다른 글들을 읽으며 내게 완벽주의자 같은 성향이 있다고 생각한 적은 있는데, 이렇게 내가 빼박 완벽주의자라는 걸 알려주는 글은 처음 읽었다. 완벽주의자에 대한 명료하고 자세한 묘사가 나로 하여금 스스로를 발견하게 도와줬다. 그리고 나는 더 이상 완벽주의자로 살고 싶지 않았다. 길을 걸으며 생각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달라지지? 그리고 나서 내가 놀랐던 건, 스스로 질문을 가지게 된 것만으로도 문제는 해결의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것이었다. 나는 완벽주의자이기를 그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저기에 열거된 완벽주의자의 부정적 특성들을 하나하나, 주의를 기울여 타파해 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훈련이 필요했다. 가령 체계성의 영역. 나는 언제부턴가 "계획을 완벽히 지킬 수 없다"는 이유로 삶을 무계획으로 일관해 왔다. 그런데 실은 항상 100을 달성하려는 강박이 문제였다. 그냥 편안히 계획을 세우고, 다 실행하지 못하면 그런 채로 넘어가고, 다음에는 좀 더 잘해 보려고 노력해 보는 것으로 충분한 것이었다. 나는 당장 스케줄러를 만들었다. <나는 나를 돌봅니다>라고 내가 말할 수 있다면, 그건 내가 스케줄러를 다시 쓰기 시작했기 때문일 것이다. "자기 자비"와 더불어!

자신에게 엄격하고 스스로의 의사를 잘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은 목표 달성 자체보다 '실패하지 않는 것', 즉 못하는 것을 막는데 더 많은 초점을 두는 편입니다. 잘하고 싶다기보다 '못하지 싫다'는 게 주된 마음가짐이라는 것입니다. p115

이것도 내 얘기. 아까 체계성과 관련한 나의 여태까지의 태도가 그랬다. 조금씩 발전하는데 의의를 두기보다는 "완벽"을 설정하고 그걸 달성하지 못하는 게 싫어서 문제 자체를 회피해 버리는 태도. 그리고 내가 업으로 삼고 있는 번역을 하는데 있어서도, (첨 번역을 배울 때는 그러지 않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어느샌가 "못하는 게 싫다"는 게 익숙한 마음 속 목소리로 자리잡고 있었다. 이 부분도 고쳐갈 생각이다. 어린아이들이 넘어지는 게 두려워 걸음마를 회피하지 않듯이, 나도 초심을 되찾아 "잘하고 싶어!"라는 의욕과 더불어 삶을 창조적으로 살아가는 기쁨을 느끼고 싶어졌다.

실제로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어도 '나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데 어쩔 수 없이 그러는 걸 거야.'라고 여기는 등 삐딱하게 생각하기 시작하면,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도와준 사람과의 관계가 깊어지고 행복해지는 등의 일은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사랑을 받는 것의 효과는 주는 사람의 일방통행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 받는 사람 역시 이를 알아채고 고마워할 때 완성된다는 것이지요. p72

이 대목에서도 나의 모습을 발견했다. 얼마 전에 친하게 지내는 언니랑 만나서 수다를 떨고 나오는 길에 언니가 말했다. "네가 있어서 난 참 좋다"고. 그런데 이상하게 그 때 나는 그 말을 믿지 않았고, '그냥 하는 말이겠거니'하고 생각했다. 나의 마음에 생기를 주고 우리의 관계를 더 돈독하게 할 수 있었던 그 말은 그렇게 버려졌다. 아마 내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고 스스로에 대한 평가가 혹독한 계절이었기 때문인 것 같다. 언제라도 그럴 수 있다면 언니의 그 말을 믿고 싶다. 그래서 "우리의 관계가 깊어지고 행복해지는" 길을 내가 걷게 되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인용할 구절은 사진으로 첨부한다.



'눈치 보기'에 대해 가지고 있던 나의 부정적인 시각을 변화시켜 준 대목. 이 대목을 읽고 새롭게 해석하게 된 나의 경험이 있다. 나는 번역일을 하며 에이전시 담당자들과 이메일을 주고 받는데, 최근 한 담당자에게 어떤 부탁을 하는 이메일을 보냈었다. 그런데 답장이 없었다. 나는 갑자기 이메일에서 사용한 나의 말투와 표현들을 점검하기 시작했고 그것들이 담당자를 기분 나쁘게 한 것은 아닌지 조바심이 났다. 다른 단어를 쓸 걸, 좀 더 조심스럽게 말할 걸, 하는 후회가 됐다. 한데 알고 보니, 내 폰의 새 이메일 자동알림 기능에 이상이 있었던 것이었다. 답장은 일찌감치 도착해 있었다. 이 경험이 정확히 '눈치 보기'의 경험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의 심리를 끊임없이 염려한다는 점에서는 눈치랑 비슷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난 담당자가 화가 난 것은 아닌지 마음을 쓰면서 난 왜 이렇게 소심할까, 하고 이중으로 나 자신을 괴롭혔었다. 그런데 책을 읽고 생각해 보니, 나는 그 담당자를 평상시 업무적으로나 인간적으로나 (이메일에 묻어나는 인격과 성격을 통해) 상당히 좋아했고, 원만한 업무상의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는 걸 깨달았다. 그 관계가 나에게 소중했기 때문에 조바심도 그만큼 컸던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내가 애를 태웠던 것이 꼭 소심함의 소치였다기보다는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에 다름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제 책의 주제로 돌아오기 위해 '친구 관계'를 생각해 본다. 친구 관계라는 건 서로 자비로운 관계가 아닐까? 내게 무슨 잘못을 해도 용서해 주고 싶고, 서로 어딘가 부족해도 그 자체로 사랑스런 그런 관계. 그렇기에 저자가 Intro에서 던진 "내가 나의 가장 좋은 친구가 될 수는 없을까요?"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나를 자비롭게 대하면 됩니다."일 것 같다. 그리고 그 구체적인 방법은, <나는 나를 돌봅니다>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면 잘 알 수 있다. 내가 나의 베프가 된다면, 나는 날마다 재밌고 신이 날 것이다. 그러므로 나도 이 책을 곁에 두고 때때로 다시 참조하며 "자기 자비"를 수행하는 법을 나날이 더 잘 터득해 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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