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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고요하지 않다 - 식물, 동물, 그리고 미생물 경이로운 생명의 노래
마들렌 치게 지음, 배명자 옮김, 최재천 감수 / 흐름출판 / 2021년 4월
평점 :


위에서 보듯, <숲은 고요하지 않다>에는 자연 속의 동식물들이 보내는 갖가지 감각 신호들에 대한 설명이 가득 담겨 있다. 동식물들은 냄새, 소리, 시각신호 등을 이용하여 서로 끊임없이 소통한다. 재밌는 것은 예를 들어 어떤 새들이 서로 교미를 위한 신호를 보내고 있을 때 그 동일한 신호가 고양이에게는 먹거리가 근처에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는 것. 이처럼 동일한 신호도 누가 받아들이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었다.
그리고 책의 맨 앞부분에 수록되어 있는 최재천 교수의 글 속에 인상 깊은 문장이 있었다. "의사소통은 발신자의 조종과 수신자의 반응 사이에서 벌어지는 조절 과정입니다. 그래서 소통은 원래 잘 안 되는 게 정상입니다." (10쪽)
이 문장은 여태까지의 "소통"에 대한 나의 믿음을 깨뜨려 주었다. 나는 남자친구와 대화를 할 때 잘 풀리지 않는 경우가 생기면 쉽게 좌절하곤 했는데, 본래 소통이라는 것이 잘 안 되는 게 정상이라면, 좀 더 끈기 있게 "수신자"와 "발신자" 사이의 노력을 거듭하여 소통에 "다다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는 수없이 많은 동식물의 소통의 현상에 대해 다루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재밌었던 예시는 딱총새우의 그것이었다. 딱총새우의 한 쪽 집게발은 다른 쪽 집게발보다 커다란데, 이 집게발을 강하게 닫음으로써 그 안에 있던 기포를 터뜨려 물 속에서 어마어마하게 큰 소리를 낼 수가 있다는 것. 내가 직접 보고 듣지는 못했어도 이러한 예시들을 생생하게 전해주는 저자의 상세한 설명이 자연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