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선 - 하드보일드 무비랜드
김시선 지음, 이동명 그림 / 자음과모음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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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김시선 씨가 누구인지 몰랐다. 책상 위에 올려 놓은 <오늘의 시선> 표지를 본 남자친구가 "김시선 책 냈네?"라고 하는 바람에, 그리고 남자친구가 설명을 해 준 덕에 그가 엄청 유명한 유튜브 크리에이터이고 그가 만든 영상들이 재밌다는 정보를 알게 되었다.

책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중간 부분이었다. 총 6개 파트로 구성된 책에서 중간에 위치한 <파트 3. 영화는 사람입니다>를 아껴가며 아주 맛있게 읽었다.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이건 내가 영화에 대한 취미가 없어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으나) 김시선 씨가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줄 때보다, 영화와 얽힌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 줄 때 훨씬 흡인력이 있다고 느꼈고, 그래서 다음 번에 책을 내실 때는 스핀오프 시리즈로 파트 3 부분만 떼어 내어 <영화와 사람>에 대해 써 주셨으면 좋겠다고까지 생각했다. 만약 그런 책을 내신다면 미리 독자가 될 것을 예약한다!!

위 사진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인터뷰 내용인데, 이것도 참 재미있었다. "시적인 것이 무엇이냐?"는 김시선 씨의 질문에 감독이 "거북이?"라고 대답한 것. 그의 영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에서 파비안느는 손녀에게 거북이 동상이 단순한 거북이 동상이 아니라 저주에 걸린 할아버지라고 속이는데, 이때부터 손녀는 거북이를 바라볼 때 할아버지를 함께 바라보게 되는 것. 감독에게 시란 그런 것이라는 설명이었는데, 그 설명이 너무 좋고 귀에 쏙쏙 들어왔다.

파트 3에 나오는 인물들 중 제일 좋았던 인물은 상훈이형과 휘병 님이었는데, 상훈이형은 어떤 영화를 보든 그 영화의 미덕을 포착해 내는, 영화에 대한 애정이 출중한 인물이라는 게 참 인상깊었고, 휘병 님은 내가 사는 곳에서 걸어서 30분 이내의 거리에 있는 (그래서 종종 가게 되는) 더숲의 운영진이셨다는 사실로 인해 굉장히 친숙하게 느껴졌다.

앞에서도 썼지만 김시선 씨가 영화와 관련된 인물들에 대한 책을 더 써 주셨으면 좋겠다. 영화는 어떻게 보급되는지, 영화제와 영화관이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오늘의 시선>을 통해 맛보기했다면, 앞으로 써주신 책 속에서는 내가 생각지도 못한 영화의 이모저모가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또 한번 색다르게 펼쳐질 것을 기대한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든, 영화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든, <오늘의 시선>은 책을 집어 든 사람이 후회하지 않게 해 줄 책이다. 집콕해야 하는 요즘에 이 책 한 권으로 다양한 영화와 다채로운 사람들을 만나 볼 것을 추천한다.




영화에서 김유빈(박신혜)은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화초에 물을 준다. - P101

좀 더 다양한 기획전에 욕심이 많았던 휘병 님은, 2년 뒤 노원역 주변에 위치한 ‘더숲‘ 극장운영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아트나인‘에 이탈리아 레스토랑이 있었다면, ‘더숲‘엔 제과점이 있었다. - P110

그러나 영화는 ‘그게 사실이야‘ 혹은 ‘그게 맞아‘가 아니라 ‘내가 어떻게 느꼈는가‘가 더 중요하다. ‘얼마나 많이 봤냐‘가 아니라 ‘얼마나 진심인가‘가 더 중요하다. - P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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