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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결 - 당당하게 말하지만 상처 주지 않는
이주리 지음 / 밀리언서재 / 2020년 10월
평점 :


어떻게 해야 상대에게 상처 주지 않고 또 내가 상처받지 않으면서 '있는 그대로' 전할 수 있을까?
이 책에서 만났다. 내가 아주 오랫동안 품어 온 문제를 오롯이 담아낸 문장!
몇 년 전의 일이다. 윤도현의 러브레터를 보고 있었는데, 김제동과 윤도현이 어떤 이야기를 나눈 끝에 윤도현이 이런 말을 했다. 솔직한 게 최고죠.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의문이 생겼다. 솔직한 게 최고라고? 그렇다면 솔직한 말로 듣는 사람에게 상처를 줘도 좋은 걸까?
이 의문은 그 후로도 이어졌다. 솔직함과 무례함을 가르는 기준은 뭔지, 솔직하다 못해 무례해지고 무책임해지는 일을 방지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어려웠다. 그런데 <말의 결>에서 그 문제를 다룬다니! 정말 반가웠다.
이 책에서 찾은 요령은 다양한데, 그 중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 말하기 전에 생각을 정리하라.
- 상대방에게 공감하더라도 과도하지 않도록 정도를 조절하라.
- 몸에 배어 있는 말습관을 우선 교정하라.
각 요령은 사례를 들어 알기 쉽게 해설되어 있어서 페이지가 술술 넘어갔다. 이 책 한권으로 나의 "솔직함"에 관한 의문이 다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나와 같은 문제의식을 가진 저자의 권유를 들는 것은 상당히 도움이 되었다.

아울러, 이 금언은 처음 듣는 것은 아니지만 정말 귀하다고 생각한다.
침묵하라, 아니면 침묵보다 뛰어난 말을 하라
입을 여는 것보다 입을 닫는 일에 힘을 쓰면, 어쩌면 우리는 더 현명하고 사려 깊은 대화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때 친하게 지냈던 친구에게 내가 했던 말이 있다. 너는 말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내가 따라가기 힘들어. 나의 말에 그 친구는 "내가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말이 나를 해."라고 답해서 함께 한참 웃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웃은 것은 웃은 것이고, 그 친구와의 대화는 항상 힘이 들었다. 친구는 그 뒤로도 말의 속도를 조절해 주지 않았고, 나는 친구의 말 속에 담긴 낯선 세계가 너무 빨리 내 안으로 흘러드는 것을 통제할 수 없었고 우리가 말을 점유하는 비중은 친구 8: 나 2 정도로 불균형했다. 그 친구가 침묵의 미덕을 실천해 주었다면 나는 많이 고마웠을 것 같다. 지금은 많이 멀어져서 그냥 한번 해 보는 생각이지만.

위의 <탈무드>에 나오는 험담에 대한 격언은 탁월하다. 험담은 그것을 입에 담는 사람과 듣는 사람, 험담의 대상이 되는 사람까지 한 번에 세 명을 죽인다! 그게 나든 다른 사람이든 험담을 끝내고 나면 밀려오는 껄쩍지근한 느낌이 죽임당한 느낌이었다니. 유의하고 기억할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