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에서 쓴 비밀 쪽지 - 제11회 열린아동문학상 수상작 사과밭 문학 톡 4
임정진 지음, 하루치 그림 / 그린애플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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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여섯 개의 짧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모두 해외 입양아들에 대한 이야기이고 대부분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입양아를 소재로 다룬 이야기들은 종종 있기에 사실 이 책을 펼쳐들 땐 그저그런 뻔한 이야기이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책을 덮을 땐 깊이 남은 여운때문에 쉽게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었다.

각 이야기들이 짧지만 탄탄한 구성으로 짜여져있어서 아주 쉽게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모든 이야기가 다 좋았지만 내 마음을 가장 크게 두드린 건 두 번째 이야기인 '귀로 만든 수프'와 네 번째 이야기인 '서 있는 아이'이다. 두 이야기 모두 제목만 보고는 이야기를 상상할 수 없었다. 그런데 책장을 넘길 수록 제목이 전해주는 감동이 깊이 느껴졌다.

너무 어릴 때의 기억이라 어느 하나 정확하지 않지만, 희미하게 남아있는 매일 먹었던 엄마가 해준 음식에 대한 기억이 '귀로 만든 수프'라니. 귀로 만든 수프를 만들어 주는 엄마라니. 하지만 수프의 정체를 알게된 후 그 수프를 통해 위로를 받고 엄마를 다시 찾을 용기도 얻게 된다. 자신이 붙들고 있었던 수상하지만 아주 작은 기억 하나가 결국은 스스로를 위로하게 되는 점이 글을 읽는 나에게도 위로로 다가왔다.

그 누구의 친절도, 그 어떤 상황도 받아들일 여유가 없는 소녀가 계속 서 있을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는 아이가 서 있는 내내 나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러다 소녀를 향한 더 이상의 노력을 포기하고 울음을 터트리자 비로소 두려움을 내려놓고 오히려 어른을 위로하는 소녀의 모습은 말할 수 없는 감동으로 다가왔다.

아이들도 이 책을 읽고 감동받을 수 있을까? 아마 어른과는 다른 결의 감동과 이해로 다가가지 않을까 싶다.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었으면 하는 좋은 동화,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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