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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춘당 ㅣ 사탕의 맛
고정순 지음 / 길벗어린이 / 2022년 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할머니는 소중한 기억을 간직하기 위해 이 곳의 시간에는 관심 없는 사람 같았다.'
'나는 할머니의 머리카락을 자르며 생각했다. 시간이 흘러 오늘을 생각하면 잘려나간 머리카락 수만큼 후회하게 될까.'
'한 사람의 몸에서 시간이 빠져나가는 과정을 보면서, 우리 힘으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걸 알았다.'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많은 말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이 책을 읽고 한 번 더 이 사실을 깨달았다. 대단한 말을 하고 있지 않지만, 화려한 그림으로 눈을 현혹시키지 않지만 책장을 한장 한장 넘길 때 마다 조용히 밀려드는 감동을 느낄 수가 있다.
이토록 다정한 할아버지 부부는 원래 다정한 사이였을까. 아니면 지금의 부모님처럼 젊을 때는 원없이 싸우다가 인생의 황혼이 드리웠을 때 비로소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을까. 나도 이런 친구가 되어 인생을 마무리할 수 있을까. 내 입에 다정하게 옥춘당을 넣어주는 사람과 함께할 수 있을까. 짧은 글이지만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