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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가 될 수밖에 없었던 아이들의 드라마 - 무의식에서 나를 흔드는 숨겨진 이야기
앨리스 밀러 지음, 노선정 옮김 / 양철북 / 2019년 8월
평점 :
"현재에는 성공과 인정이 있다. 하지만 성공과 인정은 그 이상의 무엇도 아니며, 오래 묵은 공허함을 채워주지도 못한다. 오래된 상처가 성공의 희열이라는 허상 속에서 무시당하는 한, 그 상처는 치유되지 않는다. 우리는 우울증을 통해 상처가 난 부위까지 다가가지만, 한때 놓쳐버렸던 것에 관한 슬픔, 즉 결정적인 시기에 놓쳐버렸던 것에 관한 슬픔을 체험할 때만 그 상처가 온전히 아물 수 있다."
저자는 어떤 것도 선택할 수 없고 무력했던 아이의 시절에 받은 학대와 상처를 온전히 대면하고 그로부터 오는 분노와 슬픔을 체험해야만 자신도 몰랐던 상처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그런데 어떻게?라는 질문이 계속 들었다. 그 상처를 마주할 수 있는 방법은 무얼까. 이 책을 읽은 많은 독자들이 자신의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고 감추어져 있던 아픔을 직면했다고 하는데 적어도 나는 아니었다. 나 스스로 방어를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는 동안 책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책과 내가 분리된 느낌이 들었다.
다만 깊이 생각해 볼 기회는 되었다. 가정에서 어쩔 수 없이 약자인 상태로 자라나고 있는 아이들을 나는 교사로서 어떻게 대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다. 혹시 나마저 아이들에게 강자로 군림하며 피할 수 없는 상처를 주고 있지는 않은지 늘 고민해야겠다. 또, 아이들의 욕구를 절대 우습게 여기지 말고 아이에게 감정이입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교사가 되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