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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알을 찾는 가장 공평한 방법 ㅣ 꿈터 지식지혜 시리즈 65
로랑 카르동 지음, 김지연 옮김 / 꿈터 / 2019년 6월
평점 :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제목에서부터 고개를 갸우뚱 했었다. 사라진 알을 찾는 가장 '공평'한 방법이라니. 사라진 알을 찾는데 왜 '공평'한 방법이 필요할까 하고 말이다.
책의 첫 장면은 암탉들이 21일 동안 알을 품고 있어야 하는 날의 시작을 알린다. 글도 그림도 평화롭고 안정적인 분위기이다. 암탉들이 알을 품으면서 각자 자기가 원하는 일들을 하고 있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다른 암탉들과 수다를 떨기도 하고 카드 놀이를 하기도 하고 뜨개질을 하기도 하고 책이나 신문을 읽기도 하고 게임을 하기도 하고.
하지만 이런 평화는 오래 가지 않는다. 몇몇 암탉들이 휴식을 핑계로 자기 자리를 이탈하고 알보다 자기 자신에게 신경을 쓰면서 알들이 방치되기도 한다. 이 때 세 수탉은 암탉들에게 자기 자리로 돌아갈 것을 종용한다. 첫 번째 회의를 한다고 하지만 회의가 아닌 수탉의 의견을 통보하는 자리이다. 암탉들은 불만을 표하지만 결국 수탉의 의견대로 따르는 듯 했다. 자기 자신의 이름을 잃고 자기가 앉은 자리의 번호로 불리면서 이들은 이렇게 순응하는가 했더니 이 방법에도 균열이 생기면서 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이런 혼란 가운데 수탉들은 여전히 암탉에게 할 일을 하라고 요구한다.
이 글을 읽으면서 처음에는 암탉들의 일탈에 시선이 갔고, 그러다 암탉들의 이름을 무시하면서까지 요구하기만 하는 수탉들에게 시선이 옮겨졌다.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 이거였구나, 뒤늦게 느낌이 왔다. 문제는 암탉들의 일탈이 아니었고 암탉들에게만 요구하는 것이 문제였던 거였다.
결국 수탉이 함께 알을 품는 일에 동참할 때 모든 알들이 깨어나고, 엄마 아빠가 함께 노력할 때 가장 '공평'하다는 결론을 이루어 낸다.
다소 과장된 느낌이 없지않았지만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이야기해 보기에 충분히 좋은 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