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구의 예술기행 - 내가 사랑한 사람 내가 사랑한 세상
곽재구 글, 정정엽 그림 / 열림원 / 2003년 9월
평점 :
절판


곽재구 시인이 예술의 향취를 찾아서 발걸음을 옮긴 기록들의 모음이다. 주로 문학작품과 관련된 것이고, 화가와 음악가에 대한 내용, 진도 소리에 대한 내용 등으로 채워져 있다.

 

예술이란 근본적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시인은 생각한다. 그리고 그 아름다움이란 초월적, 탈현실적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고단함과 지난함 사이에서도 오는 것이며, 누구나 자신의 삶 속에서 표현하고 싶어하는 근원적인 욕구가 가득찰 때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다고 시인은 이야기하며 그 발자취를 따라 간다.

 

예술 기행이다 보니 자신이 시를 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듯한 젊을 때의 여행기나 추억들을 이야기하는 내용이 흥미로웠으며 글부분, 부분에서 위 문단에서 제시한 시인의 예술관을 엿볼 수 있는 것도 문학에 관심이 있는 나로서 관심이 가는 내용이었다. 특히 다방면에 해박한 지식과 자신의 기행을 바탕으로 정립된 예술관이라는 것은 그의 관점에 신뢰성을 높여준다. 아름다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 계기가 됐달까?

 

풀밭에 누워 자잘한 야생화와 풀잎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에서, 하늘의 별에서, 나이든 소리꾼의 얼굴에서, 동료 소설가의 치열한 삶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시인의 시선이 부럽다. 그리고 마흔이 넘은 나이에도 문학적 열정으로 문인들의 발자취나 우리 땅에 존재하는 아름다움을 느끼기 위해 거리낌 없이 떠나며 느끼고 생각하는 그의 모습이 부럽다. 

 

문학을 비롯한 예술이 세상을 바꾸는 힘이 있을까? 난 그 가능성을 믿는다. 귀가 얇아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문학을 접하면서 나부터도 많이 바뀌었으니까. 그리고 현실적인 감각을 잊지 않으면서도 그 속에서 함께 더불어 살아가고 여러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삶이 아름답지 않을까?

 

혼자 가지 않는 여행은 여행이 아니라 사육이라고 시인이 이야기한다.(진정한 여행은 배낭여행이고 솔로일 때 가는 것이 진짜고 그 이후는 관광이라고 이야기한 친우 박지환군의 이야기가 생각나는 대목이다) 앞으로 우리 고장의, 우리 땅의 아름다움을 찾아 생각날 때 목표정하고 혼자 발걸음을 옮겨봐야지라는 다짐을 한다.

 

 

제목 : 곽재구의 예술기행 - 내가 사랑한 사람 내가 사랑한 세상
- 지은이 : 곽재구 / - 출판사 : 열림원 / - 출판년도 : 2003
- 분류 : 산문/에세이/논픽션 → 기행/답사
- 차례
작가의 말
미조 포구에서의 짧은 하룻밤의 기록
 - 이성복의 남해 금산을 찾아서
아름다움, 혹은 아름다움의 끝 
 - 섬진강 화개 장터에서 김동리의 '역마'를 회상하며
선운사 골짜기로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 서정주의 질마재 마을을 찾아서
다시, 껍데기는 가라 
 - 신동엽과 금강을 찾아서
변혁기 지식인의 두 초상 
 - 공재 윤두서와 다산 정약용을 찾아서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 김환기의 고향을 찾아서
소리가 밥이고 소리가 사랑인 사람들
 ― 진도 소리를 찾아서 1
그리운 통영 바다
 ― 윤이상의 고향 충무를 찾아서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 박인환의 시를 위한 몇 개의 회상
운두령에 핀 노란 들꽃
 ― '메밀꽃 필 무렵'의 고장 봉평에서 운두령까지
열애처럼 쏟아지는 끈적한 소설의 비
 ― 이청준과 한승원의 고향 장흥을 찾아서
극락이 으디 별거드냐 우리들 마음 속이 극락이제
 ― 진도 소리를 찾아서 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