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의 왕국 알람사하바 보림 창작 그림책
윤지회 글.그림 / 보림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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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의 왕국 알람사하바

사막이라는 환경은 우리에게 참 낯설고 신기한 곳이다. 그래서 더욱 호기심의 눈으로 들여다 보게 된다. 유화물감으로 그렸을 법한 그림의 색감이 참 곱다. 속지의 오렌지빛은 사막의 뜨겁고 황무함보다 아딜씨의 변함 없는 마음같이 느껴진다.

사막 한 가운데 구름 덩이가 떨어진다. 그 이상한 일보다 더욱 이상한 것은 사람들이 벌이는 행동들이다. 모두가 구름을 보고 싶어 하고, 만지고 싶어 하고 가지고 싶어한다. 또 그렇게 하기 위해 거짓말도 하고, 권력과 힘을 동원하기도 한다. 과학자들은 그걸 연구해 자신의 명예욕을 채우고자 하며, 관광상품화 해서 돈을 벌려고도 한다. 이런 이상한(?) 사람들과 달리 아딜씨만이 묵묵히 시장에 가서 물건을 팔고 사오는 꼭 필요한 일을, 그 전부터 해 왔던 일을 변함없이 하고 있을 뿐이다. 신기한 물건이 떨어졌다는데 한번 가서 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게 인간의 자연스러운 마음인데, 그것으로부터 이미 초연한 아딜씨. 그러기에 한바탕 전쟁을 치루고 난 후 아무것도 남지 않은 사막에서 건강하게 자신과 자신의 가족, 자신의 생활, 그리고 새끼 낙타로 보여지는 생명까지 잘 건사할 수 있었다. 새끼 낙타를 끌고 집으로 돌아가는 아딜씨의 표정이 행복해보인다.

그런데 이런 일들이 어디 책 속에만 있는 것인가? 지금도 우리 주변에 늘 있어 왔다.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사람들의 욕심에 이리 저리 갖다대보고, 마음대로 주무르고 있으니 말이다. 또 한편으로는 그 구름이 우리 아이들의 마음과 꿈은 아닐까 싶다. 변화무쌍하고 아름다웠던 우리 아이들 마음이 깡통에 쪼개져 담겨져야 하거나, 어른들의 욕심에 이리 저리 찢어지고 갈라져 이제는 형체도 남아 있지는 않은지......

아이들이 혼자 읽기보다는 어른들과 함께 읽어야 좋은 책 일듯 싶다. 다소 어려운 주제를 구름이라는 재미있는 소재와 예쁜 색감으로 잘 표현한 것 같다. 아이들은 이미 사라져버린 아름다운 구름을 볼 수 없어서 아쉬울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버린 어른들이 원망스러울지도. 살짝 미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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