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락을 꿈꾸다 - 불교회화 보림한국미술관 14
김정희 지음 / 보림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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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어렸을 적에 절에 가면 만나는 탱화, 불화를 보면 괜히 주눅이 들었다. 종교가 달라서 그런지 종교적 감동이라든지 불심을 불러일으키지도 못할뿐더러, 자세히 들여다본 적도 거의 없었다. 어른이 되어 학교 아이들과 함께 다시 가서 보게 되어서야 비로서 자세히 보았다. 부처님의 전생 이야기라든지, 부처님이 말씀을 설파하는 모습이라든지, 경전의 내용을 그린 그림이라든지, 부처님과 제자들의 모습 등만 불화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찰 전각마다 울긋불긋한 색으로 화려하게 칠한 단청 같은 것들도 모두 불화라고 부를 수 있다고 한다.

불교가 우리 나라에 전해진 것이 삼국시대때부터니 굉장히 오래되었는데, 그 때부터 사람들은 부처님께 예불을 드리기만 한 게 아니라 그림도 함께 그렸다. 그림을 그리면서, 그리는 동안 사람들은 부처님과 대화하고 부처님과 함께 했을 것이다. 그런 열렬한 불심이 지금까지 내려오는 불화에서 느껴진다.

가장 불교가 왕성했던 고려시대 때는 불교를 향유하던 귀족, 왕족 계층의 취향에 맞게 밝고 은은한 색조를 사용하고 특히 금물을 많이 사용하여 고상하고도 화려한 특징을 갖고 있다. 금니화의 전통이 아닐까 싶다.

가만히 여러 불화를 보니, 즐거움 가득하고 온갖 보배가 널려 있으며 항상 아름다운 천상의 음악이 울려 퍼지는 유토피아를 그린 것이 있는가 하면, 민중들의 애환과 삶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담아 공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죽은 후 지옥에서 겪게 될 끔찍한 고통을 보여 주어 몸서리치게 만들기도 한다. 불화에는 크게 본생도<석가모니 전생이야기를 담은 그림>, 변상도<필사한 경전앞에 경전의 내용을 알기쉽게 그려넣은 그림>, 감로도<지옥에 빠진 중생을 극락으로 인도해주고 죽은이의 극락왕생을 바라며 제작한 그림>, 수월관음도<천재동자가 보타락가산에 머무는 관음보살에게 법을 청하는 장면을 그린 그림>, 시왕도<사람이 죽은후 지옥에서 열명의 왕이 죽은자의 죄를 심판하는 장면을 그린 그림> 등이 있는데, 이책에서 이러한 불화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면서 불화사진을 크게 배치하여 이해를 돕고 있다.

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우리나라의 많은 불화가 외국에, 특히 일본에 나가 있는 것이다. 미술 작품으로써, 역사의 산물로써도 그 가치가 중요하겠지만 그림 속에 담겨진 민중들의 불심마저 다른 나라에 빼앗긴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자세한 설명과 선명한 사진이 불화를 보는 여러 가지 생각을 일깨워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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